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살 길 가운데 하나는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 성장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유럽 물류 중심지인 네덜란드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유럽시장의 7%에 불과한 네덜란드와 벨기에에 유럽 물류센터의 70%가 몰려 있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네덜란드 사례를 연구하면 중국이나 일본보다 시장이 작은 한국이 동북아 물류기지가 될 수 있는 비결을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무역협회가 주최해 강원도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신무역전략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동북아 물류 중심지] 비전을 21세기 국가발전 대안으로 삼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남덕우 전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세계의 생산기지가 되고 있는 중국 제조업과 경쟁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우리의 살 길 가운데 하나는 동북아 물류 중심지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효율적인 물류 중심지를 만들면 다국적기업이 몰려들 것이고 그렇게 되면 통신, 금융 등 서비스업이 확산되고 첨단기술제품 생산기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건호 무역협회 부회장도 동북아 물류 중심지가 21세기 우리의 유일안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남덕우 전 총리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은 지난 7년 동안 노동쟁의로 인한 손실일수가 겨우 2일이었고, Antwerp는 15년 동안 단 하루였다는 점에서 안정된 노사관계를 네덜란드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나라 전체가 경제자유지역이며 내국인과 외국에 대한 차별이나 투자에 대한 법적 제한이 전혀 없는 나라라고 소개했다. 전일수 인천대 교수는 "네덜란드는 48시간 안에 유럽의 어떤 도시와도 접근 가능한 효율적인 운송 네트워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외국자본이 네덜란드를 선택한 것이며, 정보기술(IT) 기반을 전제로 네덜란드처럼 세계적인 물류 전문기업을 유치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네덜란드의 HIDC처럼 국제물류센터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기획단(장관급)을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하자는 의견과 네덜란드 정부정책의 일관성과 높은 국제화 수준을 배우자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J. P. 라머스 주한 네덜란드 투자진흥청 대표는 "한국은 지리적으로 자연스럽게 아시아 관문이 될 수는 없어 물류 중심지가 되려면 일본보다 접근성이 좋아야 하고, 중국보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해야 하며, 싱가폴이나 홍콩보다 국내시장이 더욱 커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토론회에는 전윤철 경제부총리와 제프리 존스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이용태 삼보컴퓨터 회장 등 관계와 재계·학계의 최고 전문가 60여명이 참석했다. <Chemical Daily News 2002/07/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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