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극재를 비롯한 LiB(리튬이온전지) 소재는 전기자동차(EV) 보급을 타고 급성장하고 있다.
양극재는 리튬 이온을 함유한 금속 산화물로 금속 화합물(전구체)과 리튬 화합물을 혼합‧조립해 소성 반응시켜 제조하며 배터리 용량과 기동력 등 기본적인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이기 때문에 전기자동차 시장 성장과 함께 수요 증가가 확실시되고 있다.
니켈‧코발트‧리튬 등 희소금속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원료가격 변동이 판매가격에 직결되는 구조로 니켈, 리튬 신증설 투자가 계속되며 가격이 하향안정화될 것으로 기대되나 중국이 니켈을 사용하지 않는 LFP(인산철리튬)계 보급에 주력하고 있어 3원계 양극재는 수익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후지경제(Fuji Keizai)에 따르면, 글로벌 LiB 원료 시장은 2025년 12조2312억엔(약 112조9540억원)으로 2020년에 비해 4.1배 증가하고 양극재는 2025년 수요가 7조8392억엔(약 72조3934억원)으로 5배 성장이 전망되나 니켈·망간·코발트 등 원료 조달과 관련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LFP, 중국 이어 동남아‧인디아에서도 확대
전기자동차용 양극재는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3원계가 대표적이며 에너지밀도가 니켈 함유량에 비례해 증가하기 때문에 LiB 성능 향상을 위한 하이니켈화가 진행되고 있다.
니켈을 사용하지 않는 LFP는 상용화 초기까지만 해도 휴대폰용 배터리에만 주로 투입됐고 자동차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에너지밀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했으나 최근 망간을 함유한 고밀도제품 및 신규 팩 기술이 개발되고 코스트 감축을 실현하게 하는 새로운 제조 프로세스가 등장하며 중국 전기자동차 생산기업을 중심으로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2022년에는 니켈 가격이 폭등하면서 배터리 가격이 전기자동차 전체 코스트 중 40-60%를 차지하게 됨에 따라 중국산 전기자동차 60% 이상이 LFP계 양극재를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LFP계는 에너지밀도가 니켈계의 70% 수준으로 추정되며 가격경쟁력이 우수하기 때문에 중국 뿐만 아니라 동남아, 인디아에서도 전기자동차 채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자동차는 유럽, 중국에 이어 미국, 일본, 동남아에서도 보급이 확대되고 있으며 2030년 글로벌 신규 자동차 판매대수 중 절반 가까이가 전기자동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PHEV)로 구성되고 2035년에는 글로벌 전기자동차 판매대수가 8000만대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니켈‧리튬, 단기적 수익 악화 “우려”
LiB 시장은 2035년 전기자동차 판매대수 전망치 8000만대를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60-90GWh급 배터리로 환산했을 때 5600-7200GWh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은 현재 500GWh 수준이며 수요 충족을 위해 10배 이상은 확대해야 하기 때문에 세계 각지에서 신증설 투자가 계속되고 있으나 원료 확보난이 투자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니켈은 인도네시아, 리튬은 오스트레일리아와 중남미 등에서 생산능력 확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나 각지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판매가격 부진이 심각하고 강재 코스트와 인건비 급등까지 신증설 프로젝트 가속화를 가로막고 있다.
