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레이지아 경제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에서 회복된 것으로 파악된다.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봉쇄 조치가 내려졌던 2021년 3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2022년 3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14.2% 늘어 5분기만에 10%대 성장을 달성했다.
2022년 11월 총선거에서는 사실상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야당연합에서 최대 득표수를 기록한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가 취임해 앞으로 다민족 문화를 포괄하는 정책이 다수 마련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제계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코로나19 딛고 전자산업 중심 회복 가속화
말레이지아는 2022년 3분기에 GDP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서비스업이 16.7% 성장했고 비중 25%의 제조업 역시 13.2% 성장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제조업 중 23%를 차지하는 전자부품‧통신기기‧가전은 성장률이 19.1%에 달해 제조업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주목되며 석유정제 역시 10%대 성장을 달성하며 제조업 호조를 이끌었다.
2021년 3분기 크게 부진했던 자동차·수송기기는 41.5% 성장해 완전 회복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의료용 장갑 공급 확대를 타고 성장했던 고무제품은 12.9% 줄어들어 4분기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말레이지아 투자개발청(MIDA)에 따르면, 2022년 1-9월 제조업 투자 허가액은 약 649억링깃에 달했다.
사업활동 정상화에 따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억제상태였던 신규투자 프로젝트가 일제히 재개된 2021년 3분기에 비해서는 38.0% 감소했으나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분기와 비교하면 12.0% 증가했다.
주로 전자·통신기기 분야가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기‧전자제품 투자 허가액은 226억링깃으로 제조업 투자액 중 3분의 1 수준을 차지했다.
수송기기 투자 허가액은 75억링깃,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제품은 55억링깃, 비금속 광물이 54억링깃, 기계‧설비가 40억링깃으로 뒤를 이었다.
제조업 투자액 가운데 해외직접투자(FDI)는 502억링깃으로 비중이 77.0%에 달했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삼성SDI의 Samsung SDI Energy Malaysia를 통한 자동차용 배터리 공장 건설이 주목받고 있다. 총 2단계에 걸쳐 70억링깃을 투입할 예정이다. TF AMD Microelectronics은 No.2 ICT 공장 건설에 20억링깃을 투자한다.
일본기업들도 투자를 적극화하고 있다.
JETRO에 따르면, 말레이지아 정부가 승인한 일본 제조업 투자 허가액은 41억5162만링깃으로 34.0% 증가했다. 일본판유리(Nippon Sheet Glass)의 태양전지 패널용 투명 도전막 부착 유리 생산설비 건설 프로젝트와 도요잉크(Toyo Ink) 그룹의 라미네이트 접착제 공장 증설 프로젝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페트로나스, 2050년 탄소 배출량 제로화 선언
말레이지아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나스(Petronas)는 2020년 10월 아시아 에너지 개발 메이저 중 최초로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실질적 제로(0)화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이산화탄소(CO2) 포집·저장(CCS) 뿐만 아니라 바이오 리파이너리, 청정 암모니아(Ammonia) 생산 등 다양한 방법으로 넷제로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CCS는 고갈 유전 혹은 가스전을 이산화탄소 저장에 사용하거나 원유 증진회수(EOR) 시 유전에 압력을 가할 때 사용하는 가스로 이산화탄소를 투입하는 방안, 이산화탄소를 그대로 땅속에 묻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말레이지아는 산유국이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에서 CCS 사업을 추진하기에 적합한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말레이지아 정부도 이산화탄소를 고농도로 함유하고 있어 개발하지 못했던 가스전이 많아 CCS를 주요 타개책으로 주목하고 있다.
페트로나스는 석유 메이저 엑손모빌(ExxonMobil), 쉘(Shell)과 연계하며 CCS 사업화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며 2022년 말 자회사 Petronas Carigali(PCSB)를 통해 사라왁(Sarawak) 연안에서 CCS 프로젝트를 개발하기 위한 최종투자를 결정했다.
사라왁 중부 보르네오섬(Borneo) 해안부 마을 빈툴루(Bintulu)로부터 200km 떨어진 연안에서 진행하며 가스전 배출 이산화탄소를 매년 300만톤 가량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양 CCS 프로젝트 중에서는 세계 최대 수준이다.
