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미지역 생산 부품만 세액공제 … 일본 자동차기업 중심 투자 확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를 계기로 북미에서 배터리 설비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요타자동차(Toyota Motor)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노스캐롤라이나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최근 약 25억달러(약 3조5000억원)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혼다(Honda Motor)는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으로 전기자동차(EV)용 LiB(리튬이온전지)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총 44억달러(약 6조1700억원)를 투자하며 2025년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미국 전기자동차 시장이 2025년 이후 본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최근 미국 행정부가 전기자동차를 구매할 때 세액공제 조건으로 현지 생산 배터리 탑재와 중요 광물 조달처를 북미지역으로 한정한 IRA를 발효함에 따라 북미 투자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IRA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에서 조립하고 2023년 1월부터 북미지역에서 생산된 부품과 중요 광물을 탑재한 전기자동차를 대상으로 1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50만원)에 달하는 세액을 공제할 예정이다.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으로부터 조달받은 부품과 북미 조달 부품별 비중을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북미산을 우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 확실시된다.
발효 초기인 2023년에는 중요 광물은 FTA 협정 체결국 및 북미에서 리사이클을 거친 조달량 40%, 북미에서 제조 및 조립된 부품을 50%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2027년에는 광물자원 80%, 2029년에는 배터리 부품 100%를 북미산으로 탑재해야만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생산되는 전기자동차 중 70%는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돼 국내 자동차기업 등이 격렬히 반대하고 있으나 전기자동차 보급을 우선시하는 미국 행정부가 방향성을 수정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도요타는 2030년까지 전세계에서 전동자동차(xEV) 판매대수를 350만대로 확대하겠다는 목표 아래 8조엔에 달하는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에 생산라인 6개를 갖추어 전기자동차 120만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Prime Planet Energy & Solutions의 히메지(Himeji) 공장과 도요타 일본공장 등에도 4000억엔을 투자하는 등 미국과 일본의 생산능력을 총 40GWh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혼다는 LG에너지솔루션과 아큐라(Acura) 브랜드의 전기자동차 모델에 탑재할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최대 40GWh 생산체제를 갖출 신규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혼다는 2024년 중대형급 전기자동차 모델 2종을 북미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미국은 순수 전기자동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PHEV) 등 전동자동차 판매대수가 2021년 63만대로 전년대비 2.1배 급증했다.
2022년 들어서는 반도체 부족 영향으로 전체 자동차 판매대수가 감소했으나 상반기 기준으로 전동자동차 판매대수는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전기자동차 시장은 테슬라(Tesla)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으며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30년까지 승용차, 소형트럭 분야에서 신규 생산되는 자동차의 50%를 전기자동차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GM(제너럴모터스), 포드(Ford), 스텔란티스(Stellantis) 등 디트로이트3 자동차 메이저들의 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트로이트 3사는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와 연료전지자동차(FCV) 생산비중을 40-50%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포드의 대표적인 픽업트럭 모델 F-150은 2022년 4월부터 전기자동차 모델 판매를 시작해 호평받았고 소비자들의 전기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뀐 것으로 파악된다.
앞으로도 2025년까지 전기자동차 모델 출시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배터리·자동차부품 생산기업들은 2023-2024년 집중적으로 설비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