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어코드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효성첨단소재가 날개를 펴고 있다.
특히, 코오롱인더스트리 산업자재 부문은 2022년 타이어 수요 호조를 타고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타이어코드와 아라미드(Aramid) 판매 주도권을 잡으면서 2010년 분할 이후 최대 영업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PET 및 PA(Polyamide) 66 타이어코드는 전기자동차(EV)와 SUV(스포츠유틸리티 자동차) 호조를 타고 호황을 누리고 있다.
EV·SUV 수요 호조로 수익성 개선
타이어코드는 전체적으로 수출이 줄어들었으나 전기자동차와 SUV용은 호전되고 있다.
2022년 타이어코드 수출은 내연기관 자동차와 RE 타이어용 수요가 부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PET 타이어코드 수출액은 2022년 1억5310만달러로 전년대비 17.1% 감소했고 수출량도 3만8441톤으로 27.1% 줄었다. PA계 타이어코드는 수출액이 1762만달러로 18.8% 감소했고 수출량은 1204톤으로 급감했다.
경기침체 우려와 인플레이션이 확대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수출이 줄어들었으나, 전기자동차 및 SUV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PET칩과 PET 타이어코드의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타이어코드 생산기업들은 영업이익이 확대되고 있다.
PET칩은 2020-2022년 톤당 1200-1270달러 수준에서 등락했고 중국 경제가 흔들린 2022년 하반기 들어서면서 1200달러가 무너졌으나, PET 타이어코드는 2020년 12월부터 3000달러를 넘어섰고 2022년 1-3분기에는 4000달러 수준에서 움직임으로써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산업자재 부문은 PET 타이어코드 판매 주도권을 잡으면서 2022년 매출이 2조3677억원으로 18.5%, 영업이익은 2004억원으로 29.8% 증가하며 2010년 분할 이후 최대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2022년 타이어코드 시장은 전반적으로 수요가 호조를 보여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어났다”며 “타이어 호조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영업실적을 견인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효성첨단소재도 타이어 보강재 영업실적이 개선됐다. 2022년 타이어 보강재 매출이 2조2701억원으로 14.2% 증가했고 산업자재 부문 매출은 3조원을 넘겼으며 영업이익률이 9.6%로 0.2%포인트 상승했다.
효성첨단소재는 PET 뿐만 아니라 PA6, PA66 베이스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으며 생산능력이 28만톤으로 글로벌 시장점유율 48%를 장악하고 있다.
PET 타이어코드 수익성 하락 우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PET 타이어코드 생산능력이 최근 완공한 베트남 공장을 포함해 10만3200톤에 달하고 있으며 증설을 완료함에 따라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외형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글로벌 타이어코드 시장점유율이 약 15%로 추정된다.
효성첨단소재와 코오롱인더스트리 모두 타이어코드가 포함된 산업자재 사업부문은 2022년 평균 가동률이 80-85%로 나타났으며 브릿지스톤(Bridgestone), 미쉐린(Michelin), 굿이어(Goodyear Tire & Rubber), 컨티넨탈(Continental), 한국타이어 등 글로벌 타이어 생산기업에게 타이어코드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수요 감소를 우려한 타이어 생산기업들이 가격 주도권을 가져가 2023년에는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PET 타이어코드는 2022년 4분기 수요처 재고조정으로 공급량이 3분기에 비해 10-20% 감소했고 2023년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가격은 원재료, 해상운임을 포함한 포뮬레이션으로 움직이고 있으나 원가가 하락하면서 판매가격도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PET 타이어코드 거래가격은 2022년 11월 톤당 3683달러로 10월에 비해 300달러 할인됐고 12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약 3500달러선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PET칩은 중국 경기회복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1193달러까지 회복하며 스프레드가 좁혀지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1분기 타이어코드 공급량이 급감하지는 않았으나 자동차 수요 위축 우려로 타이어 생산기업들이 공급가격을 낮추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이어코드 시장에서는 경기침체 우려와 기저효과로 2023년에는 타이어코드 수요가 1-9%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2022년 판매를 이끌었던 SUV와 전기자동차 수요가 꾸준하고 SUV·전기자동차용에는 일반 타이어에 비해 타이어코드가 20-30% 더 투입된다는 점에서 효성첨단소재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당분간 시장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라미드, 코오롱·효성·태광 증설 행진
아라미드는 5G(5세대 이동통신) 인프라 확충에 따른 광케이블 투자 확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방탄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전기자동차와 SUV 성장을 타고 고성능·고인치 타이어용에도 투입되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기자동차와 SUV 등 고성능 자동차는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와는 다르게 최대 토크가 발휘돼 일반 타이어는 빠르게 마모되는 문제가 있어 아라미드를 선호하고 있다.
또 전기자동차용은 타이어의 회전저항을 낮춰 에너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일반 타이어보다 폭이 좁은 가운데 배터리 무게가 추가돼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무겁기 때문에 고내구성을 필요로 해 고강도 타이어코드에 투입되고 있다.
아라미드를 타이어의 캡플라이 부분에 PET, PA 직물과 혼용해 강도를 보강함과 동시에 코드 두께를 줄여 압연 고무 사용량을 절감하고 타이어 회전저항도 줄여 마모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라미드는 SUV와 전기자동차용 타이어에 투입되면서 수출량과 거래가격에 흔들림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라미드 수출량은 2020년 6124톤, 2021년 7765톤, 2022년 8956톤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2년 수출액은 2억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수출량이 2827톤으로 54.8% 급증했고 도시를 봉쇄한 중국도 1411톤으로 1.2% 증가했으며 네덜란드, 벨기에, 인디아도 한국산 아라미드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아라미드 가격은 2021년 톤당 2만1000-2만3000달러대에서 등락했으나 2022년 3월 이후 2만2300-2만3500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다. 등락 폭이 줄었고 평균가격은 상승했다.
아라미드는 테이진(Teijin), 듀폰(DuPont)이 글로벌 시장의 80%를 장악한 가운데 코오롱인더스트리가 3위로 쫓아가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아라미드 생산능력이 7500톤이며 구미 공장에 2300억원을 투입해 2023년 3분기까지 1만5000톤으로 확대하고 2024년 상반기에 풀가동할 계획이다.
효성첨단소재도 612억원을 투입해 울산 공장 증설을 진행하고 있으며 생산능력을 3750톤에서 2024년 5000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태광산업은 최근 중장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앞으로 10년간 약 4조원을 투자해 스판덱스와 아라미드 증설을 통해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탄소섬유 등 신사업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태광산업은 현재 아라미드 생산능력이 1500톤이며 2025년 5000톤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