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완, 2024년 배출권 거래소 운영 … 정유는 석유화학 전환
석유화학산업에서 SDGs(지속가능한 개발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타이완은 정부가 2023년 8월 가오슝(Kaohsiung) 온실가스(GHG) 배출권 거래소를 개설하고 차이잉원 총통 주도 아래 2050년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전면적인 지구온난화 정책 수립에 착수했고, 석유화학기업들도 관련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석유화학기업들은 정부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장기적인 노력을 선언함에 따라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급등할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특히 재생에너지 요금체계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타이완 정부가 관련 법령을 정비해 2024년부터 이산화탄소(CO2) 배출권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나 석유화학기업들은 인가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구매자 등 변수가 많고 시행 초에는 인지도 향상을 위해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져도 일정 시점 이후 배출권 가격이 급등하며 화학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직 원료부터 최종제품에 이르기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계산법조차 마련하지 못한 가운데 배출량 감축 비용이 누적되면 장기적으로는 톤 단위가 아니라 킬로그램 단위로 거래가 진행되고 최종제품 가격이 2-3배 폭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석유화학기업들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변화를 예상하고 있다.
우선, 정부가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원자력발전소를 2025년까지 폐쇄할 예정이어서 태양광발전을 가동할 수 없는 야간 전력요금이 주간에 비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배출권 거래소 개설 등 친환경 정책이 강화되면서 정유기업들이 석유화학 전환을 추진하고 있고, 유럽‧미국기업이 아시아‧태평양 수요 증가분을 흡수하기 위해 타이완을 주요 공급기지로 주목하며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어 기존 석유화학기업들은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CPC는 2023년 스위스 슐처(Sulzer)와 석유화학 생산 합리화를 위한 대형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중장기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CPC는 가오슝 소재 달린(Dalin) 정유공장에 슐처의 GT-BTX Plus와 GT-Aromatization을 프랑스 Axens의 Prime-G+와 조합해 도입할 계획이다.
GT-BTX Plus와 GT-Aromatization은 RFCC(Residue Fluid Catalitic Cracker) 설비로 제조한 가솔린으로부터 벤젠(Benzene), 톨루엔(Toluene), 자일렌(Xylene) 등 고품질 방향족(Aromatics) 화합물을 추출하는 동시에 C4-C8 올레핀이 풍부한 비방향족을 방향족 화합물로 전환할 수 있다.
처리능력은 일평균 3만2000배럴로 슐처의 자회사 Sulzer Chemtech이 기술, 라이선스, 기본 엔지니어링, 중요기기, 용매, 촉매, 기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Prime-G+는 가솔린의 선택적 탈황을 강화해 최종제품의 유황 베이스 불순물 함량을 추가적으로 감축하고 고품질 석유화학제품 생산을 촉진함으로써 최종적으로 기술성 개선을 유도하는 기술이다.
CPC는 달린 정유공장에서 2013년 처리능력 8만배럴의 RFCC 설비를 상업 가동했으며 앞으로 다운스트림 설비투자를 통해 연료를 다양한 석유화학제품으로 전환 가능하도록 정비할 계획이다.
타이완에서 페인트 프로텍션 필름(PPF)용 TPU(Thermoplastic Polyurethane)를 생산하고 있는 코베스트로(Covestro)는 2023년 5월 PPF 그레이드에 적합한 고성능 TPU 신규 생산라인을 가동해 글로벌 공급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이밖에 가혹한 환경에서도 자동차 표면 코팅을 보호하고 높은 내구성과 적응성, 디자인을 확보할 수 있는 신제품 Desmopan UP TPU 시리즈를 출시했으며 풍력발전 블레이드 및 스마트 기기 표면 보호용 수요를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PPF 시장은 2030년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최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DL케미칼은 자회사 크레이튼(Kraton)을 통해 아시아 수요기업에 대한 공급체제를 안정화하기 위해 포모사(Formosa)와 합작으로 HSBC(Hydrogenated Styrene Block Copolymer) 생산능력을 2024년 하반기 이후 30%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SEBS(Styrene Ethylene Butadiene Styrene Block Copolymer), SEPS(Styrene Ethylene Propylene Styrene Block Copolymer) 등 모든 라인업을 아시아‧태평양에서 공급할 수 있도록 공급체제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윤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