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저널 2014.06.16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이 장기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시장의 침체가 더욱 뚜렷한 것으로 나타나 획기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중국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쳐 독자적인 생존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국내 석유화학 시장은 1990년대부터 중국수출에 의존해 버텨왔고 위기 때마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범용 중심으로 생산하는 구조 때문에 해결책을 모색하지 못하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 시장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생존이 우려됐으나 중국이 장기간 고도성장을 이어가면서 위기가 기회로 작용했으며 오히려 호황을 만끽하는 듯한 착각에 빠져 구조조정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예년에 미치지 못함은 물론 자급률을 크게 끌어올렸으며 중국시장을 놓고 중동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미국까지 경쟁에 가세함으로써 더 이상 중국시장에 의존해 사업을 펼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다만, 국내 석유화학 생산구조로 볼 때 뚜렷한 해결책을 찾기 어려워 어느 방안을 채택하든 상당한 출혈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일본 화학기업들은 1990년대부터 경쟁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하고 범용제품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해 현재는 범용은 내수 공급에 국한시키고 고부가가치 차별제품을 중심으로 생산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엔저에도 불구하고 수입이 줄어들지 않자 제3의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에틸렌은 단지를 중심으로 통폐합을 실시해 소규모 크래커 위주로 폐쇄 수준에 들어갔고, 합성수지는 이미 범용 생산을 대폭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트 경쟁력이 떨어지는 플랜트를 중심으로 가동을 중단하고 있으며, 합섬원료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일부 플랜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철수키로 결정했다. 대신, 2차전지를 중심으로 태양광, 전자 소재 개발에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인간생활에 없어서는 아니 될 의약, 화장품, 농화학, 식품 등 헬스케어로 화학사업의 중심축을 이동시키고 있다. 반면,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중국의 고도성장이 오래 동안 계속돼 수출버블이 지속될 것으로 착각하고 범용제품 중심의 생산구조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고, 연구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늘날 합섬원료인 PTA, CPL, AN 사업이 모두 죽을 쑤고 있는 것은 중국을 지나치게 믿은 후유증으로 중국의 고도성장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처지로 전락했다. P-X 투자도 마찬가지로 공급부족이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됐던 것은 사실이나 경쟁적으로 신증설에 나섬으로써 스스로 위기를 불러들이는 우를 범하고 있다. 석유화학은 다른 사업부문도 마찬가지로 이미 생존수단을 상실한지 오래됐으며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지 않고서는 모두가 몰살당할 수도 있다는 위기가 엄습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하되 직접적으로 개입해서는 아니된다. 재벌 중심인 석유화학기업들이 정부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생존방안을 찾고 스스로 삶을 찾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화학저널 2014년 6월 16/2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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