니켈은 주요 용도인 스테인리스용 니켈철철(NPI) 수요가 감소하며 배터리용 니켈 공급이 늘어 2023년 여름 거래가격이 톤당 2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000-4000달러 폭락했으며 인도네시아가 배터리용 1급 니켈 생산 확대를 추진하며 앞으로 수년간 공급과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신증설 프로젝트 열풍이 식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배터리용 탄산리튬은 중국 배터리 공장 가동률이 2023년 들어 크게 하락하며 2022년의 3분의 1 수준에 거래될 만큼 하락세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중국발 LFP 시장 확대, 칠레의 리튬 사업 국유화까지 배터리 소재를 둘러싼 시장 환경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포스코, IRA 활용해 리튬 5만톤 확립
배터리 원소재 생산기업들은 단기적인 공급과잉 예상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성장에 기대를 걸고 설비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인도네시아 할마헤라섬(Halmahera) 웨다베이(Weda Bay) 산업단지에 니켈 함유량 기준 5만2000톤의 니켈 중간재(니켈매트)를 생산할 수 있는 니켈 제련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전기자동차 100만대를 만들 수 있는 양으로 총 4억4100만달러(약 5900억원)를 투자해 2023년 착공하고 2025년부터 상업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니켈 제련공장은 니켈을 함유한 광석을 녹여 2차전지 소재에 사용하기 위한 니켈 중간재를 생산한다.
포스코홀딩스는 리튬도 5만톤 체제를 확립할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는 2018년 인수한 아르헨티나 염호에 2024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2022년부터 염수 리튬 1단계 상·하공정 2만5000톤을 건설하고 있으며 아르헨티나와 국내 율촌공장을 활용한 2단계 프로젝트까지 추가해 5만톤 체제로 확대할 예정이다.
2단계 투자는 염호 물을 활용해 중간물질 탄산리튬을 제조하는 상공정을 아르헨티나에, 탄산리튬을 수입해 수산화리튬으로 가공하는 하공정은 국내에 건설하며 2025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약 1조원을 투자한다.
1단계는 상·하 공정을 모두 아르헨티나에 건설하고 있으나 2단계에서 하공정을 한국으로 조정한 것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수혜를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해 IRA 보조금 지급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
이밖에 알버말(Albemarle)은 미국에서 리튬 채굴 및 화합물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며, 일본 스미토모금속(Sumitomo Metal Mining)은 오스트레일리아 니켈 프로젝트 참여를 결정했다.
에코프로‧LG화학, 해외투자 확대 “저울질”
양극재 생산기업 역시 설비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에코프로 그룹은 포항 블루밸리 캠퍼스와 헝가리 데브레첸(Debrecen) 공장 건설을 통해 양극재 생산능력을 2023년 18만톤에서 2028년 71만톤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헝가리 공장은 양극재 생산능력이 10만8000톤이며 국내 양극재 생산기업 최초의 유럽공장이다.
LG화학은 양극재 생산능력을 9만5000톤에서 2023년 말까지 12만5000톤으로 늘리고 2026년에는 30만톤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청주공장 3만5000톤, 익산 5000톤을 가동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청주공장을 6만5000톤으로 확대하고 구미에 5000억원을 투자해 2024년 가동을 목표로 6만톤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해외공장은 현재 중국 우시(Wuxi) 4만5000톤을 가동하고 있고 미국에서 IRA를 계기로 테네시에 12만톤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며 유럽판 IRA로 불리는 핵심광물원자재법(CRMA)에 대응해 유럽 투자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중국 화유(Huayou) 그룹 산하 유산(Youshan)과 모로코에 2026년 양산을 목표로 5만톤급 LFP 양극재 합작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스미토모금속은 2025년까지 양극재 월평균 생산능력을 7000톤으로 2000톤 확대할 예정이며 현재는 전기자동차용 NCA 양극재를 주력 공급하고 있으나 LFP 양산화도 검토하고 있다.
당초 스미토모오사카시멘트(Sumitomo Osaka Cement)와 협력해 습식(수열법) 프로세스로 LFP를 양산해 주로 건식(고상법)으로 생산하는 중국산과 차별화할 예정이었으나 가격경쟁에서 불리하다는 판단 아래 고상법 확립을 위한 니켈계 소성기술, 생산관리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LFP계 포함 양극재 생산능력을 2027년 월평균 1만톤, 2030년 1만5000톤으로 확대하고 해외공장 건설도 추진할 계획이다.
