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발행시장이 롯데케미칼(대표 신동빈·이영준·황진구·이훈기)을 주목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2024년 12월 말 1000억원의 기업어음(CP) 만기에 이어 2025년 1월 2000억원의 1년물 만기, 2월과 3월에는 총 3800억 원의 공모채 만기가 도래한다. 잔존 만기채권 규모는 2조원 이상으로 파악된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2013년 이후 발행한 회사채 14개에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3분기 기준 이자 비용 대비 EBITDA(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3개년 누적 평균치가 5배를 하회하면서 사채관리 계약서상 재무비율 유지 의무를 위반했기 때문이다. 3분기 롯데케미칼의 EBITDA는 2977억원, 이자비용은 3197억원으로 이자보상배율이 0.9배를 기록했다.
2018년 이후 신규 증설 누적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수급이 악화한 가운데 중국의 자급률 향상으로 수익성이 저하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시장은 EOD 사유 발생과 관련해 리스크가 크게 확산하진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보유예금 2조원을 포함해 가용 유동 자금으로 4조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롯데그룹 역시 부동산 56조원, 활용가능 예금 15조4000억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EOD 선언이 이루어지면 회수 리스크가 롯데케미칼 뿐만 아니라 롯데케미칼의 보증을 받아 회사채를 발행한 롯데건설 등 그룹 계열사까지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있어 채권 시장은 우려를 완전히 지우지 않은 것으로 판된단다.
2조원대 채권 자체가 심각한 리스크는 아니나 자산 매각이나 증자 등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은 상황으로 평가된다.
또 롯데케미칼이 EOD를 선언하면 롯데건설 채권도 함께 EOD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롯데그룹 차원의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특히, 2025년 초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롯데케미칼 채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OD 이슈가 불거진 만큼 롯데케미칼이 당장 공모 시장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며 보유 현금분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나 현재 상황에서 조달에 나선다면 주가수익스왑(PRS)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
롯데케미칼은 2025년 인도네시아 법인 LOTTE Chemical Indonesia 지분을 활용해 7000억원대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나 11월22일 공시 기준 구체적인 계약조건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롯데케미칼 살리기를 위해 국내 렌터카 시장점유율 1위인 롯데렌탈을 매각할 것이라는 추측을 제기하기도 했다.
롯데렌탈은 매물로 나오면 매각가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롯데렌탈 관계자는 “외부로부터 지분 매각 제안을 받았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윤우성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