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오 플래스틱은 탄소중립 트렌드와 함께 급성장하고 있다.
바이오 플래스틱은 식물 베이스 바이오매스 플래스틱(Biomass Plastic)과 특정 조건에서 물이나 이산화탄소(CO2)로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래스틱(Biodegradable Plastic)을 가리키며 최근 순환경제 전환이 세계적인 화두로 부상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신기술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고, 일본은 2021년 1월 바이오 플래스틱 도입 로드맵을 공개함으로써 보급을 촉진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형성되기에는 생산능력이 부족하며, 소비자들이 올바른 판단과 함께 바이오 플래스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바이오매스·생분해성 플래스틱 연구개발 활발
글로벌 바이오 플래스틱 시장은 PLA(Polylactic Acid)와 PHA(Polyhydroxy Alkanoate)를 중심으로 크게 확대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탄소제로 정책이 시행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화이트 바이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바이오 플래스틱에 대한 소비자 인식 역시 개선되고 있다.
화석원료를 사용하는 플래스틱은 탄소배출 문제 뿐만 아니라 재순환이 되지 않는 폐플래스틱 누적에 대한 문제 해결이 요구되고 있다.
생분해성 플래스틱은 가공제품을 만들고 수거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긴밀한 순환체계로 구성돼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및 ESG 경영 실현을 위한 미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생분해성 플래스틱 생산능력은 2021-2026년 연평균 성장률이 34%로 일반 플래스틱 3-4%에 비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 플래스틱은 생산 관점에서 바이오매스 플래스틱, 분해 관점에서 생분해성 플래스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며, 화이트 바이오는 기존 석유화학 소재 대신 식물‧미생물 등 재생가능한 자원으로 친환경제품을 생산하는 사업을 뜻한다.
바이오매스 플래스틱은 화석원료인 석유 대신 사탕수수, 옥수수, 목재 등 재생가능한 식물자원인 바이오매스를 투입하며, 바이오매스 함량이 50%일 때 석유계 플래스틱 대비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80%에 달하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매스 플래스틱 중 PLA와 PHA는 생분해성까지 보유하고 있어 생산과 분해 과정 모두에서 친환경적이라는 장점 때문에 세계적으로 연구개발(R&D)이 활성화되고 있다.
석유계, 환경오염 문제로 글로벌 규제 강화
2022년 글로벌 바이오 플래스틱 생산량은 221만7000톤으로 기존 석유계 플래스틱의 약 0.5%에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석유계 플래스틱 생산량은 1950년 150만톤에서 2020년 약 4억톤으로 70년간 무려 약 250배 이상 폭증했으며 2050년까지 4배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플래스틱 폐기물 급증에 따른 환경문제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유럽 바이오플래스틱협회에 따르면, 1950-2015년 플래스틱 생산량 83억톤의 78%인 63억톤이 폐기물로 발생했고 9%만이 재활용됐으며 12%는 소각, 79%는 매립 등으로 버려졌다. 특히, 플래스틱 포장재는 전체 플래스틱 사용량의 26%를 차지하며 2013년 기준 95%가 단 1회 사용 후 버려진 것으로 파악된다.
생분해성 플래스틱은 박테리아, 곰팡이 등 천연 미생물에 의해 소재가 물과 이산화탄소, 부식토 등으로 완전히 분해되는 플래스틱으로 폐플래스틱 환경문제의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2018년 중국의 폐플래스틱 수입 금지와 미세 플래스틱 오염 문제 등으로 바이오매스 플래스틱보다 생분해성 플래스틱 수요가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바이오 플래스틱의 용도는 유연 및 경질 포장재가 48.0%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이어 섬유·부직포 14.8%, 각종 소비재 14.0%, 자동차부품 7.2%, 농업·화훼 4.4%, 전기·전자 2.6%, 코팅· 접착제 1.6%, 건축 0.9%로 파악된다.
