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가격 상승에 경영난 악화 … 내수침체 속에 가공기업 밥그릇 싸움 서울 안산공단에서 플래스틱 가공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A사장은 최근 밀려드는 원료가격 인상압박과 내수시장 침체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2004년 상반기 원료가격이 주춤할 때 위기를 모면했지만 6월부터 심상치 않던 인상요인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A사장을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것은 원료를 주문해도 원료 공급기업들이 공급량을 제한하고 있어 제품생산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A사장은 “지금 상태대로라면 제품을 생산해도 오히려 적자”라고 불만을 토로하면서 만일 가을에 납품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추석 상여금은 고작이고 급여도 제대로 맞추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사장과 같은 고민은 현재 플래스틱 가공기업들의 공통된 고민이기도 하지만 최근의 위기는 과거와 달리 위험수위를 넘어 회사존립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공통적이다. 최종 가공 이전인 중간가공기업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이다. 석유화학기업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 컴파운딩(Compounding)하고 있는 중간가공기업은 경쟁력과 자금력이 있는 최종 가공기업들이 상당수 해외로 이전해 납품처가 줄어든 상황에서 생산설비를 가동하다 보니 고정비는 그대로 유지되고 원료가격 인상으로 채산성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특히, 고정거래가 많은 중간가공기업들은 원료가격 상승분을 최종가공기업들에게 그대로 적용하지 못해 채산성 압박에 시달리고 있으며 정상적인 가격인상을 반영한다면 중국과 동남아 등의 저가제품에게 시장이 위협받기 때문이다. 2004년 7월부터 본격적인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는 원료가격은 가공기업들에게 고스란히 전이되고 있어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다. 내수부문에서는 경기부진으로 플래스틱 등의 가격인상이 곤란한 처지여서 대부분의 플래스틱 가공기업이 극도의 채산성 악화를 겪고 있다. 석유화학기업들은 대부분 2004년 8월에 이어 9월에도 원료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어 가공기업 부도율을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석유화학 관련제품들은 아직까지 해외수요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원료가격 인상분을 수출가격에 전가하고 있으나 전반적인 가격인상은 곤란한 처지이다. 비단 플래스틱 가공기업들의 문제만은 아니어서 기업은행이 8월1일부터 15일까지 중소 제조기업 2064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7월 중 자금난을 격고 있다”고 호소하는 기업 34.9%에 이어 “국제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원자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한 곳이 22.3%로 집계됐다. 특히, 자금난을 호소하는 중소기업의 비율이 6월 35.4%에서 감소한 반면 원자재 조달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응답은 2.9%p 증가한 수치여서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원자재난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플래스틱 가공기업들이 상반기 위기가 원료가격이 요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하반기의 가격 조정 또는 지속 전망은 연이은 부도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석유화학 해외영업 관계자들은 당분간 중국의 성장이 아시아의 수요를 이끌고 공급이 타이트한 상황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가운데 최소 2005년 상반기까지 현재의 가격 상승세가 크게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동취재> <화학저널 2004/09/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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