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에틸렌 현물가격이 900달러대 초반으로 미끄러졌다.
에틸렌은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폭락과 급락을 반복했던 2015년에도 5월경 일시적으로 약세를 나타냈을 뿐 초강세를 지속했으나 2016년 들어서는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FOB Korea는 1월 중순 1100달러에 육박했으나 폭락에 이어 2주 연속 급락한 끝에 1월 말에는 900달러대 초반을 형성했고 2월에는 900달러마저 무너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중국의 춘절연휴가 2월6일 시작되면 플래스틱 가공기업들이 가동을 중단하거나 가동률을 감축하고 연이어 PE 수요 부진으로 이어짐은 물론 에틸렌 침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물론 3월에는 일본, 한국을 중심으로 동북아시아의 스팀 크래커 정기보수가 시작되기 때문에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2015년 수준의 초강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률이 7% 아래로 떨어지면서 중국 수요증가율이 둔화되는 가운데 중국의 자급률이 상승함으로써 글로벌 공급과잉을 유발할 것이 불을 보듯 훤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석유화학기업들이 셰일 붐을 타고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에틸렌 생산능력을 1000만-1200만톤 확대할 예정이어서 아시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동도 국제유가 폭락으로 석유화학 신증설 프로젝트를 포기하거나 연기하고 있으나 몇몇 프로젝트는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고, 기초유분을 수출하는데 그치지 않고 PE, MEG를 중심으로 고부가가치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어 에틸렌 공급은 줄어들 수 있으나 유도제품 수출을 확대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에틸렌의 초강세가 막을 내리는데 그치지 않고 중동산 에틸렌 유도제품까지 밀려들어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올레핀에 그치지 않고 올레핀 유도제품까지 중동산이 활개를 치면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앉을 자리를 잃게 됨은 물론 생사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중국이 신증설을 적극화하면서 카프로락탐과 AN, 합성고무 사업이 맥을 추지 못하고 있고 미국산 PE가 밀려들어오면 PE 가격까지 추락할 것이 분명한 상태에서 에틸렌 유도제품까지 중동에 밀려나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중동산 PE가 동북아시아 시장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산 PE가 대량 유입되면 PE 수출 감소는 물론 에틸렌 수요 침체로 이어져 국내 석유화학기업의 수익성을 송두리째 앗아갈까 우려되고 있다. PE에 이어 에틸렌 수요 감소에 그치지 않고 수익성을 담보했던 에틸렌, PE 가격까지 초약세로 돌아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프로필렌도 한때 1000달러를 웃돌았으나 중국을 중심으로 전용 플랜트 신증설이 봇물을 이루면서 에틸렌의 절반 수준인 500달러에 머무르고 있고, 에틸렌 역시 500-600달러로 곤두박질칠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수직계열화와 함께 에틸렌, PE 현물가격이 예상보다 높게 형성되면서 2015년 예상을 뒤엎고 양호한 수익성을 올릴 수 있었으나 2016년 하반기부터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 총체적인 부실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일시적인 에틸렌 강세를 믿고 자만에 빠질 것이 아니라 부실사업을 털어내고 건실한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한층 힘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