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요구 대응 직장폐쇄 … 노조원 원료 탑에 올라가 철야농성 경북 김천공단에 입주한 한국오웬스코닝이 한국식 노조파업을 견디지 못하고 직장폐쇄에 들어가 파장이 예상된다.한국오웬스코닝(대표 James Blaszcyk)은 노조의 인사ㆍ경영권 참여와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에 맞서 7월19일 오전 김천공장에 대해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오웬스코닝은 유리섬유 및 플래스틱 수지로 자동차부품, 건축자재, 운송, 전기ㆍ전자, 군사시설, 항공우주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는 최첨단 복합소재를 생산하고 있어 국내 관련기업까지 잇따른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오웬스코닝 노조(위원장 이성용)는 4월15일부터 7월18일까지 임금(기본급+수당) 20% 인상과 고용보장을 위한 경영권 참여, 주 40시간 노동 등을 요구하며 22차례에 걸쳐 임금ㆍ단체협상을 벌였으나 회사 측과 합의를 보지 못했다. 노조는 6월25일 이후 3차례의 4시간 부분파업과 1차례의 2시간 부분파업 등 합법적인 쟁의행위로 조업 차질을 주지 않았으나, 회사가 용융로 주변기기를 끄는 강경한 대응을 보이면서 노조 와해를 유도했다는 입장이다. 또 사전통지도 없이 직장폐쇄를 신고하고 사설 경비회사 직원을 투입하는 바람에 일부 마찰도 있었다고 전했다. 노조위원장 등 노동자 4명은 19일부터 48m 높이의 원료 보관타워에 올라가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노조가 석달 동안 부분파업과 태업을 번갈아 벌이면서 로(爐)산업의 특성상 1일 손실만도 2억원에 이르렀고 7월1일부터는 아예 생산량이 제로로 떨어져 직장폐쇄 조치가 불가피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2002년 기본급과 수당을 포함해 25%의 임금인상이 있었던 만큼 2003년에는 7% 이상의 인상은 어려우며, 노동시간 단축은 주5일 근무제 시행과 속도를 맞추겠다는 안을 내놓았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에서 요구하는 고용보장은 회사가 분할되거나 이전, 업종전환, 심지어 문을 닫아야 할 시점에도 모든 부분에서 노조와 합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러한 경영권 보장요구는 노사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미국 본사의 뜻”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외국계 경영진은 선례가 없는 한국 노조의 경영권 참여 요구 등을 도저히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1990년 회사 설립 이후 노사문제에 심각한 갈등이 없었고 재무상태나 직원 복리후생 면에서는 오히려 우수한 편인데도 노조가 막무가내식 교섭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소속 노동조합연맹(민주노총)에 의해 희생양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7월23일 오후에는 민주노총 대경본부 산하 단위 노조원 등 300명이 가세해 오웬스코닝 공장 앞에서 직장폐쇄와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웬스코닝은 노조파업으로 지금까지 매출액 기준 70억-80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격적인 직장폐쇄 조치로 전체 생산물량 5만8000톤 가운데 40%를 차지하는 동남아시아, 미국, 유럽으로의 수출도 사실상 중단됐다. 한국오웬스코닝은 당초 LG화학, 일본 Asahi Glass, 미국 Owens Corning의 합작기업으로 출발했으나 외환위기 때 Owens Corning으로 70%의 지분이 넘어갔다. Owens Corning은 오하이오주에 본사를 두고 세계 40여곳에 계열사를 두고 있으며, 한국법인의 전체직원 260여명 가운데 노조원은 약 210명이다. <조인경 기자> <Chemical Journal 2003/07/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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