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대표 정몽익)는 태양광 및 LED (Light Emitting Diode)용 첨단소재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CC는 2011년 경기도 안성에 LED용 사파이어 잉곳, 태양전지용 실리콘기판 등 첨단소재 공장을 조성해 2015년까지 2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태양광 및 LED 시장 모두 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진행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면적은 안성시 미양면·서운면 제4산업단지 36만6953평방미터이며 용인 중앙연구소와 여주 첨단유리 공장, 서산 초정밀화학 공장을 연결해 첨단산업벨트를 조성할 계획 아래 2014년 2월 착공해 2015년 8월부터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사업 연기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KCC는 약 2조원을 투자해 태양광 중심의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함으로써 지역주민 3000명을 고용하겠다고 발표했으나 2015년 7월까지 투자액이 2000억원, 고용인원도 300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태양광 대신 도료공장을 신설해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것으로 나타났다.
KCC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 악재가 겹쳐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급격히 축소됨으로써 첨단 친환경 도료 설비에 대한 투자를 우선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안성시는 KCC가 계획대로 투자를 진행하지 않아 기업유치 지원금 7억5000만원 등을 반환받았고 KCC는 미양면 4산업단지 8만4898평방미터 부지에 5만3000톤의 건축용 방수바닥재, 플랜트용 도료 생산설비를 2015년 8월부터 가동하고 있다.
KCC는 2008년 이후 태양광 시장에 본격적으로 투자하면서 첨단소재 사업에 진출했으나 태양광 시장의 침체로 투자확대를 연기하고 있으며 대신 수익성이 좋은 도료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KCC는 현대중공업과 51대49 비율로 합작투자한 KAM(Korean Advanced Materials)을 통해 2010년 4월 폴리실리콘(Polysilicon) 6000톤 공장을 가동했고 미국 SPI, 현대중공업 등 태양광기업들과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매출기반을 확보했다.
하지만, 태양광 시장이 침체를 지속함에 따라 2011년 말 국내생산을 중단해 현재까지 가동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
특히, KAM이 2012년 227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난에 빠지자 현대중공업이 보유지분을 전량 무상 소각해 2013년 5월 KCC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KCC는 사우디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인 MEC(Mutajadedah Energy)와 합작법인 PTC(Polysilicon Technology)를 설립해 2013년 생산을 목표로 사우디 Jubail에 폴리실리콘 3000톤 공장 건설에 약 5700억원을 투자했고 2016년까지 9000톤을 증설해 총 1만2000톤으로 확대할 방침이었으나 2015년 12월까지도 3000톤 라인의 시험가동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2008-2010년 톤당 100달러를 상회했으나 공급과잉으로 급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KCC는 시황이 회복되면 생산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으나 폴리실리콘은 2015년 말 13달러대까지 폭락한 가운데 공급과잉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가격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KCC는 2010년 11월18일 태양광 잉곳 생산기업 아르케솔라를 인수해 KAM의 폴리실리콘, KCC의 잉곳·웨이퍼, 현대중공업의 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수직계열화 구축을 시도했으나 주 수요처로 예상했던 현대중공업이 관련사업을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웨이퍼 공장 착공을 계속 연기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중공업은 2011년 말부터 태양전지 모듈 공장 3개 가운데 제1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평균 가동률이 50% 수준에 그쳤고 미국 애리조나에 건설하기로 한 175MW의 태양광발전소 건설 계획이 백지화되면서 2011년 태양광 등 그린에너지 분야의 수주액이 2010년의 절반 수준인 3억8000만달러에 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KCC는 LED 소재의 국산화 사업도 실패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LED는 봉지재, 사파이어 기판, 반사판 등 소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산화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KCC가 실리콘(Silicone) 베이스 봉지재 및 LED용 사파이어 기판 국산화 노력을 지속했으나 LED 시황이 악화되면서 투자를 연기하는 등 사업성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LED용 사파이어 잉곳은 2010년 글로벌 수급타이트가 발생해 가격이 급등했고 최고조에 이르렀던 2011년부터 삼성LED, OCI, KCC 등 국내외기업들이 우후죽순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LED 조명 시장의 더딘 확대로 치킨게임 양상을 나타내며 LED 가격이 폭락하는 등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일부에서는 KCC가 태양광, LED 소재 투자를 진행했다면 적자가 불가피해 사업 확대를 보류한 결정이 옳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KCC는 국내 도료 시장의 38%를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 약세에 따른 원료가격 하락으로 영업실적이 호조를 나타내 2015년 3/4분기에 매출액 8663억원, 영업이익 799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1.4%를 기록하는 등 최고실적을 나타냈다.
도료 원료인 솔벤트(Solvent), 톨루엔(Toluene), 자일렌(Xylene)은 2015년 평균 구매단가가 전년대비 각각 24.4%, 27.8%, 24.6% 하락했으나 도료 가격은 수출용 건축도료가 20.3% 하락한 것을 제외하고는 평균 1-6% 하락에 그쳐 스프레드가 양호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KCC는 도료 사업부문의 매출비중이 42.3%로 국제유가 약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15년 4/4분기에도 영업이익이 59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3%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