화학산업이 전체적으로 불황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중국 경제가 미국과의 마찰을 이겨내지 못하고 침체국면으로 빠져듦으로써 화학제품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거품이 본격화됨으로써 치명타를 날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연속적으로 대폭 인상함으로써 세계 각국의 환율이 요동을 치는 등 글로벌 경제 침체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3년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을 2%대 초반으로 낮추었다.
더군다나 중국 경제 침체에 따라 배럴당 80달러대로 떨어진 국제유가가 OPEC+의 하루 200만배럴 감산 발표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고 앞으로 100달러 시대가 공고해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화학제품은 산업의 중간소재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고 앞으로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 경제가 활력을 회복하지 않는 한 앞으로 2-3년은 고전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특히, 국내 화학산업은 범용제품 위주로 생산하고 있어 경기침체에서 전혀 자유로울 수 없고 중국의 자급화 투자까지 맞물리면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지경이다. 연구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서도 고부가가치화·차별화를 달성하지 못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국내 화학기업들은 고부가화·차별화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미래 기술을 강화함으로써 난국을 극복해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 글로벌 산업 컨설팅기업 맥킨지(Mckinsey)는 AI(인공지능), 웹3, 공간 컴퓨팅, 디지털, 양자, 엔지니어링을 미래 기술로 꼽고 관심을 기울일 것을 강조히고 있다.
반도체(Silicon Age)는 AI 기능을 바탕으로 의사결정 과정을 개선하고 5G·6G의 연결성을 바탕으로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며, 웹3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공간 컴퓨팅을 통해 시뮬레이션을, 엣지 컴퓨팅을 통해 연산·데이터 자원과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합함으로써 생산성을 제고도 가능하다.
디지털은 데이터화를 통해 합리적 사고와 행동을 가능하게 하고, 양자 기술은 연산성능 향상으로 화학·제약을 중심으로 과제를 해결함은 물론 안전한 네트워크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래 엔지니어링도 화학·에너지·모빌리티 부문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생명공학은 생물학과 정보기술의 융합으로 건강 증진, 식품 가치사슬 변혁, 혁신 화학제품·서비스 창출이 가능하고, 청정에너지는 발전·전력저장·배전 등 에너지 가치사슬 전반의 온실가스 넷제로에 기여하며, 모빌리티는 육상·항공 운송의 효율성과 지속가능성 개선을 도모하고, 우주기술은 위성·발사체·우주거주 기술의 발전과 코스트 절감으로 우주경제 확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공지능, 디지털, 컴퓨팅은 화학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체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핵심기술로 많은 화학기업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이미 적용을 시작했을 것이나 양자기술은 아직 생소한 분야로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장기과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미래 생명공학은 화학산업 발전을 가속화하고 혁신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고, 청정에너지나 미래 모빌리티도 화학기업들이 관심을 기울이면서 적합한 화학소재를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
화학기업의 성장과 발전은 미래가 아닌 오늘이 좌우한다.
<화학저널 2022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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