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수급구조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특히, 아시아 시장은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산유국의 저가 석유화학제품이 대량 유입됨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졌으나 중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심각한 사태를 피할 수 있었다.
이후 중국의 자급능력이 확대되고 성장률이 둔화됨과 동시에 셰일(Shale) 혁명의 영향으로 미국에서 신증설 붐이 발생하면서 아시아 시장을 주도했던 일본은 범용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어려워졌으며 내수시장도 수입 비율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일본 석유화학기업들은 생산능력을 감축하는 등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MCH, 생산능력 최대에도 수익악화로 고전
Mitsubishi Chemical(MCH)은 1994년 10월 Mitsubishi Kasei와 Mitsubishi Yuka가 합병해 탄생했으며, 2001년 1월 Yokkaichi 소재 에틸렌(Ethylene) 27만톤 크래커를 가동중단하고 Mizushima와 Kashima 소재 크래커만 가동하고 있다.
Yokkaichi는 에틸렌 크래커와 함께 EO(Ethylene Oxide), EG(Ethyene Glycol) 등 유도제품 플랜트를 가동 중단한 후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유도제품 및 기능성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체제로 전환했다.
최근에는 범용화학제품을 거의 생산하지 않고 자동차, 항공·우주, 전자·정보기기 등 다양한 화학제품 수요처가 집적해 있는 이점을 활용해 수요처의 신제품 개발 지원 및 공동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Yokkaichi는 화학 컴플렉스의 진화과정을 보여주는 모델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Mitsubishi Chemical Holdings은 2013년 매출액이 3조4988억엔, 영업이익은 1105억엔을 기록했다.
매출은 기초화학제품과 탄소가 포함된 케미칼 부문이 7503억엔, 폴리올레핀(Polyolefin) 및 합성수지, MMA(Methyl Methacrylate) 및 아크릴수지 등 폴리머(Polymer) 부문이 5108억엔으로 전체의 40% 수준을 차지했다.
그러나 수익 면에서는 스마트 소재(Designed Material), 헬스케어(Healthcare) 영역이 주 수입원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기초화학제품은 영업손실이 90억엔, 폴리머는 영업이익이 29억엔에 불과했다.
기초화학제품은 고정비를 감축했음에도 석유화학제품과 원료의 스프레드가 악화됨에 따라 영업손실 감소폭이 40억엔에 머물렀다.
폴리머는 내수 회복, 엔저에 따른 수출채산성 개선, 원료·연료 가격 상승에 따른 판매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2012년 60억엔 적자에서 2013년 흑자로 전환됐으나 영업이익률은 0.6%에 불과했다.
MCH는 에틸렌 생산능력이 2013년 114만톤으로 일본 총 생산능력의 17% 수준을 차지했다.
그러나 수익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2015년까지 5개년 경영계획 「APTSIS15」를 통해 에틸렌 크래커 구조개혁, 유도제품 최적화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Mizushima와 Kashima가 구조개혁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기초석유화학 사업 구조개혁 단행
MCH는 1971년부터 가동한 Kashima 소재 No.1 에틸렌 39만톤 크래커를 2014년 5월 가동중단하고 No.2 크래커 1기 체제로 전환했다.
No.2 크래커는 분해로를 증설해 에틸렌 생산능력을 49만톤에서 54만톤으로 끌어올려 7월부터 가동하고 있다.
Sumitomo Chemical(SCC)은 2015년 5월 Chiba 크래커, Asahi Kasei Chemicals(AKC)은 2016년 4월 Mizushima 크래커를 폐쇄할 계획이다.
일본 석유화학 시장은 에틸렌 다운사이징의 영향으로 각종 유도제품의 생산능력 축소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구조개혁이 일단락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MCH는 2008년 4월 PVC(Polyvinyl Chloride) 및 VCM (Vinyl Chloride Monomer) 생산체제 재검토 계획을 발표하면서 기초석유화학 사업의 구조개혁을 본격화했으며, 유도제품 사업은 범용제품을 중심으로 수익성과 장래성 관점에서 축소·철수 여부를 판단해 차례로 실행에 옮겼다.
고기능제품은 확대·강화를 위한 투자를 실시해 Kashima에서 기초석유화학 사업의 재편성이 크게 진전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기능·고부가가치화 목표로 재편성
Kashima 임해공업지대에는 석유정제, 석유화학, 철강, 기계, 전력 등 다양한 업종이 집적해 있다.
구 Mitsubishi Yuka는 Kashima 임해공업지대에서 1971년 No.1, 1992년 No.2 에틸렌 크래커를 가동했다.
