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임계수로 고분자 사슬 끊는 공정 개발 … 2023년 파일럿 2만톤 가동
영국 무라테크놀러지(Mura Technology)가 HydroPRS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석유화학기업들과 손잡고 폐플래스틱 CR(Chemical Recycle)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엔지니어링 메이저 KBR(Kellogg Brown & Root)은 2021년 초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무라의 HydroPRS 공급권을 확보하고 영업활동을 적극화하고 있다.
무라는 다우(Dow), 셰브론필립스(Chevron Phillips),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 LG화학, GS칼텍스 등 글로벌 석유화학기업들과 협력하며 폐플래스틱 재활용 시장 선점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열분해 기술로 재활용이 어려운 다층 필름, 염소 제거 공정이 필요한 PVC(Polyvinyl Chloride)를 포함한 모든 폐플래스틱을 타겟으로 삼고 있다.
무라는 고온·고압의 초임계 수증기를 이용하는 HydroPRS를 통해 매립 및 소각되는 폐플래스틱을 재활용할 계획이며,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플래스틱 1톤을 소각할 때보다 1.5톤 정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액체 탄화수소로 재생산함으로써 플래스틱의 전주기 폐쇄루프(Closed Loop)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HydroPRS는 폐기물을 파쇄하고 유리·금속·그릿·돌 등 오염물질을 제거한 뒤 건조 공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압출기에 투입한 후 열과 압력을 가해 폐플래스틱을 녹이며, 이후 초임계 수증기를 투입해 녹은 폐플래스틱에 골고루 열을 분산시키고 열수반응기에 투입하면 반응기에서 고온·고압 조건에서 물이 고분자 결합을 끊어냄으로써 짧은 사슬을 지닌 탄화수소로 전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임계 수증기가 수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며 산소, 질소, 라디칼을 제거함으로써 안정적인 탄화수소 생산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수증기와 액화 탄화수소 혼합물은 고체촉매가 담긴 컬럼을 통과하고 감압 증류를 통해 나프타(Naphtha), 가스오일, 진공가스오일, 중질 왁스, 오프가스 등으로 분리된다.
다우는 독일 뵐렌(Bohlen) 컴플렉스에 HydroPRS 기술을 이용한 플랜트를 직접 건설하고 증류를 통해 분리된 원료를 곧바로 스팀크래커로 연결할 계획이다.
KBR 게리 고드윈 부사장은 “나프타와 가스오일은 스팀 크래커로 직접 보낼 수 있다”며 “중질 왁스도 유동촉매 크래커에 투입하면 더 많은 올레핀(Olefin)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올리브 보렉 CCO(최고사업책임자)는 “연속식 공정이기 때문에 생산설비를 멈출 필요가 없다”며 “생성물을 얻기까지 약 13분 정도가 걸린다”고 강조했다.
기존 폐플래스틱 열분해 공정은 반응로에 열을 가하기 때문에 그을림이 발생하고 그을림을 제거하는 관리가 필요하지만, HydroPRS는 초임계 수증기를 이용함으로써 폐플래스틱에 직접 열을 전달해 그을림을 막을 수 있고 연속 공정이 가능해져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우는 열분해유로 생산한 나프타를 기존에 사용하던 화석원료와 매스밸런스 방식으로 혼합해 사용할 계획이다. 무라는 ISCC+와 같은 재활용 인증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마케팅 전략으로 삼을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무라는 영국 티사이드(Teesside)에 파일럿플랜트를 건설하고 있으며 2023년 2만톤을 생산하고 이후 8만톤으로 확대함으로써 글로벌 석유화학기업들에게 상업가동 플랜트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우는 2030년 미국과 유럽에 12만톤 재활용설비 5개를 건설해 총 60만톤 플랜트를 확보할 방침이다.
LG화학은 2021년 10월 무라에 지분투자를 진행했으며 2022년 초 KBR과 기술 타당성 검토 및 공장 설계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2024년 1분기까지 국내 최초로 초임계 열분해유 2만톤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2024년 가동을 목표로 초임계 열분해유 5만톤 플랜트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최대 100만톤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2021년 말부터 폐플래스틱 열분해유 50톤 생산설비를 여수공장 고도화 시설에 투입하는 실증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S칼텍스 최우진 상무는 “KBR과의 계약을 통해 국내에서 지속가능한 녹색기술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