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2000년 2년동안 바이오 벤처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일본을 수적으로 크게 압도하는 수준에 올라섰으나 앞으로는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기업들이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고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전략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탈락하는 것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1999년 바이오 벤처 창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350여개사가 사업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00년에는 3일에 1개꼴인 120여개 벤처가 탄생했다. 인간지놈프로젝트(HGP)가 급진전하며 바이오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됐고, 정부가 바이오산업 육성 의지를 내보이자 대학교수와 연구원들이 대거 창업에 나선 것이다. 현재 국내 대기업들이 바이오산업을 21세기를 이끌 주도산업으로 판단하고 바이오 투자를 확대하거나 혹은 신규 참여하는 등 관심을 높이고 있지만 국내 바이오산업은 벤처가 선도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으며 실제로 벤처들이 많은 연구개발비를 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오 기술과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 벤처가 발전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으며 특히, 양적으로도 더욱 성장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스톡옵션 등 회사가 이룬 성과가 직접적으로 배분되는 벤처야말로 고급 과학인력을 산업계에 끌어들이는 최선의 방법이고 바이오를 지식산업화하는 지름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의 내용과 성장성을 이해하는 투자자의 자금을 받아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성과를 투자자와 함께 나누기 때문에 모든 일이 자기책임 아래 진행될 수 있고 따라서 성공 가능성도 매우 높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는 우물안 개구리 신세를 벗어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국내가 아닌 세계를 상대로 경쟁하려면 서둘러 몇가지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술이 문제로 지식집약적 산업인 바이오산업은 특허 즉 기술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 통용되는 기술을 1건 확보하면 기업가치가 획기적으로 올라가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1986년부터 1999년까지 미국에 등록된 바이오 특허에서 한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0.5%(82건)에 머무르고 있다. 정부산하 연구기관 등이 분석한 보고서에는 국내 바이오기술 수준이 선진국의 50-80%에 이르고 있다고 기록하고 있지만 특허에 한정하면 한국의 기술수준은 미국(1만2790건)의 0.64%, 일본(2069건)의 3.96%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기초기술을 생산하는 대학과 밀접하게 연결된 문제지만 대학교수 창업이 급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벤처들은 앞으로 '경쟁력있는' 특허를 확보하기 위해 한층 더 노력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연구비의 원천인 자본을 원활하게 조달하기 위해서도 특허 확보는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글로벌화에도 역량을 쏟아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바이오는 세계 각지에 존재하는 '생물'을 다루는 글로벌 비즈니스이고, 국내수요만을 겨냥해서는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에 세계를 겨냥한 사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이 지닌 기술의 수요자가 주로 대기업이지만 국내 대기업만으로는 수요가 턱없이 모자라 거대 다국적 회사에 기술과 상품을 공급하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바이오 벤처가 급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벤처캐피털이라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털들은 바이오산업의 높은 성장성을 간파하고 적극적으로 벤처에 투자하며 창업을 후방에서 지원했기 때문에 350여개에 이르는 바이오 벤처가 생겨한 것이다. 벤처캐피털은 벤처기업에 꼭 필요한 집단이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한 벤처 육성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백화점식으로 온갖 벤처에 골고루 나눠 자금을 투자하기 보다는 기술력 등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물건'을 선별해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벤처캐피털의 투자효율성도 높아지고 유망 벤처기업도 한눈 팔지않고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시장을 흐려놓는 '무늬만 바이오' 벤처도 자연스럽게 걸러낼 수 있다. 바이오는 IT와는 달리 시장에 진입하는데 5-10년이라는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더욱 설득력이 있다. 벤처캐피털들은 결국 정확한 기술가치 평가능력을 확보해 바이오 전문가 충원은 물론 전문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해외 기술동향 및 정보 수집능력을 키워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Chemical Daily News 2001/08/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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