청정 암모니아와 바이오연료 도입 “총력전”
페트로나스는 청정 암모니아 도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2년 6월 넷제로 전략을 이끌 핵심기업으로 자회사 Gentari를 설립하고 2030년까지 △태양광 혹은 풍력을 통한 30-40GW급 재생에너지 확보 △최대 120만톤의 저탄소 수소 생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 시장에서 전기자동차(EV) 충전소 점유율 10% 확보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Gentari는 2022년 12월 일본 IHI와 말레이지아의 풍부한 태양자원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베이스 그린 암모니아 생산 및 판매 가능성을 평가하는 목적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일본에 발전용 혹은 선박 연료용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실현 가능성 조사를 거쳐 2030년까지 상업생산이 가능한 암모니아 플랜트를 개발할 방침이다.
탈탄소화를 위한 전략은 해외에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 자회사를 통해서는 2024년 착공, 2027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캐나다 인프라 메이저인 인터파이프라인(Inter Pipeline), 일본 이토추상사(Itochu)와 함께 앨버타(Alberta)에서 블루 암모니아와 블루 메탄올(Methanol)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페트로나스는 바이오연료 도입 역시 적극화하고 있다.
2022년 12월부터 일본 유글레나(Euglena), 이태리 바이오디젤 생산기업 에니(ENI) 등과 바이오연료 플랜트 건설‧운영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다. 건설 예정지는 조호르(Johor)의 석유정제‧석유화학 일체화 컴플렉스 내부이며 2025년 완공할 계획이다.
바이오매스 원료 처리능력은 약 65만톤이며 바이오연료 생산능력은 사상 최대인 하루 1만2500배럴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료로는 미세조류 베이스 조유 등을 사용한다.
폐플래스틱 리사이클 체계 확립 가속화…
말레이지아는 그동안 폐플래스틱을 다량 수입해 리사이클했으나 최근에는 자체에서 생산한 자원을 순환시킬 수 있는 체계 마련에 더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페트로나스 자회사 페트로나스케미칼(PCG: Petronas Chemicals)은 2022년 9월 엑손모빌과 말레이지아의 플래스틱 순환형 경제 구축 지원을 위한 대규모 폐플래스틱 CR(Chemical Recycle) 사업 타당성 조사 추진을 목적으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폐플래스틱 수집 및 분별 문화 개선을 지원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엑손모빌은 혼합 폐플래스틱에서 에탄(Ethane), 프로필렌(Propylene)을 추출하는 Exxtend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Exxtend 기술로 생산한 에탄 및 프로필렌은 화석연료 베이스와 동등하게 스팀 크래커 혹은 중합설비를 거쳐 PE(Polyethylene), PP(Polypropylene) 등으로 유도할 수 있으며 12월 미국에 8000만파운드(약 3만6000톤)의 처리능력을 갖춘 최초의 상업 플랜트를 건설했다.
플래스틱 리사이클은 원료용 폐플래스틱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페트로나스케미칼은 엑손모빌과 협력에 앞선 6월 현지 폐기물 처리기업 Alam Flora Environmental Solution(AFES)과 폐기물 분별시설을 건설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PE, PP로 이루어진 원료용 폐플래스틱을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페트로나스케미칼은 3월부터 KDEB Waste Management, 원바이오시스(One Biosys) 등 폐기물 처리기업과의 연계를 강화했으며, AFES까지 파트너로 확보함으로써 폐플래스틱 조달 시스템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KDEB, 원바이오시스는 페트로나스케미칼에게 PE, PP,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폐플래스틱을 공급할 계획이며 페트로나스케미칼과 효과적인 폐플래스틱 분별을 위한 폐기물 분별시설 상업화 가능성 조사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페트로나스케미칼은 폐플래스틱 리사이클을 위해 2019년 영국 플래스틱에너지(Plastic Energy)와도 폐플래스틱 열분해 전환설비를 말레이지아에 건설하기 위한 사업 타당성 조사에 합의한 바 있다.
플래스틱에너지는 폐플래스틱을 기초화학제품 원료용 열분해유로 전환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럽‧미국에서 상업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