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최적화부터 의사결정 지원까지 적용 확장
AI(인공지능)는 석유화학산업의 보조도구에서 핵심 동력으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석유 및 가스 분야에서는 탐사, 시추, 정제 및 파이프라인 유지보수에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아람코(Saudi Aramco)는 핵심 사업에 약 500개의 AI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해 연간 30억-50억달러의 수익을 올릴 에정이며, BP는 AI를 활용해 유정 분출 감지 정확도를 98%까지 향상시키고 신규 유정의 시추속도를 90%까지 높이는데 성공했다.
지능형 시스템은 생산 현장의 상황 인식 및 실행 측면에서 엔드 투 엔드(End to End) 연계 및 자동화된 최적화를 더욱 촉진하고 있다.
현재 AI 보급이 가장 많이 진전된 분야는 공정 최적화로 평가된다.
미국 힐렌브랜드(Hillenbrand)가 2012년 인수한 독일 코페리온(Coperion)은 C-BEYOND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석유화학 공정을 대상으로 한 AI 알고리즘과 라이프 사이클 관리를 통합했다.
C-BEYOND 디지털 플랫폼으로 플래스틱 압출기 부품의 유지보수 시기를 예측하고 있으며 성형제품 1킬로그램당 에너지 소비량 및 탄소 배출량을 미리 계산해 수요기업의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에 맞추어 정량화 가능한 생산지표를 제공하고 있다.
클라리언트(Clariant) 촉매 사업부는 Shanghai Secco Petrochemical과 10년 계약을 체결하고 에틸렌(Ethylene) 90만톤 크래커에 AI 디지털 서비스 CLARITY를 공급해 촉매 관리의 지능적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화웨이(Huawei)가 AI 스마트 화학 솔루션을 출시하며 정유 및 화학공장의 지능형 운영을 촉진하고 있으며, Sichuan Yingying New Materials는 1,4-BDO(Butanediol) 15만톤 플랜트를 디지털 및 지능형 관리로 최적화해 가동률 90% 이상 및 순도 99.9% 이상을 달성했다.
LG화학, AI 혁신 통해 모든 공정 자동화
AI의 적용 범위는 단일단계 생산 최적화에서 공정 흐름, 품질 관리, 공급망 관리로 확장되고 있다.
LG화학은 2025년 AI 혁신(AX)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지능형 네이티브 시스템을 활용함으로써 제조 및 비제조부문 모두에서 공정을 자동화하고 효율성을 향상시켰다.

제조부문에서는 AI 시스템이 수백가지의 공정 운영 및 환경 조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잠재적인 품질 문제를 예측하면 신속하게 대응하는 방식으로 매개변수를 조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SAP(Super Absorbent Polymer) 물성 예측에 AI를 도입한 사례가 주목된다.
LG화학은 기저귀 등 위생용품을 생산하는 수요기업의 최종제품 가공이 용이하도록 AI로 SAP의 적정 함수율(물을 머금는 정도)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SAP는 함수율이 낮으면 공정 중 미분이 발생해 가공이 어렵고, 함수율이 높으면 수분 흡수 성능이 저하되는 과제가 있다.
이밖에 NCC(Naphtha Cracking Center) 등 복잡한 석유화학 생산 과정에 AI 스케줄러를 도입함으로써 원료 수급부터 생산까지 일정을 최적화하고 있다.
또 축열식 소각로(RTO) 등의 설비 이상을 사전 예측하기 위해 디지털 트윈을 구현해 활용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기계, 장비 등을 실제와 같은 조건으로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하는 기술이다.
비제조부문에서는 AI가 계약 검토, 경력 계획, 번역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지능형 관리를 실현했다.
또 플레어스택에 이상감지 시스템을 도입해 복잡했던 수동작업을 AI 자율처리로 성공적으로 전환하고 생산 효율성과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에쓰오일, 조달 효율화 위해 AI 에이전트 개발
에쓰오일은 2026년 1월 AX의 일환으로 구매‧조달 분야의 핵심 업무 효율화를 위해 자체 개발한 AI 에이전트를 도입했다.
자체 개발한 AI 에이전트로, 사람의 개입 없이 자재 데이터를 처리하는 자동화 시스템이며 공급기업이 제공하는 도면과 설명서 등 비정형 문서를 분석해 필요한 핵심 정보를 추출하고 표준화된 기준에 맞추어 자재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에 자동으로 등록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AI 에이전트 도입을 위해 최신 기술을 복합적으로 적용했다.
문서 인식에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화하고, 자재 데이터 생성에는 GPT 기반의 생성형 AI 모델을 적용해 기존 수작업 방식에서 발생할 수 있는 휴먼 에러를 최소화함으로써 업무 정확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AI 에이전트 도입으로 5000시간 이상의 업무 처리시간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데이터 학습과 검증을 통해 8만건에 달하는 자재 데이터의 중복과 오류를 제거함으로써 데이터 정합성을 크게 개선할 계획이다.
AI 에이전트는 2026년 하반기 완공을 앞둔 샤힌 프로젝트에도 투입해 효율적인 자재 수급과 관리를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에쓰오일은 AI 활용 플레어스택 기술을 도입하고 공정 안전관리 고도화, 설비투자 비용 예측에도 AI를 적극 활용해 효율성을 제고할 예정이다.