니치아(Nichia)는 다쓰미(Tatsumi) 공장에서 2단계 증설 투자를 진행해 2027년까지 양극재 출하량을 2020년 대비 2.5배 확대할 예정이다.
니치아는 1991년부터 LiB 양극재를 개발해 1996년 일반 산업용, 2009년 자동차용을 상용화했으며 현재 일반 산업용 코발트계, ESS(에너지저장장치)용 올리빈계, 전기자동차용 3원계 및 니켈계 등을 공급하고 있다.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은 자회사 다나카케미칼(Tanaka Chemical)을 통해 자동차용 하이니켈 양극재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전구체부터 생산해 소성 프로세스를 거쳐 파트너 협력을 통해 양극재, 배터리까지 공급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했으며 독자 개발한 입자제어 기술로 니켈 함유율을 80-90%로 향상시킨 고성능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기존제품과 고성능제품을 함께 제안하고 있으며 5만톤 공장 가동률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신규 생산라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글로벌 설비투자 확대
중국에서는 룽바이(Ningbo Ronbay New Energy)가 글로벌 양극재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룽바이는 양극재 메이저로 최근 상하이시(Shanghai)에서 개최한 글로벌 전략발표회를 통해 한국은 물론 유럽, 미국 포함 글로벌 공급망 확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앞으로 3원계 뿐만 아니라 NiB(나트륨이온전지), LMFP(리튬·망간·인산·철) 등 광범위한 양극재 투자에 나설 계획이며, 특히 유럽과 미국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생산능력을 최대 수십배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룽바이는 강점을 보유한 하이니켈 3원계 소재 생산능력을 기존 25만톤에서 2030년 말까지 한국·중국·유럽·미국 신증설을 통해 총 100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NiB 양극재는 2025년까지 중국에서 6만톤, 2030년까지 중국·유럽·미국에서 50만톤을 확대하고, LMFP는 2022년 7월 인수한 Tianjin Ronbay Skyland Technology 사업장만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중국·한국·유럽·미국에서도 생산할 방침이다.
2025년까지는 한국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방법으로 미국 공략의 장애물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회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룽바이는 최근 충주시에서 2024년 말 완공을 목표로 3원계 하이니켈 양극재 4만톤과 LMFP 2만톤 공장 건설을 시작했으며 한국을 전략기지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고 양극재와 전구체 생산능력을 추가해 IRA에 대응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30년 생산을 시작하고 생산제품을 확충할 예정이다.
룽바이는 2022년 중국 하이니켈 3원계 양극재 점유율 33%로 3년 연속 1위를 지켰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2년 연속 1위를 유지했고 2023년 상반기 중국 점유율을 18.3%로 전년동기대비 4.3%포인트 높이는데 성공했다.
하이니켈 3원계 뿐만 아니라 LMFP, NiB용 양극재 연구개발(R&D) 및 판매에도 주력하고 있으며 4륜 자동차에 이어 2륜차, 가정용 축전지 등 모든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2022년에는 CATL에게 양극재 10만톤을 공급했으며 2023-2025년까지 구매협약을 체결하는 등 CATL의 중요한 파트너로 평가되고 있다.
바스프, 양극재 19만톤 체제로 확장
바스프(BASF)도 LiB 양극재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바스프는 최근 전기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중국, 유럽, 미국, 일본에서 관련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2024년 말까지 LiB 양극재 생산능력을 19만톤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에너지밀도를 높일 수 있는 하이니켈계 생산을 확대함으로써 자동차기업이 요구하는 1회 충전당 주행거리 연장을 실현하고 배터리 소재 관련 매출액을 2023년 15억유로(약 2조3480억원)에서 2030년에는 70억유로로 대폭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스프는 아시아, 유럽, 북미 등 주요 사업장에서 양극재 생산 및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양극재 생산기지는 중국, 일본, 미국에 이어 최근 독일공장까지 가동함으로써 대폭 확대했으며 캐나다 퀘벡(Quebec)에도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스프는 모든 생산기지에서 생산능력을 확대함으로써 양극재 공급을 더욱 안정화시킬 방침이다.
