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은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종료로 백신 등 코로나 특수가 사라졌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바이오 벤처들의 자금 조달난이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항체의약품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mRNA(메신저 리보핵산) 의약품, 유전자‧세포치료제 등 새로운 모달리티(Modality: 의약품이 표적을 타깃하는 방법 및 약물이 약효를 나타내는 방식) 상용화를 위한 임상시험이 세계 각지에서 진행되고 있어 최근의 시장 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코로나 특수 종료에 인플레이션 압박까지…
바이오 의약품 CDMO는 제약기업들의 프로세스 개발과 위탁생산 확대, 제약 기능을 갖추지 않은 신약 개발 벤처의 등장 등을 통해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백신·치료제 연구개발(R&D)이 활성화돼 세계 최대 메이저인 스위스 론자(Lonza)는 2022년 매출액이 약 9조원으로 전년대비 15.0% 급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이 3조13억원으로 91.4%, 영업이익은 9836억원으로 83.1%, 순이익은 7981억원으로 102.8% 증가하며 국내 바이오‧제약기업 최초로 매출액 3조원을 넘어섰다.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CDMO 시장은 2022년 1358억5000만달러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6.1% 성장하며 2325억9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2022년 말부터 글로벌 최대시장인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기준금리 인상이 잇달으면서 스타트업 투자가 침체된 영향으로 일부 바이오 벤처들이 개발품목을 축소하는 등 성장 둔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승인 의약품이 적은 유전자‧세포치료제 등 첨단영역이 큰 타격을 받았으며 WHO(세계보건기구)의 코로나 팬데믹 종료 선언으로 코로나 특수 종료까지 겹치면서 론자와 우시바이오로직스(Wuxi Biologics) 등 CDMO 메이저들의 영업실적이 악화됐고 후지필름(Fujifilm), AGC, JSR 등 첨단 신약 개발을 주도해온 일본 CDMO들도 수익성이 침체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바이오, 메이저 대거 확보 “1조클럽”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 존 림)는 영업이익 1조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적 제약 메이저와의 대규모·장기 CDMO 계약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이 3조6946억원으로 23.1%, 영업이익은 1조1137억원으로 13.2% 증가했다.
2023년 화이자(Pfizer), 노바티스(Novartis) 등 메이저와 대규모 CDMO 계약을 체결하면서 글로벌 톱 20개 제약기업 가운데 총 14곳을 수요기업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누적 수주액이 3조5009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신규·증액 계약은 총 19건이었고, 특히 1000억원 이상 대규모 계약이 9건에 달했다.
4분기에는 송도4공장 가동에 따른 매출이 반영되고 1-3공장의 운영 효율이 높아졌으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판매량 증가와 신제품 출시로
역대 최대 매출 1조735억원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 역시 35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9%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3년 매출 1조203억원, 영업이익 2054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매출은 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4년에도 송도4공장 가동을 통해 역대 최대 영업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2024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946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1.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213억원으로 15.4% 늘어 매출‧영업이익 모두 최대 기록을 갱신했고 순이익은 1794억원으로 26.5% 증가했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별도 기준 매출이 2801억원으로 31.0%, 영업이익은 381억원으로 6% 증가했다.
송도4공장의 매출 기여도가 높아지고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이 성장한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송도4공장 가동률이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 2-4분기에도 영업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2024년 매출 4조1564억원, 증가율 10-15%를 전망하고 있다.
2032년 132만리터 체제 확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4월 가동을 목표로 송도 5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7조5000억원을 투자해 2027년까지 6공장, 2032년까지 7공장 및 8공장, 유틸리티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5-8공장은 생산능력이 각각 18만리터로 2032년 전체 생산능력이 기존 1-4공장 60만4000리터와 합쳐 132만4000리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5-8공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현재 조성하고 있는 제2바이오캠퍼스에 건설하며 5공장은 당초 2025년 9월 완공 예정이었으나 급증하는 수요에 맞추어 공사 기간을 5개월 단축한다.
5공장은 총 3층, 연면적 9만6000평방미터로 1만5000리터 세포 배양기 12개를 도입하며 바이오 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분석·실험실, 중앙 통제실, 창고 등이 들어갈 생산 지원동을 함께 건설하고 있다.