MCH는 2012년 6월 No.1 에틸렌 크래커의 가동중단을 비롯한 Kashima의 구조개혁 방안을 발표하기 전부터 기반 강화 및 석유화학제품의 고기능·고부가가치화를 꾸준히 진행했다.
특히, 프로필렌(Propylene) 및 EO 사업에 집중했으며 프로필렌은 컴플렉스 경쟁력 강화책의 일환으로 15만톤 플랜트를 신설해 2009년 11월 가동했다.
신설 플랜트는 OCU(Olefin Conversion Unit)로, 촉매를 이용해 나프타(Naphtha) 크래커에서 생성된 에틸렌과 부텐(Butene)류를 프로필렌으로 전환하는 장치이다.
MCH는 에틸렌 베이스에 주력하고 있는 중동기업과 차별화하기 위해 Kashima 생산제품을 프로필렌계로 전환했으며, 계열사인 Japan PP(Polypropylene)를 통해 유도제품인 기상공법 PP 30만톤 플랜트를 신설해 2009년 9월 가동했다.
EO는 물류코스트를 감축하고 에틸렌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유도제품 생산기업 유치에 주력했다.
2008년 이후 Toho Chemical, Takemoto Oil & Fat, Nicca Chemical, Aoki Oil 4사를 새롭게 유치해 파이프라인으로 원료를 공급했으며,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2013년 여름 EO 생산능력을 40만톤으로 5%, EG를 31만8000톤으로 6% 확대했다.
EO 유도제품으로는 리튬이온 2차전지(LiB: Lithium-ion Battery) 전해액 용 EC(Ethylene Carbonate)도 증설했다.
MCH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촉매를 이용해 EO에서 EG를 제조하는 공정에서 생성되는 중간물을 추출·증류해 EC를 생산하고 있으며, 코스트 경쟁력이 뛰어나고 품질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Kashima에서는 2007년 EC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단계적 증설을 통해 2013년 9월까지 생산능력을 8000톤으로 확대했으나 SM(Styrene Monomer)은 생산을 중단했다.
2011년 3월 말 Kashima 소재 SM 37만톤 플랜트를 가동중단했으며 에틸렌 11만톤, 벤젠(Benzene) 30만톤이 불필요해짐에 따라 SM용 벤젠을 제조했던 No.2 벤젠 플랜트의 일부인 탈알킬(Dealkylation) 장치를 가동중단했다.
MCH는 Kashima 소재 SM 플랜트를 가동중단하고 SM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2009년 5월 발표했다.
동시에 CPL(Caprolactam) 철수 계획도 발표하고 2010년 3월 Kurosaki 소재 CPL 6만톤, 사이클로헥사논(Cyclohexanone) 11만톤, Mizushima 소재 사이클로헥사논 12만톤 플랜트를 가동중단했다.
에틸렌은 2014년 5월 No.1 크래커를 가동중단했으며, No.2 크래커는 정기보수에서 분해로를 증설해 7월 재가동했다.
Kashima는 에틸렌이 공급부족으로 전환돼 Mizushima의 과잉물량을 조달할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Japan PP가 2015년 3월 Kashima 소재 LLDPE(Linear Low-Density Polyethylene) 9만2000톤 플랜트의 가동을 중단함에 따라 에틸렌 부족이 완화됐다.
AKC와 크래커 통합·제휴 합의
Mitsubishi Chemical Holdings과 Asahi Kasei는 자회사인 MCH, AKC와 함께 협의해온 Mizushima 소재 에틸렌 크래커 통합안과 관련해 기초석유화학 원료 사업의 집약·통합을 위해 합작기업을 설립하기로 2010년 5월 합의했다.
이에 따라 MCH와 AKC는 50대50 합작으로 서일본유한책임사업조합(LLP)을 설립해 2011년 4월 사업을 개시했고 이후 2014년 2월 Mizushima 소재 에틸렌 크래커를 1기로 집약하기로 결정했다.
2016년 4월 Mizushima 소재 AKC의 에틸렌 크래커를 폐쇄하고 MCH의 크래커 1기로 집약하며 LLP 대신 50대50 합작 주식회사를 새롭게 설립할 방침이다.
Mizushima 소재 에틸렌 크래커는 MCH의 40만톤, AKC의 50만톤 2기로, 양사는 2010년 4월 크래커를 통합운영하기 위한 합작기업 설립에 합의했다.