중국에서는 현지 파트너 산산(Shanshan)과 창사시(Changsha), 스쭈이산시(Shizuishan) 공장의 생산능력을 10만톤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NCM 등 기존 3원계 뿐만 아니라 망간 비중이 더 높은 하이망간 NCM 양극재도 생산하기로 했다.
일본에서는 도다(Toda)와 설립한 BASF Toda Battery Materials(BTBM)와 오노다(Onoda) 사업장에서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능력을 2025년까지 6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BTBM은 도요타자동차(Toyota Motors), 파나소닉(Panasonic)의 배터리 합작기업 Prime Planet Energy & Solutions(PPES)에게 NCM계 양극활물질(CAM)을 공급하고 있으며 미국 IRA 수혜 확대를 위해 양극활물질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바스프는 독일 슈바르츠하이데(Schwarzheide)에서 2023년 6월 유럽 최초의 배터리 소재 공장이자 100% 자동화에 성공한 양극재 공장을 완공했으며 2024년 초 가동을 목표로 리사이클 공장을 병설하고 있다.
바스프는 배터리 소재와 베이스 메탈 사업에서 2024년 매출액 15억유로 이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70억유로로 매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차세대 배터리용 양극재 개발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전고체전지, 나트륨황전지 등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술기관 및 관련기업들과 신소재 개발 및 기존 소재 개량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고체전지용 양극재는 이미 일부 개발에 착수한 가운데 NCM 사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 나트륨황전지는 ESS 적용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바스프는 앞으로도 신소재 개발과 양산 프로세스 확립을 동시에 진행함으로써 배터리 소재 시장에서 에너지밀도 향상 트렌드를 주도할 계획이다.
양극활물질 증설해 양극재 경쟁력 향상
바스프는 양극활물질을 중국 창사와 스쭈이산, 일본 오노다와 기타큐슈(Kitakyushu), 미국 오하이오와 미시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2023년 8월 독일 슈바르츠하이데 공장을 가동함으로써 유럽 생산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주요 전기자동차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들이 에너지밀도 향상을 위해 하이니켈 그레이드 채용에 적극 나섬에 따라 양극활물질 사업에서도 하이니켈화에 대응하고 있다.
코발트, 망간, 니켈 등으로 구성되는 3원계 활물질은 니켈 함유량을 늘릴수록 에너지밀도를 높일 수 있으나 니켈은 충전 중 열안정성이 낮아지는 문제가 있어 획기적인 주행거리 연장은 아직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바스프는 자동차기업들의 요구 수준을 맞추기 위해 니켈 함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며 용량, 안전성, 사이클 내구성과의 균형을 맞추고 신뢰성, 안전성 등을 확보할 계획이다.
배터리는 에너지밀도 향상과 안전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활물질 조성, 구조 최적화로 상반되는 특성을 모두 갖추겠다는 전략으로 파악된다.
특히, 니켈 함량을 늘리는 대신 매장량 대부분이 콩고민주공화국에 집중돼 수급타이트 리스크가 상당한 코발트를 줄이는 방식으로 서플라이체인 안정화 효과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밖에 양극재 및 양극활물질 생산에 신재생에너지 베이스 전력을 사용하거나 리사이클 소재를 채용함으로써 이산화탄소(CO2) 배출량도 감축하고 있다.
바스프는 양극재 사업에서 생산능력 확대에 그치지 않고 기술 노하우를 향상시켜 자동차, ESS 등 최종 수요기업과 연계를 강화함으로써 사회 전체를 신속히 지속가능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합작기업 BTBM과 연계하며 이미 세계 최대 양극활물질 소성능력을 갖춘 오노다 공장을 추가 증설함으로써 고품질 하이니켈 양극활물질 공급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