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리실리콘(Polysilicon)은 태양광 패널의 핵심 소재이며 반도체용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폴리실리콘은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하는 작은 실리콘(Silicon) 결정체로 구성돼 일반 실리콘에 비해 감광성, 내화성, 발수성, 산화안정성, 저온안정성, 가스 투과성이 뛰어나 태양광 패널 중 솔라 셀(Solar Cell) 기판과 반도체 웨이퍼 제조에 사용되고 있다.
주요 성분인 규소(Si) 순도에 따라 태양광용, 반도체용으로 구분하며 태양광용은 순도 10N(99.99999999%), 반도체용은 태양광용보다 순도가 더 높은 고순도제품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OCI, 태양광 호조 타고 수익 개선
OCI는 폴리실리콘 메이저로 최근 태양광 호황을 통해 수익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OCI는 분할 존속기업 기준 2023년 1분기 연결 매출이 719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9.0%, 영업이익은 2036억원으로 80.4%, 순이익은 2134억원으로 59.1% 급증했다.
OCI는 5월1일 존속법인인 지주사 OCI홀딩스와 신설법인 사업회사 OCI로 인적 분할했으며 1분기 영업실적에 분할 신설법인의 영업실적을 중단영업손익으로 반영했다.
지주회사 OCI홀딩스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에너지 솔루션 등 태양광 사업과 도시개발 사업을, 신설법인 OCI는 반도체, 배터리 소재 등 첨단 화학소재 사업을 맡고 있다.
OCI홀딩스는 2분기 매출이 5493억원으로 1.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320억원으로 0.2% 감소했다.
재생에너지·에너지솔루션 사업은 매출 3568억원, 영업이익 1109억원을 기록했으며 말레이지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공장 OCIMSB는 매출 2095억원, 영업이익 916억원을 올렸다.
OCI 관계자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판매가격이 하락했으나 원료가격 하락으로 수익성 악화를 방어했다”고 밝혔다.
OCI는 폴리실리콘 제조 원천기술 확보로 신재생에너지 사업 기반을 마련했고 주요 수요기업 Comtec Solar(Hong Kong)와 2009-2024년 1억5700만달러, JingAo Solar와 2012-2024년 8억7100만달러, Sino-American Silicon Products와 2013-2027년 3억2800만달러, SK Siltron Incorporated와 2012-2028년 5억1200만달러 등 18억6900만달러의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OCI는 앞으로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호조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태양광 설치량은 2023년 340-360GW로 기존 예상치 320-340GW 대비 20GW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산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글로벌 태양광 설치량은 중국 및 미국 수요 급증과 폴리실리콘, 웨이퍼 등 원자재 가격 약세로 이미 2022년 설치량을 상회했고, 특히 최대 소비국인 중국에서 태양광 관련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중국은 설치비 하락으로 태양광 설치량이 2023년 1-4월 48GW로 190.0% 폭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글로벌 상황을 반영해 미국 태양광 설치량 전망치를 24GW에서 30GW로, 유럽은 50GW에서 60GW로 상향 조정했다.
OCI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이 2021년 말 3만톤 수준이었으나 군산공장 유휴설비를 활용해 2022년 말 3만5000톤으로 확대했고 2024년부터 3년 동안 매년 1만톤씩 증설해 6만5000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미국, 중국기업 견제 지속적으로 강화
OCI는 미국이 중국 폴리실리콘 생산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함에 따라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PV인사이트에 따르면,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가격은 6월 kg당 27.5달러에서 8월 초 23.72달러로 하락했으나 중국산이 8.3달러에 머무르며 가격 차이가 기존 2배에서 3배로 확대됐다.
중국산 폴리실리콘은 하향안정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미국이 제재를 강화함에 따라 글로벌 공급이 감소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UFLPA)을 통해 중국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으며 2022년 말 기준 폴리실리콘 생산능력 24만5000톤으로 세계 최대를 기록한 퉁웨이(Tongwei)의 폴리실리콘을 사용한 론지(Longi) 태양광 모듈이 미국 세관을 통과하지 못하는 등 신장위구르 외 지역에서 생산한 폴리실리콘까지 미국에 반입되지 못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2025년 강제노동금지법을 시행할 예정이어서 중국 폴리실리콘 생산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10대 폴리실리콘 생산기업 가운데 비중국계는 OCI와 독일 바커(Wacker Chemie), 미국 헴록(Hemlock) 등 3곳뿐이어서 3사가 반사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비중국계 3사는 폴리실리콘 생산량이 8만톤 수준이며 태양광 모듈 수요가 50GW 확대될 때마다 폴리실리콘 수요가 12만톤 증가함에 따라 글로벌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OCI는 미국 태양광 시장이 2022년 140GW에서 2024년 210GW로 약 70GW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현재 3만5000톤 수준인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풀가동할 계획이다.
다만, 미국 수요 증가가 단기간에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당초 2023년 연방정부의 청정에너지 보조금으로 태양광 증설 확대가 기대됐으나 송전선 확충이 부족해 전력망 연결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에너지부 연구에 따르면, 초당적 인프라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송전시스템을 57% 확충해야 하며,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는 전력망 연결 대기 기간이 약 4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2년에는 2023년 5월 가동된 태양광 발전설비 용량에 5배에 달하는 약 360GW의 태양광 발전설비가 전력망 연결을 대기한 바 있다.
반도체용, 태양광용 이을 미래 수익원으로…
OCI는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태양광용에 이어 반도체용 공세를 강화하며 수익기반 강화에 나서고 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2023년 약 5000억달러에서 2030년 2배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미국, 중국, 타이완 등이 경쟁을 계속하고 있고 스마트화 및 디지털화를 추구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전자제품, 가전제품, 자동차의 반도체 내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한동안 침체기였으나 2023년 3분기부터 감산 효과가 나타나 재고가 줄고 수요 증가 전환이 기대되고 있으며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수요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태양광용에 비해 가격 변동이 안정적이며 중국발 공급과잉 우려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OCI는 반도체 소재, 2차전지 소재를 신 성장동력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국내 유일의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기업이라는 지위를 살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매출을 2022년 2190억원에서 2027년 8000억원으로 약 4배 가량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OCI는 2024년 상반기까지 일본 도쿠야마(Tokuyama)와의 합작법인을 통해 말레이지아 사말라주(Samalaju)에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반제품 1만1000톤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반제품을 수입해 군산공장에서 후처리 가공한 후 공급하며, 군산공장은 2026년 말까지 반제품 후가공 설비를 증설한다. 군산공장은 완제품 기준 4700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말레이지아는 폴리실리콘 생산원가의 약 50%를 차지하는 전기요금이 한국보다 최대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며 OCI홀딩스 말레이지아 법인은 영업이익률이 2023년 2분기 44.0%로 중국 메이저 다초뉴에너지(Daqo New Energy)의 33.0%을 대폭 상회한 바 있다. (김진희 기자: kj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