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3개월 계열사 개편 1위 … SK스페셜티 유동화 검토
SK그룹이 극단적인 체제 개편으로 수익성 개선을 본격화하고 있다.
SK그룹은 총 차입금이 2022년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한 후 2023년 상반기에는 119조원으로 크게 악화함에 따라 긴축에 나섰으며 SK하이닉스, SK온 등 조 단위 투자가 누적된 계열사들도 전방위 자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SK는 2023년 11월-2024년 1월 3개월 동안 6개의 계열사를 추가하며 현대자동차(4개), LS·DL(3개)을 앞섰고 8개 계열사를 줄여 종합적으로 가장 적극적인 개편을 추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계열사 최다 감소를 기록한 대기업은 농심(10개)이었으며 카카오·SK(8개), 보성(5개)이 뒤를 이었다.
SK가 신규 편입한 계열사는 반도체 소자 제조업이 3사로 가장 많았으며 시스템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 컴퓨터 시스템 통합 자문·구축·관리업, 기타 기계 및 장비 도매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계열사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PU(Polyurethane) 원료 사업 자회사인 SK피유코어 지분 전량을 사모펀드 글랜우드PE에게 4103억원에 매각하는 등 계열사 매각도 본격화했다.
SK엔펄스는 파인세라믹스 부문을 사모펀드 운용기업 한앤컴퍼니에게 3600억원에 양도했으며 중국에서 운영하던 웨트케미칼(Wet Chemical) 사업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생산기업 야커테크놀로지(Yorker Technology)에게, 세정 사업은 투자 전문기업 선양신진정밀기술(Shenyang Yichuang Precision Technology)에게 각각 매각했다.
SKC는 비핵심 사업 매각으로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이 1조5708억원으로 전년대비 34.2%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2163억원으로 적자 전환하고 순이익은 마이너스 3264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2차전지·반도체 등 전방산업 수요 침체, 원가율 상승, 재고자산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 반영, 비핵심 사업 자산 유동화에 따른 중단사업 회계처리 관련 손익 반영이 수익성 하락에 일조한 것으로 파악된다.
SK는 반도체 소재 사업에서 저부가 기초소재 부문을 정리하는 대신 반도체 테스트 솔루션 선두주자인 ISC를 인수해 자회사인 ISCM, ITMTC, 프로웰을 편입시키는 등 고부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패키징 기술을 보유한 미국 칩플렛(Chiplet)에 투자했으며 세계 최초 반도체 유리기판 상업화를 준비하고 있는 앱솔릭스는 미국 조지아 1단계 공장 건설이 막바지 단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는 2024년 상반기 비주력 자산 정리로 사업 확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2023년 재점검 과정에서 비주력 자산으로 SK 동남아 투자법인의 보유자산 관련 재조정을 추진했으며 투자법인을 설립한 2018년 이후 총 3조원을 투입한 7사가 매물로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SK가 지분율 4.9%를 보유한 식음료 전문기업 크라운엑스(CrownX), 지분율 6.1%를 보유하고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Vingroup)과 지분율 9.5%의 베트남 재계 2위 마산그룹(Masan Group), 지분율 14.5%를 확보한 베트남 1위 약국 체인 파마시티(Pharmacity) 등을 대상으로 지분 조정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포트폴리오는 2023년 말 협상 과정에서 투자자의 지급보증 요구 등으로 결렬됐다.
국내 시장에서도 SK의 주요 자산 매각설이 제기되고 있다.
SK스페셜티는 자산가치가 5조원 수준으로 평가되며 유동화 방안을 검토했으나 잠정 중단한 상태이다.
동박 생산기업인 SK넥실리스는 투자은행들이 매각을 제안한 단계이고, SK에코플랜트가 1조원을 투입해 인수한 동남아 폐기물 처리 전문기업 테스(TES-AMM)도 잠재 매물로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SK그룹이 유동성 확보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유력 인수후보가 있다면 거래가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SK스페셜티의 산업가스, SK이노베이션에서 인적 분할된 탱크터미널 등 인프라 성격을 가진 사업들이 잠재적 유동성 대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