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외국기업 행정소송에 공정위 손들어 … 불공정 근절 흑연전극봉 카르텔을 결성해 국내기업에 피해를 입힌 혐의로 제재를 받았던 독일과 일본 기업들이 서울고등법원에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또다시 패소했다.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특별6부 부장판사 이동흡)은 8월26일 공정위가 2002년 4월 처리한 흑연전극봉 제조기업들의 국제카르텔 사건에서 공정위 승소 판결을 내렸다. 공정위는 2002년 4월 미국, 일본, 독일의 6개 흑연전극봉 제조기업들이 1992년부터 1998년까지 아시아, 유럽 등 국외에서 수차례 회합을 갖고 국내시장에 대한 공급가격을 합의하고 실행한 것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88억1200만원을 부과했다. 국외에서 국외 사업자가 행한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해서도 그 행위가 국내시장에 영향을 미친 한도 내에서 국내 공정거래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적발기업은 UCAR 인터내셔널(미국), SGL카본(독일), 쇼와전공(일본), 도카이카본(일본), 니폰카본(일본), SEC코퍼레이션(일본) 등 6개로 쇼와전공과 니폰카본이 각각 44억원과 36억원의 과징금을 받아 제재규모가 가장 컸다. 흑연전극봉은 전기로방식 제철에서 고철용해와 철 제련 시 고열을 발생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재료로 6사가 전세계 시장의 80%를 과점하고 있으며, 한국은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6사는 담합을 통해 1992년 톤당 평균 2255달러 선이었던 흑연전극봉 가격을 1997년 톤당 3356달러로 48.9%나 올렸으며, 국내 전기로 메이커들은 모두 5억5300만달러 상당의 흑연전극봉을 수입해 1억3900만달러(1837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당시 카르텔에 가담하지 않은 메이커로부터 수입한 흑연전극봉 가격은 2205달러에서 2407달러로 9.1%밖에 오르지 않았다. 카르텔로부터 피해를 입은 국내기업들은 동국제강, INI스틸, 한국철강, 한보철강 등 전기로 메이커들이다. 특히, 공정위로부터 제재조치를 받은 흑연전극 국제카르텔은 1999년 미국 법무부로부터도 불법으로 규정돼 과징금 등 처벌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서울고등법원 판결은 국내에서는 최초로 국제 카르텔에 대해 국내 공정거래법을 적용한 사건을 법원이 재차 적법한 것으로 판결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조인경 기자> <Chemical Journal 2003/08/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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