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륨·게르마늄 화합물 14종 대상 … 반도체·전자소재 영향
중국이 서방의 반도체 규제에 대항해 희귀금속 수출 규제에 나섰다.
중국 상무부는 갈륨 화합물, 게르마늄 화합물 14개 품목을 군사적으로 전용이 가능한 군·민 양용(Dual Use) 물질로 지정했으며 2023년 8월1일부터 최종 사용자와 용도를 보고해 승인을 획득하지 못하면 수출이 불가능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앞으로 14개 품목을 수출하려는 중국기업은 상무부에 기술 해설서 또는 시험 보고서, 최종 사용자 및 용도 증명용 서류를 제출해야 하고 위
반 시 상무부, 세관 등으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으며 죄질이 나쁘면 형사책임을 지게 된다.
미국, 일본도 군‧민 양용 품목을 대상으로 비슷한 규제를 실시하고 있고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중합용 촉매로 사용되는 이산화게르마늄은 민생용이기 때문에 최종 용도만 보고하면 수출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산화갈륨은 웨이퍼 및 분말, 칩 등을 포함하면서도 범위를 한정하지 않아 대상이 광범위해질 여지가 있고 국가 안전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품목은 수출 시 상무부가 국무원 보고 후 승인을 얻도록 하고 있어 대상이 분명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갈륨과 게르마늄은 세계 전체 산출량 중 중국산 비율이 상당히 높고 반도체, LED(Light Emitting Diode), 전자소재 등 용도가 다양해 시장에 미칠 파급이 우려되고 있다.
반도체 소재에 많이 사용되는 안티몬 역시 규제 대상에 포함돼 있다.
주로 중국산 희귀금속을 사용하는 반도체 소재 생산기업 입장에서는 당장 다른 국가 생산제품으로 전량 대체하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다른 국가의 반사수혜를 막기 위해 점유율이 유독 높은 소재만을 선정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지질연구소(USGS)에 따르면, 글로벌 갈륨 생산량은 2022년 550톤으로 추정되며 중국이 540톤으로 98.9%를 장악했다. 일본에서도 일부 생산되나 3톤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화갈륨 및 칼륨비소는 가전용 반도체 및 LED, 전자장비, 태양전지(PV) 소재로 사용되며 질화갈륨은 최근 3세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은 글로벌 소비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갈륨 소비국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전에는 중국산이 전체 수입량의 약 20%를 차지해 규제에 따른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게르마늄은 글로벌 생산량이 140톤으로 추정되며 중국이 95톤을 생산해 갈륨과 마찬가지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금속게르마늄은 반도체와 태양전지 패널 소재로 사용돼 일본은 2020년 기준 전체 수입량 중 70%가 중국산이었고, 또다른 규제 대상인 사염화게르마늄은 광섬유 수요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역시 게르마늄 매장량이 글로벌 최대급이지만 중국과 마찬가지로 수출을 규제하고 있고 중국산은 러시아 등 다른 국가의 게르마늄에 비해 저가여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미국-중국이 최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이어가고 있는 갈등으로 2023년 5월 말 23개 반도체 제조장치 및 소재 수출을 규제한다고 발표했고 7월23일 발효했다.
이밖에 네덜란드가 9월부터 DUV(Deep Ultra Violet) 노광장치를 수출 규제 대상에 편입시키는 등 일부 국가가 반도체 관련 수출을 규제하고 있어 중국 정부의 희귀금속 수출 규제는 서방에 대한 대항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윤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