생분해성 플래스틱은 소각이나 매립할 때 비분해성 플래스틱에 비해 환경 부담이 적어 일회용 플래스틱 봉투, 포장재, 식품용기 등을 대체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1년 1월부터 재활용되지 않는 혼합 재질 플래스틱 포장재 폐기물에 톤당 800유로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2021년 중반부터 면봉, 접시, 음료 막대·빨대 등 일회용 플래스틱 사용을 금지했다.
유엔(UN)은 2023년 5월 파리(Paris)에서 개최된 플래스틱 관련 국제규범 협상위원회 2차 회의를 위한 보고서를 제출해 2040년까지 글로벌 플래스틱 순환경제를 이루기 위한 지침을 제시했다.
일본은 2021년 1월 지속가능한 바이오 플래스틱 로드맵을 도입했으며, 중국은 2021년부터 주요 도시에서 비분해 플래스틱 봉지 사용을 금지하고 생분해 플래스틱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중국은 바이오 플래스틱 생산설비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으며, 2023년 기준 PLA 생산능력이 20만톤 정도이고 60만톤을 추가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BAT(Polybutylene Adipate-co-terephthalate) 생산설비는 약 33만톤 정도가 가동하고 있고 무려 146만톤을 추가 건설하고 있다.
한국은 2020년 말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화이트 바이오 산업 활성화 전략을 발표했고, 윤석열 정부는 2022년 120대 국정과제에 평가‧인증 등을 통한 바이오 플래스틱 육성방안 마련을 포함하고 토양, 해수 등 분해환경을 고려한 생분해성 플래스틱 원천기술 개발부터 순환경제 실증까지 바이오 플래스틱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는 2022년 환경표지 인증 EL724에서 토양에 한정했던 기존 생분해도 시험조건을 물과 해양 등으로 확대해 개정했다.
생산능력, 2022년 222만톤에서 2027년 630만톤으로 확대
유럽 바이오플래스틱협회(EUBP)는 글로벌 바이오 플래스틱 생산능력이 2022년 222만톤에 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전체 플래스틱 생산능력 4억톤에 비하면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최근 탄소중립 트렌드를 타고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2021년과 2022년 신제품 개발 및 출시가 활발히 이루어지지 못했고, 특히 중국기업의 신규 진출이 늦어짐에 따라 전체 성장 속도가 둔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2027년에는 생산능력이 630만톤으로 3배 확대되고 전체 플래스틱 생산능력의 2%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PLA, PHA 등 생분해성 플래스틱 생산능력은 2022년 110만톤으로 전체 바이오 플래스틱 생산능력의 절반 정도를 차지했고 2027년 350만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 PE(Polyethylene), 바이오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등 식물 베이스 바이오매스 플래스틱은 생산능력이 110만톤으로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고 2027년에는 270만톤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 PET는 성장세가 둔화되고 PA(Polyamide), PE, PP(Polypropylene) 등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 플래스틱은 포장, 식품용기 및 트레이, 가전, 자동차, 농업, 완구 등에 투입되고 있다.
포장용은 2022년 생산량이 110만톤에 달해 바이오 플래스틱의 최대 용도로 자리 잡고 있으며 앞으로 자동차‧수송과 건축용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는 전체 바이오 플래스틱 생산능력의 41%를 차지해 최대 생산지역이며 북미 19%, 중남미 13%로 파악된다.
현재 유럽의 점유율이 27% 정도이지만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어 2027년에는 아시아가 63%로 최대 생산지역 지위를 확고히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기업, 글로벌 시장 선도 벗어나 추격전
국내에서는 CJ제일제당, LG화학, 롯데케미칼, 대상, 삼양사 등이 바이오 플래스틱을 생산하고 있다.
