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연일 폭등세를 보여 국내 석유화학기업 관계자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2002년 들어 1월 중순까지도 고개를 들지 못하던 국제시세가 2월 중순부터 꿈틀대더니 3월 들어서는 매주 30-50달러 오르는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에틸렌 및 프로필렌 가격이 톤당 400달러 선을 넘어섰고, SM 가격은 500달러 중반을 넘어 기염을 토하고 있다. 여기에 LDPE를 비롯한 HDPE, PP, PVC 등 범용 합성수지 가격도 톤당 500달러 중반대를 보이고 있으며, Styrenic Resin은 PS가 600달러, ABS가 700달러 후반을 형성하고 있다. 합성수지 가격이 매주 30-50달러씩 상승한 것은 근래에는 보기 드문 현상으로 1994년 및 1997년의 호황시기를 연상하게 하고 있다. 1994년에는 1991-93년의 장기불황에 따른 반발심리에 미국의 호경기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폭등했으며, 1997년에는 1994-95년의 호황에 따른 1996년의 하락세가 반전되면서 석유화학 전반에 걸쳐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벌어졌었다. 2002년 3월 들어서면서 나타난 가격폭등은 1994년과 상당히 유사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1997년 상반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동남아 경제위기가 하반기에 동아시아로 급속히 확산되고 미국경제의 하락세가 세계경제를 곤두박질치게 한 상태에서 2001년에는 9.11 미국 테러사태로 세계경제 전체가 질곡으로 빠져드는 듯한 느낌을 주었으나, 2002년 들어 세계경제가 침체의 그늘을 벗어나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징후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추세가 그대로 진행된다면 에틸렌 및 프로필렌은 톤당 500달러를 넘어설 것이 분명하고, 범용 합성수지 가격도 600달러를 넘어 700달러에 근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3월 들어서는 가격 상승폭이 매우 커 수요가 대폭 신장하게 되면 합성수지 가격이 800달러 안팎까지 상승할 수도 있는 것으로 예상될 정도이다. 물론 월드컵 개최의 영향으로 울산단지의 정기보수가 하반기로 순연됨으로써 정기보수 집중에 따르는 공급부족 및 가수요 현상이 상당히 완화되고, 중동 및 동남아의 석유화학 공급과잉이 상당해 가격폭등으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합성수지 가격이 폭등하면 가수요가 불붙었던 중국이 과거와 같은 구매형태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도 가격상승을 일정부분 제어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또 미국경제가 9.11 테러사태의 후유증을 일정부분 수습하고 회복징후를 보이고 있으나 과거와 같은 건강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여지고, 유럽경제 또한 양호한 상태는 아니라는 점이다. 즉, 세계경제가 회복되더라도 일시적으로 가격이 폭등할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폭등세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1994년에 비해 한국 석유화학기업들에게는 덜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장기간 강세를 보여 부진했던 경영실적을 한번에 만회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국내기업들을 애타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2002년은 2000-01년의 침체국면을 벗어나 좋은 실적을 기대해도 될 정도로 석유화학 경기가 되살아날 것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조급해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상승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폭등세를 유발하기 위해 지나치게 가동률을 낮추거나 수출물량을 조절해 수요선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가격이 폭등하면 일시적으로는 좋을 지 모르나 거래에는 상대가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나쁜 인상을 가지지 않도록 장기 거래선을 유지하는데 각별한 신경을 쓸 것을 당부하고 싶다. 합성수지 수출물량의 50% 이상이 중국으로 유입되고 있고, 중국이 자급을 서두르고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는 것이다. 화창한 봄날을 맞이하고 있는 석유화학의 환한 웃음이 오래 지속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래프, 표:<석유화학제품 가격추이(2002)> <화학저널 2002/3/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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