5-8공장은 특정 디자인을 반복해 건축물을 건설하는 쿠키 컷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동일한 디자인과 구조, 기능을 갖는 여러 건물을 효율적으로 건설하고 공장별 생산 절차를 표준화해 인력 순환 배치 측면에서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또 사람이 운반했던 샘플을 중앙 다리(스파인 브릿지)를 통해 다른 건물로 자동으로 이동시킬 수 있도록 로봇이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고 화학물질 무인 충전 시스템 등을 도입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며 고효율 친환경 보일러와 태양광 발전 시스템 등을 통해 탄소 감축에 힘쓸 방침이다.
레코켐과 협업하며 ADC 사업까지 확장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ADC(항체약물접합체) 생산을 목표로 레고켐과 치료제 공동 개발에 나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2월 레고켐바이오와 위탁개발(CDO) 신규 계약을 체결했으며 ADC 치료제 개발에 필수적인 항체 개발에 참여해 세포주 개발(CRO)부터 임상물질 생산 전반에 걸쳐 레고켐바이오에게 CDO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레고켐바이오는 2006년 설립돼 ADC 기술 및 합성신약 분야에서 차별적인 연구개발(R&D)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3년 대장암 등 고형암 대상 ADC 치료제 후보물질 LCB84를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의 자회사 얀센바이오텍(Janssen Biotech)에게 최대 17억달러(2조2400억원)를 받고 기술이전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사상 최대 기술이전이며 레고켐바이오의 누적 기술이전 계약은 총 13건으로 최대 8조7000억원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ADC 의약품 전용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며,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활용해 ADC 링커 및 접합 기술 개발기업 스위스 아라리스바이오텍(Araris Biotec)과 국내 에임드바이오에 투자했다.
ADC 시장은 론자가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우시바이오로직스도 다양한 국가에서 ADC 또는 이중·다중항체 관련 24개의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차세대 바이오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ADC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국내 유망 바이오기업과 협업을 꾸준히 강화할 예정이다.
론자, 차세대 ADC 플랫폼 확보
글로벌 주요 CDMO 메이저들은 경기침체에도 투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론자는 생물접합 강화를 위해 네덜란드 시나픽스(Synaffix)를 인수했다. 시나픽스는 항체에 정확한 숫자의 약물을 정확한 위치에 접합시키는 위치특이적 결합방법을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인 ADC 플랫폼을 갖추고 있으며 종근당과도 협력하고 있다.
이밖에 론자는 버텍스(Vertex Pharmaceuticals)와 1형 당뇨 세포치료제 생산설비 협력 제휴를 체결했으며 국내 ABL 바이오와는 이중특이 항체 개발 제조 협력을 체결했다.
써모피셔사이언티픽(Thermo Fisher Scientific)은 세포 치료제 제조 가속화를 위한 다이나비즈(Dynabeads) 플랫폼을 공개했으며 싱가폴에 무균 충진-포장설비를 건설했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생물접합 서비스 제공을 위한 우시 XDM 케이맨을 독립시켰고, 스위스 지크프리트(Siegfried)는 바이러스 벡터 개발·제조 CDMO를 인수한데 이어 스페인에 약물 생산 개발 센터, 스위스에 약물 성분 연구개발(R&D) 센터를 개소했다.
스웨덴 레시팜(Recipharm)은 검사능력 증진을 위해 종양 용해 바이러스, 바이러스 백신 및 유전자 치료제를 제조해 공정 및 분석 개발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발로직스(Vibalogics)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및 mRNA 임상 생산능력을 제공할 수 있는 아란타바이오(Arranta Bio), 생물학적 임상시험 소재, RNA 및 바이러스 벡터 생산기업 포르투갈의 제니벳(GenIbet)을 인수했다.
독일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은 3억7450만달러를 투자한 새로운 생물 개발센터를 열어 항체 및 치료 단백질을 연구하고 있으며, 머크(Merck)는 mRNA 백신 및 치료제 CDMO인 엑셀리드(Exelead)를 약 7억8000만달러에 인수하고 10년 동안 기술 확장에 5억유로 이상을 추가로 투자하기로 했다. 엑셀리드는 mRNA 치료제의 핵심인 지질 나노입자(LNP) 기반 약물 전달 기술을 포함해 복잡한 주사제를 전문으로 한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