2010년 7월에는 Shin-Nippon Oil(현 JX에너지), Japan Energy(현 JX에너지), MCH, AKC 4사가 석유 컴플렉스 고도통합운영기술 연구조합(RING)의 제휴 사업자로 선정됨에 따라 기존 구조를 넘어선 제휴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2개월 후 발표된 합작기업 설립 관련 합의에서는 에틸렌 수요가 30% 감소한다는 것을 전제로 2012년까지 양사의 설비 대응을 실시하고, 에틸렌 수요가 더욱 축소될 때는 크래커를 1기로 집약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2012년 Kashima 소재 No.1 에틸렌 크래커의 가동중단 계획이 발표되기 전부터 Mizushima 크래커 중단 가능성을 검토했으나 구체적인 합의까지 무려 4년 가량이 소요됐다.
Mizushima 소재 크래커의 집약 대상은 에틸렌, 프로필렌, C4, 분해가솔린, 수소, 기타 부생가스 등으로, MCH와 AKC는 합작기업을 통해 에틸렌 크래커를 공동 운용할 방침이다.
양사는 2012년까지 에틸렌 크래커의 저가동에 대응한 개조를 실시했으나 존속되는 MCH의 크래커는 압축기 기간부품인 로터를 교환해 생산능력을 57만톤으로 확대하고 부족물량은 외부 조달할 계획이다.
에틸렌 500만톤 생산체제에 대비
일본은 2007년 에틸렌 생산능력이 774만톤으로 사상 최고치에 도달한 후 2008년부터 석유화학 사업의 구조개혁을 추진했다.
2002년 1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기간인 73개월간 경제 성장이 지속되고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범용 석유화학제품의 생산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2008년 9월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발생한 이후 상황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다만, 에틸렌 500만톤 생산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구조개혁을 진행하고 있으나 이미 오래전 에틸렌 내수가 500만톤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에틸렌계 유도제품 수출이 계속 감소함으로써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MCH는 2015년 일본의 에틸렌 생산량이 500만톤 수준까지 축소된다는 전제 아래 2011년부터 석유화학 사업의 구조개혁을 단행했다.
실제 2015년 500만톤까지 감소할 가능성은 낮게 나타나고 있으나 2016년 이후 셰일가스 베이스 에틸렌계 유도제품이 아시아에 유입되면 장기적으로 500만톤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MCH는 Kashima 소재 No.1 에틸렌 크래커를 가동중단함에 따라 에틸렌 수급이 거의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Mizushima 소재 에틸렌 크래커를 1기화함으로써 에틸렌 생산능력이 Kashima 54만톤, Mizushima 합작투자 지분 28만5000톤으로 총 160만톤에 달했던 2000년에 비해 50% 수준 감축돼 10만톤 이상을 외부 조달해야 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 석유화학 컴플렉스는 다양한 자본이 진입해 있어 구조개혁이 쉽지 않으나 MCH는 합작기업의 자본, 사업체제 재검토, 수요처에 대한 공급 조정 등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유도제품 사업을 정리·축소함으로써 Kashima 소재 No.1 에틸렌 크래커의 가동을 중단하고, AKC와 Mizushima 소재 크래커를 1기화하기로 합의하는데 이르렀다.
일본은 가동하고 있는 에틸렌 크래커가 총 14기로, 공칭능력이 766만톤에 달하고 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다운사이징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2016년 공칭능력이 681만톤으로 감축되나 에틸렌 500만톤 생산시대가 도래함으로써 다시 설비과잉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기보수를 고려해 가동률이 90% 수준을 유지한다고 전제하면 일본은 약 100만톤을 추가 감축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따라서 MCH의 선례와 같이 과감한 경영판단과 실행력이 요구되고 있으며, 셰일가스 베이스 석유화학제품의 유입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셰일가스 베이스 석유화학제품은 에틸렌계에 편중됨에 따라 프로필렌계 이하의 유도제품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MCH는 나프타 베이스 스팀 크래커 및 정유공장의 유동접촉분해장치(FCC)에서 생성되는 부텐류를 원료로 부타디엔을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일본 석유화학 컴플렉스는 신기술을 개발함과 동시에 정유공장과 제휴해 유분을 융통하고 유틸리티 관련부분을 재편함으로써 기초석유화학제품도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고정코스트 감축, 유도제품의 고기능화, 생산 프로세스 혁신 등 종합적인 대책의 균형 있는 실행이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표, 그래프: <MCH의 석유화학 관련 영업실적><Mitsubishi Chemical의 석유화학 사업 재편일정><일본의 에틸렌 생산능력(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