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w Chemical과 DuPont이 합병한다는 보도를 접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Dow Chemical과 DuPont은 세계 최대의 화학기업 중 하나로 명성을 날렸고 오늘날에도 글로벌 2-3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합병이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Dow Chemical과 DuPont은 50대50 비율로 합병한다는데 합의했고 2016년에는 DowDuPont이 탄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매출액은 2014년 기준으로 900억달러를 넘어 BASF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자산가치는 1300억달러로 BASF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양사의 합병이 덩치를 키우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전문화시키기 위한 절차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매출을 90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해 BASF를 뛰어넘겠다는 목적이 아니라 합병을 통해 전문영역을 확대하고 더욱 전문화시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굳힘은 물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Dow Chemical은 석유화학기업으로 출발해 Union Carbide를 합병한 후 석유화학 사업을 더욱 확대했으나 코스트가 낮은 중동이 급부상하면서 석유화학 사업은 중동과 합작 또는 합병해 철수하는 수준을 밟고 있고 농화학, 화학소재, 영양 등 미래 블루오션으로 이행하고 있다. MEG 사업은 중동과 통합한 후 최근 지분 매각을 통해 철수했고, 범용 석유화학은 Aramco와 합작으로 Sadara Chemical을 설립해 중동 중심으로 이전하고 있으며, CA를 비롯한 무기화학 사업도 분사 또는 매각을 통해 철수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DuPont은 Dow와 다르게 정밀화학이 중심이었으나 역시 사업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판단해 범용에서 철수하고 고기능성 위주로 재편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농업화학, 영양·건강을 중심으로 한 생명과학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고, 글로벌 1위를 굳건히 지켜왔던 이산화티타늄을 중심으로 한 무기화학 사업은 매각을 추진했으나 여의치 않자 Chemours로 분사했다.
모두 고기능 화학소재 및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미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블루오션 창출이 용이하다고 판단해 합병한 후 농업화학, 기능소재, 영양·전자화학 3개 사업으로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30억달러의 시너지와 300억달러 상당의 시장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는 논외로 하고 중동의 확장 및 고부가가치화 전략, 중국의 자급화 및 성장성 둔화, 선진국의 인수 감소 및 노령화, 국제유가 및 달러화의 변동성 확대 등 경영변수에 대응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느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그룹이 2014년 삼성토탈과 삼성종합화학을 한화그룹에게 매각한데 이어 2015년 삼성SDI의 화학사업, 삼성BP화학, 삼성정밀화학을 롯데그룹에게 넘기고 철수하는 등 M&A가 활성화되는 분위기이지만 아직까지는 오너경영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과 같이 선대회장의 땀방울이 묻어있을지라도 사업성이 없으면 과감히 접는 용기가 필요하고 가치를 창출할 수 없으면 매달리지 않는 결단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젊은 3-4세들이 돈놀이에 푹 빠져 장기간 가꾸어온 사업을 처분하고자 몸살을 앓는 것과는 철학이 다르지만…
국내 화학기업들도 늦었지만 돈이 아니라 무엇을 향해 갈 것인지, 무슨 가치를 창출할 것인지 명확히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