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케마, 생산효율 개선에 바이오화 … LCA 관점에서 MR도 적용
아케마(Arkema)가 바이오 나일론(Nylon) 사업을 확대한다.
아케마는 피마자유 베이스 PA(Polyamide) 11 브랜드 릴산(Rilsan) 사업에서 모노머 생산효율을 개선하는 등 제조공정 중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줄이고 LCA(Life Cycle Assessment) 관점에서 MR(Mechanical Recycle) 기술을 적용하는 등 탄소발자국 저감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바이오매스 발전과 관련된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으며 오랜 역사를 가진 기능성 수지로 용도를 꾸준히 확대하면서 진정한 지속가능성 소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피마자 종자에서 지방을 압축해 얻은 피마자유로 제조하는 릴산 PA11은 아케마가 1차 세계대전 당시 수첨 피마자유를 엔진용 윤활유로 프랑스 자동차기업에게 공급함으로써 상업화했다. 원료용 피마자는 릴산 PA11 상업화 초기부터 브라질과 인디아에서 조달하고 있다.
피마자유는 탄소 수가 18개로 이중결합 및 수산기를 가져 크래킹(가열‧분해)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릴산 PA11 모노머 원료용 C1 운데실렌산(Undecenoic Acid)은 1930년대 발견돼 아케마 전신 Organico가 노르망디(Normandie)에서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 중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됐고 연구진 가운데 유대인이 있는 가운데 독일군이 침공함에 따라 남부 마르세이유(Marseille)로 옮기는 등 고전했으나 연구를 이어갔다.
연구진은 종전 후 노르망디로 돌아가 1947년 폴리머 개발에 성공했으며 아케마는 1955년 마르세이유에서 모노머 11-아미노운데실렌산, 노르망디에서는 릴산 PA11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당시 PA66을 먼저 상업화한 듀폰(DuPont)이 스타킹 시장을 석권한 가운데 텍스타일 분야부터 공략했으며 피마자 잎을 광고 이미지에 넣어 녹색 화학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릴산은 저밀도이면서 가볍고 내충격성, 내약품성, 인성 등을 고루 갖추었다는 점에서 보급이 확대됐고 1950년대 프랑스 시트로엥(Citroen)에게 연료튜브용으로 공급하는 등 용도를 다변화했다.
릴산으로 제조한 연료튜브는 섭씨 130도로 고온인 자동차 엔진 주변에서도 휘발유 운반에 문제가 없었고, 영하 40도 환경에서도 파괴되지 않아 릴산의 기술력이 우수하다는 호평을 받았으며 이후 휘발유 및 디젤 자동차의 연료튜브용으로 보급을 본격화했다. 굴곡가공이 용이하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유럽 뿐만 일본 자동차기업에도 공급하고 있다.
자동차용 외에는 다른 EP(엔지니어링 플래스틱)와 마찬가지로 신발과 분체 도장 등에도 투입하고 있으며 원료로 식물을 사용했다는 특징이 2000년대부터 주목받아 용도 확장이 이루어졌다.
현재 주택 배관과 시계 등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릴산 PA11은 다른 나일론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50% 가까이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아케마는 릴산 PA11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적용 후 이산화탄소 배출량만 보면 친환경 수지이지만 제조공정에서 단순한 프로세스로 대량 생산하는 범용수지보다 환경을 더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환경부하가 컸던 모노머 생산효율을 높이는 작업부터 착수했으며 LCA 관점에서 MR 도입에도 도전하고 있다.
앞으로 사용이 완료된 릴산 PA11을 회수해 30% 정도 리사이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20% 수준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먼저, 릴산 PA11 포함 아케마의 식물 베이스제품이 채용된 스위스 스포츠 브랜드 On의 러닝화를 사용 후 회수해 전부 리사이클할 계획이며, 앞으로는 신규 생산제품 제조 중 배출되는 단재나 여러 분야에 사용된 소재를 회수한 다음 리사이클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원료 피마자는 거친 농지에서 자라 식량과는 경쟁하지 않고 삼림도 파괴하지 않으나 최근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DGs) 관점에서 아동노동으로 생산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입증하기를 원하는 수요기업들이 늘고 있다.
아케마는 인디아 구자라트(Gujarat)에서 바스프(BASF)와 2016년부터 Pragati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7000개에 달하는 인증 농가로부터 피마자를 공급받는 체제를 확립했고 수자원 사용과 폐기물 처리 최적화도 실현했다.
2023년 1월에는 프랑스 가스‧전력기업 엔지(Engie)와 300GW의 재생가능 바이오 메탄(Methane) 공급 관련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유럽 민간기업이 체결한 계약 중 가장 대규모이며 모노머 생산효율 개선 작업에 맞추어 릴산 PA11의 탄소발자국을 최대한 제로(0)에 가까운 수준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오 메탄은 마르세이유 공장부터 시작해 릴산 PA11와 다른 피마자유 베이스제품 생산에 도입한다.
아케마는 식물 베이스라는 이유로만 지속가능 소재로 분류되던 시대가 종료됐다는 인식 아래 LCA 차원에서 소재의 진정한 가치를 높이는데 도전할 방침이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