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 … 구조조정 촉진 대 독과점 심화 논란도 LG화학-호남석유화학 컨소시엄의 현대석유화학 인수가 LG에서 제1단지, 호남은 제2단지를 인수하는 것으로 최종 확정됐다.이에 따라 2002년 말 시작된 LG-호남 컨소시엄의 현대석유화학 인수는 비로소 실질적인 분할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산석유화학단지에 위치한 현대석유화학은 1991년 1단지가 에틸렌 생산을 시작했으며, 1997년 2단지가 가동에 들어갔다. 현대석유화학은 1998년 9월부터 2000년 2월까지 Mitsui Chemicals 컨소시엄이 삼성종합화학과 연계한 대산단지 빅딜을 추진하다 무산된 후 독자적인 외자유치에 나섰으나 2001년 또다시 외자유치에 실패하면서 채권단 주도로 제3자 매각이 추진됐다. 2001년 10월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적용 제1호에 오른 현대석유화학은 외환위기 이후 5년 이상 계속된 매각 실패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국내기업들을 대상으로 인수기업을 물색했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했고, 2002년 말에 이르러서야 LG화학과 호남석유화학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인수의사를 내비치기 시작했다. 현대석유화학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2002년 12월30일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LG-호남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차순위 협상대상자로 미국계 전략투자자인 Koch Industries를 지정했다. 인수안을 검토한 결과 우리은행은 LG-호남 컨소시엄의 인수조건이 Koch의 제안보다 유리한 것으로 판단했고, 2003년 1월30일 LG-호남 컨소시엄과 인수금액 1조7600억원에 현대석유화학의 주식양수도 본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현대석유화학의 부채가 총 2조3000억원에 달했기 때문에 1조7780억원은 지급하되 5400여원은 탕감해 주는 셈이었다. LG-호남 컨소시엄은 주식인수대금(자본금)으로 6000억원과 금융기관에서 차입한 8000억원 등 1조4000억원은 현금으로 갚고 3400억원은 연계부채로 남겨 5년 동안 연 7%의 이자율로 상환키로 약정했다. 이어 2003년 3월 LG-호남 컨소시엄은 현대석유화학에 재무현황 및 공장가동 상태 등을 점검하기 위한 경영 모니터링팀을 파견했고, 6월에는 현대석유화학 이사회가 4650억원 상당의 신주 발행을 LG-호남 컨소시엄에 전액 매도하는 <주식매매 및 신주인수계약 수정계약>을 승인했다. LG-호남 컨소시엄이 현대석유화학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석유화학산업의 경쟁이 완화되고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의견과 사실상 독과점 구조로 정착돼 석유화학 수요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LG-호남석유화학 컨소시엄은 ▷핵심사업의 수직계열화 강화를 통한 안정적인 사업구조 확보 ▷규모확대를 통한 시장경쟁력 강화 등을 주장하며 현대석유화학 인수를 주장해왔다. 양사는 현대석유화학의 기업가치를 손상하지 않으면서 기존 사업과 최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분할 운영해나가는 동시에 공장별 생산 전문화, 통합구매 및 R&D 역량 강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LG화학은 LDPE, LLDPE, SM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호남석유화학은 HDPE, EG, PP 등의 부문에서 상대적인 비교우위가 있는 만큼 기존제품의 시장지배력은 물론 원료에 대한 구매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속내가 전제돼 있었다. 2003년 6월2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LG-호남 컨소시엄이 현대석유화학을 인수하는 것과 관련해 경쟁제한성 여부를 심사한 결과 기업결합 예비심사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으며, 다만 현대석유화학의 LDPE, HDPE, PP 등 3개 부문은 인수 후 1년6개월 안에 2개 라인으로 분할해 컨소시엄이 아닌 LG와 호남 각각이 인수하며, 영업 부문 또한 6개월 안에 실질적으로 분리해 운영토록 조건을 부여했다. LG-호남 컨소시엄은 기업결합심사 조건부 승인을 거쳐 6월26일 총 인수대금 1조7600억원을 현금입금 및 부채인수 등으로 지불하면서 서류상의 매각절차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현대석유화학의 1단지, 2단지 분할시한이 다가오면서 LG-호남 양사는 생산능력이 더 많고 최신설비인 2단지를 인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1년 가까이 분할 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2004년에 들어서도 1단지에 위치한 SBR, NBR 등의 합성고무 플랜트의 사업성을 놓고 어느 쪽도 인수의사를 보이지 않아 제3자 인수 또는 독립운영 방안 등을 구상하며 논란이 돼왔다. 최종적으로 7월23일 LG화학이 현대석유화학 1단지를, 호남석유화학이 2단지를 인수키로 확정되면서 양사는 각각 주력사업에 무게를 싣고 새로이 추가되는 사업으로 석유화학 품목을 확대하면서 규모의 경쟁력을 갖춘 국내 1-2위 석유화학기업으로 나란히 발돋움하게 됐다. <화학저널 2004/07/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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