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 테슬라와 손잡고 한국 견제
파나소닉이 국내 2차전지 생산기업들을 견제하기 위해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프로젝트에 무리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2차전지 생산기업들은 Toyota, Nissan, 테슬라 등 글로벌 전기자동차 메이저들과의 관계 구축이 중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파나소닉은 전기자동차 선두기업인 테슬라에 2차전지를 독점 공급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테슬라의 첫 전기자동차 모델인 「로드스터」는 2003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2008년 출시됐으나 긴 충전시간과 비싼 가격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테슬라는 중·대형 2차전지 대신 5000개 이상의 소형전지를 병렬로 연결해 팩을 구성함으로써 주행거리를 크게 개선한 프리미엄 전기자동차 「모델S」를 2012년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
파나소닉은 「로드스터」부터 리튬이온전지(LiB: Lithium-ion Battery)를 공급했으며 「모델S」에는 2017년까지 리튬이온전지 20억개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테슬라의 전기자동차를 통해 시장 선점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테슬라의 「모델S」는 배터리 용량이 60kWh로 리튬이온전지 탑재량이 많아 출하량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파나소닉의 독점 공급은 2015년 LG화학이 테슬라와 「로드스터」 교체용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종결됐다.
이에 파나소닉은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건설비용의 30% 가량을 투자하는 등 테슬라와의 관계 구축에 힘을 쓰고 있다.
파나소닉은 2016년 1월7일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총 건설비용 50억달러 가운데 16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리튬이온전지는 생산규모가 1GWh가 넘으면 규모화가 어려워지고 리튬, 코발트, 흑연 등 원재료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파나소닉의 투자규모가 지나치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기가팩토리의 탄산리튬 수요는 2만8000톤으로 추산되고 있어 Rockwod, FMC, SQM 등 리튬 생산기업들이 생산능력을 확대해도 수급이 타이트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파나소닉은 흑자로 전환한지 3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테슬라에 16억달러를 투자하는 것은 모험”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주요 파트너로 남아 LG화학 등 기술력이 뛰어난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을 견제하고자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대시장 중국 잡을 수 있을까?
중국은 글로벌 최대의 자동차 시장으로 정부 중심의 정책적 지원을 통해 전기자동차 시장이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2차전지 등 전기자동차 부품·소재 관련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중국 전기자동차 시장은 전기버스가 약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기버스는 2013년 2만대에서 2015년 6만대 이상으로 급증했다.
전기버스는 일정한 루트를 운행해 충전문제에서 자유롭고 배터리 무게에 대한 부담도 적어 보급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전기자동차 보조금을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보조금 대상을 제한해 LG화학·삼성SDI의 중국 시장점유율 확대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경제부 장관은 전기자동차 보조금을 2017-2018년까지 20%, 2019-2020년까지 40% 삭감한 후 2021년 이후에는 제도를 폐지할 계획이라고 2016년 1월23일 발표했다.
특히, 보조금 지원대상에서 NCM(니켈코발트망간)을 제외하고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버스만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함으로써 NCM 배터리에 주력하고 있는 LG화학과 삼성SDI는 중국시장 점유율 확대가 어려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기버스 가격이 200만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보조금이 50만위안으로 중국 현지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국내기업들이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사실상 전기버스 배터리를 판매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중국의 발표가 국내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중국이 한국기업을 규제해 자국기업을 보호하려는 의도로 인식되고는 있으나 이면에는 중국의 불량기업을 걸러내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며 “중국에서 실제 배터리를 생산하지 않으면서 보조금만 지급받는 페이크들이 많아 보조금 대상을 축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양극활물질도 LFP는 무겁고 에너지밀도가 낮기 때문에 성능이 더욱 우수한 NCM 및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중심으로 전환되는 추세여서 중국 정부의 보조금 규제에 따른 문제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BYD 등 중국기업 대부분이 생산하고 있는 LFP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으나 NCM 배터리에 비해 부피가 크고 무거우며 전압 및 에너지밀도가 낮아 전기자동차 적용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NCM 중심의 삼원계 배터리는 글로벌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LG화학, 중국시장 공략 가속화
LG화학은 중국 전기자동차 생산기업들과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현지 증설을 단행하는 등 중국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코트라(KOTRA) 상하이무역관에 따르면, 중국은 2015년 1-11월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37만9000대에 달했고 EV는 18만3829대로 146%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중국 현지투자를 확대해 2015년 10월 Nanjing 소재 2차전지 공장을 완공했다. 생산능력은 EV 5만대 이상, PHEV(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 18만대 이상에 공급이 가능한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LG화학이 중국 전기자동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메이저들에게는 배터리를 공급하지 않고 있어 중국시장 점유율이 실질적으로는 미미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전기자동차 시장점유율은 BYD 33%, Kandi 14%, Zotye 13%, BAIC 9%로 상위 4사가 70%를 장악하고 있고 LG화학은 10대 자동차기업 가운데 Chana, Posri, Shanghai Automotive, Great Wall Motors, Nanjing Golden Dragon Bus, Dongfeng Motor, Chery 등 6곳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전기자동차 메이저들이 2차전지와 전기자동차를 함께 생산하고 있어 LG화학이 실질적으로 공급 가능한 수준에서는 중국시장 입지가 단단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BYD 등 중국 전기자동차 메이저들은 2차전지부터 생산해 자체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LG화학의 배터리가 메이저에 투입되지 못하는 것이지 경쟁력이 약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은 GM, 르노, 현대·기아자동차, 포드(Ford), 볼보(Volvo), Nissan, 상해기차, 장안기차, 일기기차 등을 수요처로 확보하고 있다. <박주현 기자: pjh@chemlocus.com>
표, 그래프 : <중국·미국의 10대 전기자동차 판매현황(2015. H1)>
<화학저널 2016년 4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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