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필요로 하는 신물질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최초로 개발됐다. 서울대 화학부 <동력학적 반응유도 연구단>의 김명수(53) 교수팀은 1월15일 분자 형태에 따른 화학반응 차이와 관련된 연구논문이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Nature 최신호(2002년 1월17일자)에 게재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과학기술부(장관 김영환) 창의적연구진흥사업의 일환으로 1997년부터 지원받아온 과제이다. 기존에는 화학적으로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면 온도와 압력을 변화시키거나 많은 경우에 촉매를 사용해왔다. 이런 사례는 암모니아 합성이나 석유화학 공정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김명수 교수팀의 "동력학적 반응 컨트롤(dynamic control)"은 분자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구조와 상태, 레이저의 특성 등을 활용하는 첨단과학적 화학반응 컨트롤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분자의 형태(conformation)는 화학결합을 축으로 한 매우 자유로운 내부 회전에 의해 나타나는 다양한 삼차원적 구조로 단백질이 응고하거나 광우병에서 볼 수 있는 프리온 구조변화 등도 분자형태 변화에 해당하는 것이다. 상온에서는 분자의 내부 회전이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분자는 다양한 형태를 가질 수 있다. 종래에는 화학계에서 분자의 형태에 따라 화학반응이 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왔지만, 상온에서 분자의 형태가 계속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가정을 실험적으로 확실하게 입증하는 것이 힘들었다. 김명수 교수팀은 1-요오드화 프로판 분자를 1기압에서 진공으로 초음속 팽창시켜 영하 240도의 기체상태로 냉각시켰다. 저온에서 분자는 고쉐(gauche)와 안티(anti) 2가지 형태로 존재하며 내부 에너지가 없어 내부 회전도 전혀 없게 된다. 2가지 형태가 섞여 있는 기체 혼합물에 133.94nm의 진공자외선 레이저를 쪼아 전자를 1개 떼어내면 내부 회전이 전혀 없는 고쉐 양이온이, 그리고 133.72nm 레이저를 쪼이면 안티 양이온이 선택적으로 만들어진다. 즉, 레이저 파장을 미세하게 바꿈으로써 1가지 형태의 양이온만 만들어낸 것이다. 여기에 다시 가시광선 레이저를 쏘아 요오드를 떼어냄으로써 분자구조가 완전히 다른 생성물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연구결과는 가설로만 존재해왔던 분자의 형태에 따라 화학반응이 다를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아울러, 화학반응 컨트롤의 새로운 방법을 개발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연구진은 연구결과가 장기적으로는 신물질 합성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함은 물론이고, 단백질의 아미노산 순서 결정 등과 같이 물질의 특성 분석법 등에 활용될 수 있으며, 분자속의 특정부위를 선택적으로 바꾸어주는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hemical Daily News 2002/0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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