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의 전운이 고조됨에 따라 석유시장이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02년 겨울에 재고감소로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유가상승이 소비감소로 이어지면 세계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그 만큼 높아진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IEA는 세계 석유 공급량이 크게 줄고 있으며 공급감소 상태가 유지되면 석유 재고량이 1999년만큼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져 2002년 겨울에 유가가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1999년에는 산유국들이 감산에 나서면서 석유 재고가 갑자기 줄어 국제유가가 연초 배럴당 12달러 선에서 2000년 9월에는 37달러 대까지 올랐다. IEA에 따르면, 2002년 4/4분기에 세계 석유 수요량은 3/4분기 보다 하루 160만배럴 정도 증가한 781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보이나 8월 산유량은 전달에 비해 하루 58만배럴 줄어든 7610만배럴에 그쳤다. 즉, 산유국이 증산에 나서지 않으면 4/4분기부터는 심각한 수급불균형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석유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은 산유국들이 미국의 이라크 공습이라는 전쟁 프리미엄으로 유가가 오를 것에 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 재고량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로 9월11일 공개된 미국의 주간 석유 재고는 전주에 비해 1.6% 줄어든 2억9300만배럴로 2002년 평균 재고량인 3억500만배럴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7월 석유 재고도 전달에 비해 2100만배럴 줄어든 26억2000만배럴에 그쳤다. IEA는 유가를 잡기 위해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 쿠웨이트를 비롯한 OPEC 회원국들은 산유량을 늘리는데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의 유가가 적정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는 2002년 들어 40% 이상 뛰어 9월11일 현재 서부텍사스중질유(WTI)와 북해산 Brent유는 각각 배럴당 29.77달러, 28.56달러로 30달러의 문턱에 다다른 상태이다. 석유의 수급불균형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이라크 전쟁이 시작되면 유가는 배럴당 40달러를 넘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유가가 급등하면 세계경제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질 것이며 최악에는 더블딥을 유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가상승은 물가수준을 올리고 가계의 에너지비용 부담을 늘려 결과적으로 소비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수익성과 투자활동이 완전하게 살아나지 않은 상태에서 소비마저 줄어들면 경제는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근 유럽연합(EU)은 2002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2% 수준에서 1%로 하향조정했다. 미국 역시 경제성장률이 당초 기대에 못미치는 2% 이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이 그나마 좋아 5.5% 정도의 경제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미국이 유가급등으로 상처를 입으면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Chemical Daily News 2002/0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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