친환경 블루수소 생산도 최적화
AI는 신재생에너지 시스템 및 전력망 운영, 이산화탄소(CO2) 포집‧저장‧활용(CCUS)에도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립에너지기술연구소(NETL)는 인공신경망(ANN) 기반의 블루수소 생산 최적화 방법을 고안했다.
SMR(소형모듈원전)-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공정과 고급 알고리즘을 통합함으로써 수소 생산의 균등화 비용(LCOH)을 킬로그램당 0.93달러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샤르자(Sharjah) 대학교 연구팀은 수소 에너지 밸류체인 최적화 과정에 AI를 활용해 탄소 포집 효율을 20% 향상시키고 에너지 소비를 15% 절감하는 2가지 성과를 달성했다.
나아가 머신러닝 모델을 통해 흡착 소재, 멤브레인 소재, 촉매 선별 과정을 가속화함으로써 26만개의 잠재적 소재 구조에 대한 평가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CCUS 시스템의 경제적 타당성과 환경 친화성을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젠타(Syngenta)는 작물보호 사업부에서 미국 엔코(Enko)와 협력해 새로운 살균제를 개발하고 현장 시험단계에 진입했다.
엔코는 AI 기술로 지속가능하고 효과적인 살충제, 제초제 등 작물보호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신젠타는 엔코와 협력해 살충제 개발에 AI를 적용할 예정이다.
신소재 연구개발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
AI 에이전트 시스템은 다국어 문헌 데이터를 통합하고 정보 소스를 자율적으로 확장함으로써 소재 선별 효율을 향상시키고 탐색 시간을 60-70% 단축할 수 있다.
일본 스미토모고무(Sumitomo Rubber)는 NEC와 협력해 유사 양자 어닐링 기술로 지능형 배합 예측 시스템을 개발하고 타이어 소재 연구개발(R&D)에 활용하고 있다.
AI가 생성한 배합은 목표 성능 요건의 90% 이상을 충족했고 일부 연구개발 주기를 95%까지 단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는 소재 재활용 및 재사용을 위해 머신러닝과 고처리량 실험을 결합함으로써 91개의 새로운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가수분해효소를 성공적으로 발견했다.
발견한 효소 중 4개는 낮은 pH 및 결정질 PET 조건에서 LCC-ICCG보다 높은 활성을 보여 PET 가수분해효소의 성능과 적용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플래스틱 재활용을 위한 새로운 기술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바이엘(Bayer) 자회사인 AskBio와 Viralgen은 AI를 활용해 신약 개발 프로세스를 개선함으로써 개발 주기를 크게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하는데 성공했다.
중국 충칭(Chongqing) 교통대 연구팀은 CNN-LSTM 딥러닝 모델을 개발하고 CFRP(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의 수분 흡수 거동을 예측하고 있다.
해당 모델의 예측 오차(MSE)는 8.48×10⁻⁷에 불과하며 소재 물성 모델링에서 AI의 강력한 잠재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되고 있다.
영국 하트퍼드셔(Hertfordshire) 대학교와 루마니아 대학의 연구에서도 XGBoost 또는 회귀신경망 모델이 복합소재의 피로 수명 및 기계적 물성 예측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시뮬레이션 시간을 기존 34.5초에서 0.6초로 단축함으로써 계산 효율성과 예측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산적한 과제 해결 위해서는 정부 지원 “필수”
다만, 석유화학산업에서 AI를 응용하는 데에는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먼저 낮은 데이터 품질과 모델의 제어 불가능성은 AI 기술의 심층적인 적용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AI 모델의 블랙박스 특성은 산업 현장에서의 해석 가능성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
아울러 이종산업 간 기술 통합이 어려운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AI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생산공정, 장비 시스템 및 기술 지식과의 심층적인 통합을 통해 적용돼야 한다.
일례로 플래스틱 및 고무 분야에서 AI 스마트 공정이 상당한 진전을 이룬 상태이지만 보다 광범위한 도입을 위해서는 기존 장비 및 제어 시스템과의 호환성 문제를 해결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아울러 석유 탐사 분야에서 튀니지의 튀니스(Tunis) 대학에서 개발한 AI 예측모델이 사례 연구에서 예측값과 실제 데이터 간 95%의 일치율을 보였지만 해당 기술의 광범위한 도입을 위해서는 지질 데이터의 복잡성과 역동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AI는 석유화학산업의 스마트 제조, 친환경 전환, 신소재 연구개발 분야에서 큰 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석유화학 분야의 AI 도입을 목표로 기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데이터 거버넌스와 모델의 신뢰성을 강화하고 검증 가능한 고품질 산업 데이터 세트를 구축하며 핵심 공정에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 기술을 적용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아울러 석유화학기업 단독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융합인재 양성과 산‧학‧연 융합을 도모하고 공동으로 AI 연구개발을 실시하도록 장려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산업 차원의 AI 적용 표준 및 규제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AI 시스템의 보안 및 규정 준수를 강화하고 기술 오용 및 데이터 유출 위험을 방지할 것이 요구된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