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LCD(Liquid Crystal Display)용 유리기판 증설 투자를 계속 연기하고 있다.
LG그룹은 2009년 LG화학이 유리기판 생산을 시작한 이후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LG디스플레이, LG전자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고 있으나 LCD TV 시장의 정체 및 공급과잉에 따른 LCD 패널의 수익성 악화로 적자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LCD 패널 시장은 중국 중심으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어 글로벌 유리기판 메이저들이 중국 현지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LG화학은 파주공장의 증설을 2차례 보류했다.
LG화학(대표 박진수)은 2009년 2월 독일의 유리 전문기업 Schott AG로부터 LCD 유리 및 평판 디스플레이 유리 제조에 대한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LCD 유리기판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2011년 파주공장을 건설한 이후 2012년부터 양산에 돌입했으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2012년 4월 7000억원 상당을 투자하는 증설을 결정했으나 시황이 악화되자 2014년 3월 증설투자를 2015년 12월31일까지 유보했고 2015년 12월에는 다시 2016년 12월31일까지 연기했다.
LCD용 유리기판은 0.4-0.7mm의 얇은 유리에 미세한 전자회로를 그릴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높은 품질이 요구되는 정밀부품으로, 극평탄도의 표면 품질은 물론 다양한 LCD 제조공정에 견딜 수 있는 내열성이 요구되고 있어 기술장벽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소수만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코닝정밀소재와 LG화학이 생산하고 있다.
LCD용 유리기판은 코닝(Corning), NEG(Nippon Electric Glass), AGC(Asahi Glass)가 3대 글로벌 메이저로 중국이 최대 LCD 생산국가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국 현지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화학, LCD용 유리기판에서 탈피해야
LG화학은 파주공장의 증설투자를 철회할 필요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LCD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플렉서블(Flexible) 추세에 따라 플래스틱기판으로 대체되고 있어 LCD용 유리기판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유리기판은 LCD용과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용이 두께, 공법, 단가 측면에서 차이가 있으나 생산설비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OLED용 유리기판으로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국내 LCD 시황이 좋지 않아 투자계획을 연기하고 있다”며 “OLED용 유리기판은 개발 단계로 양산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유리기판 생산기업들이 중국 현지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나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관세혜택이 있기 때문에 해외투자는 추후 검토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LG화학은 2009년 2월 독일 Schott와 LCD Glass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LCD 유리기판 시장에 본격 진출했고 2009년 7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총 4300억원을 투자해 2012년 6월 이후 1개 라인에서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했으며 2016년까지 5000만평방미터 이상의 7개 라인을 생산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주요 수요기업인 LG디스플레이가 기존 0.7mm에서 0.5mm로 전환하자 LCD 유리기판 증설 투자를 2014년 3월 말에서 2015년 말로 연기했고 글로벌 경기침체 및 LCD 공급과잉에 따른 시황 악화로 다시 2016년 12월31일까지 연기했다.
LCD 시장 성숙에 중국기업 부상으로…
LCD 패널은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생산기업들의 증설로 공급과잉 수준이 10%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기업들이 가동률을 낮추지 않고 있어 TV용 LCD 패널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함으로써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LCD 패널은 기판의 크기가 커질수록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국기업들은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차세대 공정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기업들이 8.5세대에 머물고 있는 반면 BOE는 7조원 이상을 투자해 10.5세대 공장 착공에 나설 계획이며 CSOT는 11세대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디스플레이기업들도 영업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5년 3/4분기 9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깜짝 발표했으나 4/4분기에는 50% 이상 급감해 4000억원대에 머물렀고, LG디스플레이 또한 3329억원에서 1000억원대 초반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글로벌 LCD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파이가 정해져 있는 가운데 최대 생산국가가 한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일 뿐 추가적인 성장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LCD 소재·부품 생산기업들도 중국 현지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기업들은 LCD 관련부품의 수출 확대보다는 플렉서블용 기술격차 확대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1조8400억원을 투자해 파주에 글로벌 최대의 OLED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고 삼성 또한 2016년 상반기에 OLED 생산라인에 대한 2단계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코닝과의 전략적 협력 “변화”
삼성은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LCD 대신 OLED에 집중하면서 코닝과의 협력관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코닝은 1973년 삼성과 합작해 CRT 생산기업인 삼성코닝을 설립했고 1995년에는 LCD 유리기판 합작법인인 삼성코닝정밀소재를 설립했으며 삼성코닝은 2007년 삼성코닝정밀소재에 합병됐다.
2013년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코닝 지분 42.6%를 코닝에게 전량 매각했으나 삼성과 코닝은 2012년 50대50 비율로 또다른 합작법인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SCG)를 설립해 OLED 유리기판을 공급받는 등 협력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유리기판은 디스플레이 시장이 LCD에서 유리기판 수요가 적은 OLED로 전환되고 있는 동시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부상함에 따라 수요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OLED는 TFT 유리기판과 봉지 유리기판을 사용하고 있어 LCD와 동일하게 2개의 유리기판을 사용하지만 중소형 패널에는 필름봉지, 대형 패널에는 메탈봉지 적용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 다음호에 계속
<박주현 기자: pjh@chemlocus.com>
표, 그래프: <유리기판 수출동향><유리기판 수입동향><코닝정밀소재의 영업실적 변화>
<화학저널 2016년 3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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