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하자니 회사 걱정되고 찬성하자니 소송에 휘말릴 것 같고” SK글로벌 경영정상화를 위해 출자전환 여부를 놓고 SK 사외이사들이 고민하고 있다.손길승 SK그룹 회장과 김승유 하나은행장이 SK 출자전환 규모를 8500억원에 합의한 뒤 출자전환을 최종 승인해야 할 SK 사외이사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출자전환안을 승인하지 않으면 SK글로벌이 청산될 위기에 처하게 되고 승인하면 SK 노동조합과 최대주주 소버린자산운용 등이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고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당초 SK가 1조원 규모 매출채권을 출자전환해 주지 않으면 SK글로벌을 청산하겠다고 몰아붙이다 8500억원 선으로 낮추어 합의를 했다. 만약 SK 이사들이 8500억원 규모 출자전환안을 부결한다면 SK글로벌은 청산절차를 밟게 될 것이 뻔한 상황이다. 반면, SK 노조는 만약 8500억원 출자전환을 의결하면 이사진을 배임혐의로 고발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히면서 6월4일 고발 내용을 고지하는 내용증명서를 사내외 이사 9명에게 발송하기까지 했다. SK 대주주인 소버린자산운용도 기업관련 소송에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법무법인 명인을 법률자문사로 선정했다고 발표해 법적 대응 방침을 강력히 시사하면서 이사진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밖에 SK 소액주주연합회와 참여연대 등도 SK글로벌에 계열사가 부당하게 지원할 때는 이사들에 대한 법적 대응도 가능함을 시사하면서 압박강도를 높였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해당사자들이 각자 목소리를 높이며 압박 강도를 높이자 사외이사들은 신변 위협까지 느낄 지경이라며 심한 심리적 부담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SK 사외이사들은 대부분 변호사나 교수 등 안정된 직업을 가진 전문가들인데 고발당하면서까지 사외이사직을 유지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전했다. SK 사외이사들은 대부분 외부와 연락을 끊고 매출채권 출자전환안 승인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SK 사외이사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최선의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현재 SK 이사회는 최태원 회장, 손길승 회장, 김창근 사장, 황두열 부회장, 유정준 전무 등 사내이사 5명과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최태원 회장이 이사회에 참석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2명 이상의 사외이사가 동의해야 이사회 의결이 가능하다. SK 이사회는 이번 주 중 개최될 것으로 알려졌다. <Chemical Journal 2003/06/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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