PHA는 CJ제일제당이 생산능력 5000톤으로 1위이자 글로벌 3위 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 현대오일뱅크도 PHA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PHA는 미생물을 원료로 한 소재로 생체적합성과 생분해성이 뛰어나 약물 전달 및 조직공학 분야에 널리 사용할 수 있으며, 토양‧해양 등 일반 자연환경에서 분해 성능이 가장 우수한 플래스틱으로 탄소 저감 및 미세 플래스틱 오염의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은 5000톤의 PHA 생산라인을 인도네시아에 건설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SKC와 협업해 친환경 생분해성 포장재를 개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젖산(Lactic Acid)을 사용해 PP(Polypropylene)와 동등한 기계적 강도를 가지면서 생분해가 가능한 바이오 플래스틱 신소재 PLH(Polylactate Hydracrylate)를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사탕수수 베이스 MEG(Monoethylene Glycol)를 이용해 바이오매스 함량 30%인 바이오 PET를 생산하고 있다. 바이오 PET 생산량은 2017년 100톤에서 2020년 1만톤으로 급증했고 지속적으로 생산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SK케미칼은 바이오매스를 함유한 바이오 플래스틱 ECOZEN과 ECOPROL을 공급하고 있으며, SKC는 바이오매스 베이스 PET, PTT(Polytrimethylene Terephthalate), PHA, PLA 필름 기술 개발했고 나노셀룰로스를 활용한 고강도 PBAT를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PLA는 바이오매스 베이스 젖산으로 생산하며 미생물을 이용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하는 기술인 특수 퇴비화로 생분해가 가능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높은 가격경쟁력, 투명성, 열 가공성 장점으로 포장재, 소비재, 3D 프린팅 원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생체 내에서 무해하게 분해・흡수돼 의료용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또 식물의 생육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농림 분야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전분당 처리 기술을 이용한 전분계 생분해성 복합소재 기술과 아미노산 베이스 바이오 플래스틱 단량체 생산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사는 군산공장에서 생산한 이소솔바이드(Isosorbide)를 활용해 생분해성 플래스틱 관련 다양한 응용 기술 및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KS표준, 해양 생분해도 도입 추진
PLA, PHA 등 생분해 플래스틱은 퇴비, 토양, 물, 해양 등 특정 분해 환경에서 특정기간 동안 90% 이상 생분해돼야 하는 조건이 있어 공인된 표준 시험법을 통과해야 상용화가 가능하다.
글로벌 인증 및 국제(ISO) 표준은 최근 해양생분해 방법에 주력하고 있으며 2020년 이후 개정됐거나 개정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관련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제(ISO) 표준은 해양 생분해도, 생태독성, 실환경 붕괴도 평가 방법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분해 플래스틱에 대한 표준이 만들어지지 않았으나 KS표준이 2022년부터 해양생분해 관련 표준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ISO 표준개발도 2023년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은 2023년 1월31일 지정 시험기관으로 선정돼 유럽 DIN CERTCO, 미국 BPI, 오스트레일리아 ABA 등 글로벌 인증 시험기관으로 지정돼 수출을 지원하고 있으며 국가기술표준원을 통해 해양 생분해성 플래스틱 복합 생분해도 시험법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김대훈 수석연구원은 “해양 생분해성 소재에 주력해 CJ제일제당과 PHA 분해실험을 진행한 바 있으며 산업부 사업을 통해 KS표준을 2024년부터 만들 예정”이라며 “2023년 7월 KCL 생분해 플래스틱 산업지원센터를 설립하고 해양 생분해 분야 연구개발, 시험평가 인증, 실환경 실증, 표준화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2025년 원료 가격경쟁력 10배 이상 강화
한국바이오플래스틱협회 진인주 회장은 화학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제4회 친환경 플래스틱 세미나에서 “바이오 플래스틱의 본격적인 상업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 원료가격이 높다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은 국내 생분해성 원료 생산능력이 2019년 2만3000톤에서 2025년 32만톤으로 폭증해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PBAT는 LG화학이 대산에서 5만톤, LX인터내셔날과 대상, SKC가 울산에서 7만톤, SK지오센트릭과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구미에서 6만톤을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PLA는 LG화학이 미국 ADM과 협력해 2023년 7만5000톤 플랜트 건설을 시작했고, PHA는 CJ제일제당이 인도네시아에서 6만5000톤 생산체제를 갖출 방침이다.
글로벌 생산능력 역시 2021-2026년 연평균 34% 성장해 일반 플래스틱 연평균 수요 증가율 3-4% 대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희 기자: kj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