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산이 밀물처럼 밀려 들어오면서 화학기업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다. 석유화학은 최근 들어 나타난 현상이나 플래스틱이나 정밀화학, 무기화학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국만의 문제도 아니며 미국이나 유럽, 일본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세계 모든 나라에서 중국산이 판을 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10-20년 전만 하더라도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국산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밖에 없었으나 최근에는 중국도 인건비가 많이 올라 인력 코스트에 있어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산이 강세를 떨치는 것은 로봇화가 뒷면에 자리하고 있다. 인건비가 오르면서 생산현장이나 물류 작업을 로봇화해 인건비를 대폭 낮춤은 물론 자동화함으로써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로봇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그리 큰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노조에 가로막혀 로봇화가 매우 느리게 진행되고 있고, 중소기업들은 기술이나 자금이 부족해 로봇화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가 나서 해결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나 이재명 정부는 노조 편향적이어서 대기업들의 로봇화를 지원하기 힘들고, 선거철 표를 의식한 나머지 파주기식 지원을 남발함으로써 중소기업들도 기술이나 자금을 지원받기 힘든 상태이다.
하지만, 로봇화에 AI를 접목하면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고, 근로자의 숙련도와 무관하게 항상 일정한 품질과 정확도를 높여 오류를 줄이고 품질을 높일 수 있으며, 위험하고 힘든 작업을 로봇이 대신 수행함으로써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즉, 로봇화는 인력 부족 해소, 생산성 향상, 품질 안정화, 제조 데이터 축적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미래형 생산체계 구축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중국이 인건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로봇화를 서둘렀기 때문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일반 제조공장이 사람 없이 가동하고 물류창고도 모두 로봇이 대신함으로써 코스트를 낮추고 효율성을 끌어올린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사람 그림자도 찾을 수 없는 공장이나 물류창고가 수두룩하다고 한다.
중국은 산업용 로봇에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장착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산업용 로봇은 자동차, 반도체, 조선을 중심으로 산업 현장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머지않아 화학공장도 자동화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휴머노이드 로봇도 마찬가지로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30년 34억달러로 성장하고 2050년에는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의 30%를 중국이 보유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유량도 2030년 25만2000대에서 2050년 3억200만대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화학산업은 석유화학·석유정제가 중앙집중식 자동화 체계를 갖추고 있으나 플래스틱, 정밀화학 등 배치식 공장들은 아직도 로봇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경쟁력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물류창고도 마찬가지로 인력에 의존함으로써 코스트가 높고 안전성이 낮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로봇·AI 관련 인프라 투자에 대한 규제는 물론 정책적 지원이 없어 공장·물류의 스마트화·로봇화를 유인하지 못하고 있고, 경영자들도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공장을 돌릴 수 없다고 아우성치면서도 투자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스마트화·로봇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좌우할 결정적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