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 메가 클러스터 중심 진출 … 전략기술 세액공제로 지원
한국이 글로벌 화학기업들의 유망한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2025년 8월 정부가 주요 석유화학기업 10곳에 대해 NCC(Naphtha Cracking Center) 감축을 요구해 기초화학제품은 설비투자를 기대할 수 없는 반면, 정부가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를 대상으로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제도를 통해 투자액의 30%를 지원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와 LiB(리튬이온전지) 소재 등 정밀화학 분야는 투자가 활발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는 경제 회복을 견인할 수 있는 AI(인공지능) 반도체를 대상으로 인프라 정비 및 세액공제를 지원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시장은 2025년 들어 AI 반도체와 HBM(광대역 메모리) 수요 호조를 타고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성장을 이끌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반도체 메이저 2사는 정부 지원 아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에도 나서고 있다. 정부는 2024년 1월 평택과 용인 일대에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구상을 공개했고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관련기업들은 2047년까지 622조원을 투입해 반도체 공장과 연구개발센터를 신규 건설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소재를 공급하는 일본 등 글로벌 화학기업들도 한국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닛산케미칼(Nissan Chemical)은 한국법인 NCK의 평택공장을 풀가동하며 반도체 광리소그래피용 반사 방지제, 극자외선(EUV)용 하층막, 다층 소재를 생산하고 있으며 2023년 당진공장도 완공했다. 당진공장은 아직 생산품목이 많지 않으나 수요기업의 승인을 얻으면서 가동률을 점차 높일 예정이다.
JX금속(JX Metal)은 한국법인 한국제이엑스금속을 통해 평택공장에서 스파터링 타깃 가공을 실시하고 있다. JX금속의 반도체용 스파터링 타깃은 최첨단 시스템 반도체 및 메모리 반도체 장치 제조에 사용되며 평택공장은 이미 풀가동에 가까운 상태여서 2025년 말 증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제조장치용 세라믹을 공급하는 미국 쿠어스텍(CoorsTek)은 구미공장 가동률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최근 HBM 등 반도체 고도화에 따라 강성, 내열성 등 부품에 요구되는 특성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으로, 최첨단 반도체 프로세스용 커스텀 공급체제를 구축함으로써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 출하량을 늘리고 있다. 아울러 한국에서 축적한 경험을 활용해 반도체 소재 수출도 추진할 예정이며 인디아를 유력 후보지로 주목하고 있다.
인디아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마찰 속에서 새로운 성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인디아 정부 뿐만 아니라 재벌기업들도 반도체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화학기업 뿐만 아니라 화학상사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으며 소지츠(Sojitz)는 그룹 차원에서 일본기업들이 한국에서 생산한 반도체용 소재를 인디아에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TOK는 일본기업 중 가장 이른 2012년에 한국에서 레지스트 현지생산에 나서 현재도 인천공장에서 수요기업 밀착형 개발 및 생산체제를 활용해 한국 수요기업들의 니즈에 맞추어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인천공장의 남은 부지에 출하 전 품질 확인을 위한 검사동을 건설했으며 평택에서도 약 5만평방미터 부지를 취득함으로써 AI 반도체용 고순도 화학제품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평택에서는 중장기적으로 레지스트 생산도 추진할 예정이다.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은 원래 한국에서 디스플레이 소재를 주력 공급했으나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의 중심이 중국으로 옮겨감에 따라 반도체 세정공정용 액체 화학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추가적인 사업 확대를 위해 액침 ArF(불화아르곤), EUV용 레지스트 생산라인을 잇따라 완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EUV 레지스트는 2024년 말 양산을 시작해 AI 연산과 기억용 반도체를 대상으로 각각 채용실적을 거두었다.
후지필름(Fujifilm)은 빛을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이미지센서용 소재를 생산하고 있는 평택공장에서 EUV 레지스트와 현상액 생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 시즈오카(Shizuoka) 공장 생산제품으로 국내 수요기업으로부터 인증을 취득했기 때문에 평택공장 생산제품도 조만간 한국 수요기업에게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JSR은 한국에서 그동안 디스플레이 소재만 생산했으나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최첨단 EUV 레지스트인 금속 산화물 레지스트를 생산할 예정이다. 세계적으로 미국에 이어 2번째로 건설하는 금속 산화물 레지스트 공장으로 알려졌다.
듀폰(DuPont)은 2019년 일본이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를 강화한 천안공장에서 이래 EUV 레지스트를 생산하고 있다. EUV 노광기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장치이지만 ArF 액침 차세대 레지스트 개발 니즈가 많아 앞으로 EUV와 ArF 액침 사업 모두 강화할 예정이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를 형성할 때 사용하는 주요 소재 중 하나이며 디지털 기기 고기능화, 자율주행 등 고도의 정보처리가 요구되는 기술 혁신에 맞추어 단위면적당 탑재가 가능한 반도체 소자 수가 늘어나는데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