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O, 2050년 온실가스 50% 감축 … 선저방오로 저항 저감
선박용 페인트 생산기업들이 탈탄소화 투자를 적극화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기존 선박에 대한 에너지 효율 관련 조약(EEXI)과 연비실적 평가제도 CII(Carbon Intensity Indicator) 등을 운영하고 있다.
EEXI는 선박 때문에 발생하는 대기오염을 막기 위한 조약으로 GT 400 이상 취항선의 에너지 효율을 1척마다 평가한다. 선박 운항 관리자가 선박별 에너지 소비량과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선박 종류별로 부여된 에너지 효율 요구 사항에 비추어 평가해야 하고 요구치 미달 선박은 요구치가 될 때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CII는 1년 동안 선박 운항에 따른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는 연간 효율화 비율(AER)에서 도출된 평가 기준으로 친환경 정도가 높은 순으로 A부터 E까지 선박별 평가를 시행하며 D, E 평가를 받은 선박은 기후변화 대책이 불충분한 것으로 간주해 선주에게 평가 개선을 요구한다.
선박용 페인트 생산기업들은 탄소중립과 SDGs(지속가능한 개발목표) 트렌드가 더 광범위한 영역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환경규제 강화 대응용 신제품 개발 및 출시를 서두르는 한편, 선주와 운항 관리자에게 페인트를 통한 연비 개선 효과를 보여주는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페인트(Nippon Paint) 산하 일본페인트마린(Nippon Paint Marine)은 2021년 출시한 가수분해형 선저 방오 페인트 패스타(Fastar) 공급을 강화하고 있다.
패스타는 출시 이후 화물, 컨테이너선을 포함해 약 440척에 채용됐다. 도막 내부에 물이 침투하기 쉬운 하이드로겔을 함유해 도막과 해수 계면에 물이 층을 이루며 선박이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물 층이 도막의 움푹 파인 곳에 남겨지게 돼 마찰저항을 낮춤으로써 연비 절감 효과가 기존제품 대비 최대 8%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7년 출시한 선저 방오 페인트 아쿠아테라스(Aqua Terras) 시리즈는 일본페인트마린의 독자적인 친수성‧소수성 마이크로 도메인 구조를 이용해 표면의 생물학적 부착을 자연스럽게 막는 효과를 확보했다. 또 가수분해 기술로 방오제 없이 방오 효과까지 확보했으며 장기간 방오성과 저마찰성을 발휘함으로써 연비 절감 효과가 기존제품보다 10% 우수해 미관을 중시하는 여객선 등 70척에 채용됐다.
간사이페인트(Kansai Paint) 자회사 중 선박용 페인트를 생산하는 간사이페인트마린(Kansai Paint Marine)은 2011년부터 판매하고 있는 선저 방오 페인트 타카타퀀텀(Takata Quantum) X-mile 시리즈의 뛰어난 성능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타카타퀀텀 X-mile은 저마찰에 연비를 최대 10% 감축할 수 있으며 페인트로는 특이하게 규소 폴리머를 사용한 메타크릴레이트(Methacrylate) 수지를 채용했다. 해수에서 가수분해가 일어나도록 해 도막에 포함된 약제가 용출돼 방오성을 발휘하는 구조로 간사이페인트가 자동차용 페인트 개발에서 축적한 액체 운동성 제어기술을 융합시킴으로써 도장 후 평활성을 제어한 것으로 파악된다.
취항 직후부터 표면저항을 억제해 연비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고 30개월, 60개월 사용에도 대응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근 친환경 트렌드를 타고 벌크선 운영기업들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주고쿠페인트(Chugoku Paint)는 따개비 부착 방지 효과가 우수한 방오제 셀렉토프(Selektope)를 활용해 선박용 방오 페인트 시플로네오(Seaflo Neo)를 공급하는 한편, 모니터링 시스템 CMP-MAP(CMP-모니터링 해석 프로그램)를 옵션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CMP-MAP은 도막 표면의 매끄러움(선체 표면 조도), 마력, 운항이력 등을 해석할 수 있으며 마찰저항, 선체성능치 등을 산출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인 선박 운영에 기여한다.
주고쿠페인트는 선박별로 데이터를 파악해 취항 환경에 최적화된 방오 페인트를 선정하고(Plan) 도장 작업에 입회하며(Do) 취항 해석(Check), 해석 결과 개시(Action)로 이어지는 PDCA 사이클을 실현해 주목된다.
미국 PPG는 선박‧중방식 페인트 사업의 일본법인인 PPGPMC Japan을 통해 2023년 선박용 방오 페인트 신제품 PPG Siguma Glide2390을 출시했다.
방오제 없이 주요 성분인 실리콘(Silicone)의 강력한 발수성을 활용한 것으로 마찰저항을 크게 줄여 저연비를 실현했으며 기존제품 대비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35% 우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초기 코스트는 일반적인 에폭시(Epoxy) 방오제의 3-4배로 높은 편이나 7년 반에서 10년 정도로 장수명이 기대돼 5년 주기로 찾아오는 선박 정기검사에서도 풀블래스트나 재도장 없이 운항할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유지보수 비용을 억제하며 높은 투자 회수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유럽 컨테이너 선박 메이저로부터 25척에 대한 도장 수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 악조노벨(AkzoNobel) 일본법인 악조노벨코팅(AkzoNobel Coating)은 방오제 프리 실리콘계 방오 페인트 인터슬리크(Intersleek) 1100SR을 공급하고 있다.
인터슬리크 1100SR은 물에 녹지 않아 해수 중 방오제가 용출될 가능성이 없고 얇은 도막으로도 도장할 수 있으며 해양생물 부착과 슬라임에 대해 강력한 제거 성능을 발휘할 뿐만 아니라 해수 온도가 높거나 감속운항과 같이 해양생물‧슬라임 부착이 일어나기 쉬운 환경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방오 기간은 5년으로 선박 정기검사까지 효과를 유지할 수 있으며 가수분해형 페인트보다 높은 연비 절감 효과가 기대되는 가운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최대 9% 감축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악조노벨코팅은 페인트 생산기업 최초로 선저 관리 서비스 인터트랙(Intertrac) Hullcare를 제공하고 있다.
ISO 기준 연비 측정 및 분석, 최신 ROV 장치를 통한 수중선저 검사, 수중 클리닝을 통해 해양생물 부착에 따른 속도 저하를 1% 이하로 억제하는 서비스로 제공 기간은 최장 10년이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