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폭스바겐(Volkswagen)의 배출가스 조작 사건을 계기로 전기자동차(EV)가 친환경자동차 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급부상함에 따라 LiB(Lithium-ion Battery)가 주목받고 있다.
친환경자동차는 디젤자동차에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PHV), EV로 서서히 옮겨갈 것이 예상됐으나 폭스바겐까지 EV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나서며 급물살을 타고 있다.
EV의 주행거리 개선이 최대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LiB 생산기업들은 축전량을 늘리기 위해 고용량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우주, 일반생활용 등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동차용, 고용량화가 최대 과제
자동차용 LiB 분야에서는 Panasonic이 가장 각광받고 있다.
Panasonic은 테슬라(Tesla)와 공급계약을 맺고 미국 네바다에 대규모 배터리 생산설비 <기가 팩토리(Giga Factory)>를 건설하고 있다. 기가 팩토리는 2017년 LiB 셀 생산을 시작해 2020년부터 풀가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Hitachi Chemical은 GM(General Motors)의 신형 하이브리드자동차(HV)에 고출력 타입 각형 LiB를 공급하고 있으며 2016년형 모델 <말리부(Malibu) 하이브리드>에도 탑재가 결정됐다.
LG전자는 미국 GM과 공동으로 주행거리 200마일이 넘는 차세대 EV를 개발하고 있다.
GS Yuasa는 Bosch 및 Mitsubishi상사와 공동으로 주행거리를 2배로 늘리기 위한 LiB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Eliiy Power는 급속충전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고출력 타입 <하이레이트 전지>를 개발했다. 정극재에 리튬철인산화물(LiFePO4)을 사용해 카본계 부극재 조성을 개선하고 정격용량의 최대 30배에 달하는 전류 공급을 가능케 했다. 앞으로 전동공구 및 풍력발전을 중심으로 수요를 확보할 계획이다.
Nissan Motor의 EV <리프(Leaf)>에 라미네이트형 LiB를 공급하고 있는 AESC는 축전 솔루션 공급에 집중하며 LiB의 수평 전개와 포터블(Portable) 축전지, 이동전원 자동차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LG, 중국시장 장악력 상실 “우려”
삼성SDI는 2015년 12월 합작 파트너인 일본 Toda Kogyo로부터 정극재를 생산하는 자회사 에스티엠의 지분을 전량 인수하는 등 LiB 소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중국 Xian에 4만대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중국 및 세계 버스시장 1위인 Yutong, 중국 트럭 생산기업 1위인 Foton 등 현지 상용차 및 승용차 10개사와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중국시장 개척을 본격화하고 있다.
LG화학은 오창을 비롯해 중국 Nanjing, 미국 Holland 등에서 EV용 배터리 전용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Nanjing 공장은 생산능력이 EV 5만대, PHV 18만대 이상으로 셀, 모듈, 팩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생산능력을 EV 20만대, PHEV 70만대로 4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또 독일 아우디(Audi)와 차세대 EV용 배터리를 공동 개발하는데 합의하고 한번 충전으로 500km 이상 주행 가능한 UV 탑재용 대용량 셀과 모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충남 서산공장 증설을 통해 배터리 생산능력을 1만5000대에서 3만대로 확대했고 배터리 신규개발을 위해 중국 Qiche와 합작기업을 설립해 중국시장 개척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가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들어가는 전기버스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국내기업들의 배터리 사업에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소재, 최적의 조합 찾아 개발 박차
일본 화학기업들은 LiB 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LiB는 정극재, 부극재, 전해액, 분리막(Separator) 등 4개 핵심소재의 성능은 물론 다른 소재와 어떻게 조합되는지에 따라 전체 성능이 달라지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Toda Kogyo는 자체 생산하는 정극재와 BASF가 생산하는 전해액의 최적 조합을 찾아내기 위해 합작기업 BASF Toda Battery Materials을 설립하고 공동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Mitsubishi Chemical은 전해액을 중심으로 부극재 및 분리막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Sumitomo Chemical은 EV에 내열 분리막을 도입함으로써 정극재 시장에 진출하고 분리막의 뒤를 잇는 차세대 핵심소재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LiB 소재 생산기업들은 안정성을 최대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면서 다양한 사용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성능을 구체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분리막 생산기업 중에서는 Celgard를 자회사로 둔 Asahi Kasei Chemicals, Sumitomo Chemical, Ube Kosan 등이 생산능력을 확대하며 안정적인 공급체제를 구축하고 있고 Toray, Teijin과 함께 채용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Teijin은 자체 생산한 부직포를 기본소재로 메타계 아라미드(Aramid), PVDF(Polyvinylidene Fluoride)를 코팅하는 새로운 타입을 양산해 자동차 LiB용 채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Hitachi Chemical은 도포형 분리막의 도포 가공능력을 향상시켰으며 2016년 여름까지 성능을 2배로 확대할 예정이다.
자동차용 천연흑연 부극재를 납품하고 있는 Chuo Denki Kogyo는 앞으로도 자동차용을 중심으로 공급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며, 실리콘 합금 또는 천연흑연에 첨가함으로써 전지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신 그레이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탄소 도전소재 생산기업 Imerys Graphite & Carbon도 부극재 시장에 진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력발전을 에너지원으로 인조흑연을 생산하며 입자 표면의 코팅에 피치(Pitch)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감축을 위한 지속가능한 소재로 EV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Ube, 분리막 공급능력 40% 확대
Ube Kosan은 분리막과 전해액을 중심으로 전지소재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Hitachi Maxell과 합작으로 건식공법을 채용해 고기능 도포형 분리막을 생산하고 있으며 EV 및 PHV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에서 위상을 확대하기 위해 공급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Ube Kosan은 2016년 7월 Ube 공장을 재구축해 생산능력을 확대했고, 2017년 6월에는 Sakai 공장에 신규설비를 도입해 총 생산능력을 2억평방미터로 40% 증설함으로써 안정공급체제를 구축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할 계획이다.
전해액 역시 자동차용 수요를 중심에 두고 판매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정부 정책에 따라 EV 등 친환경 자동차 보급이 가속화되고 있는 중국에서는 Jiangsu의 Zhangjiagang 항구를 중심으로 수요를 확보해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정극·부극 도전제인 다층 탄소나노튜브나 티탄산리튬(Li4T5O12)을 부극재에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성장이 기대되는 자동차용을 중심으로 전지소재 사업 확대를 노리고 있다.
Ube Kosan은 자동차용 뿐만 아니라 축전지용, 산업용 등 적용가능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LiB 수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며, 전체 생산능력을 2020년까지 현재의 2배에 달하는 3억평방미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Honjo, 공동 연구개발 통해 고기능화 추구
Honjo Chemical은 정극재·부극재의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특히 우주 등 특수용 채용을 강점으로 위상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가격경쟁에서 벗어나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이 글로벌화되면서 전극소재도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국 등 신흥국 생산제품이 급격히 성장함으로써 일본제품 공급량이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규모가 작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산학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고 고품질·고기능 등 독자적인 소재기술이 강점을 발휘하는 분야를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강화하며 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
또 우주 뿐만 아니라 심해 탐사정 배터리 개발에 참여하는 등 기술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매출액 100억엔 돌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극판소재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다음호에 계속
<강윤화 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