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화학이 루타일(Rutile)형 TiO2(Titanium Dioxide)를 상업화했으나 시장 진입이 어려워 중국산을 반덤핑 혐의로 제소했다.
TiO2는 루타일형과 아나타제(Anatase)형으로 구분되고 있으며 아나타제는 코스모화학이 국산화를 통해 시장을 장악했으나 루타일형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미국산과 중국산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코스모화학은 아나타제형에 이어 2014년 11월부터 루타일형 3만톤을 상업화하고 시장 진입에 성공했으나 경쟁이 치열해 수익성이 양호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15년 12월8일 저가에 유입되는 중국산에 대한 반덤핑 제제를 신청했다.
코스모화학은 2004년 중국산 아나타제형 TiO2를 무역위원회에 제소해 반덤핑으로 제제함으로써 2004년 10월부터 2011년까지 4.86-23.08%의 높은 관세를 부과시켜 수입이 줄어든 바 있다.
한국-중국 FTA(자유무역협정)가 발효되는 시점에서 중국산 TiO2에 대한 반덤핑 규제는 성사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고 있으나 코스모화학이 계속 반덤핑 규제를 요구하고 있어 시장 관계자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염소공법으로 점유율 유지하고 있으나…
TiO2는 페인트, 플래스틱 등에 80% 이상이 사용되고 있다.
아나타제형은 섬유, 도로표지판 도료 등에 채용되며 2015년 하반기 평균 가격이 톤당 1400달러 수준으로 색상에 민감하지 않은 범용 그레이드에 채용되고 있어 코스모화학이 3만톤 수준 공급하고 있다.
루타일형은 페인트, 플래스틱에 주로 채용되고 있으며 국내 수요는 12만톤 수준으로 미국산과 중국산이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전량 수입에 의존했으나 코스모화학이 2014년 11월부터 루타일 3만톤을 상업화함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산은 DuPont이 분사한 Chemours가 공급하고 있으며 염소공법으로 고급 그레이드 TiO2를 생산해 자동차 페인트용, EP(Engineering Plastic) 및 전자제품 플래스틱용에 투입되고 있다.
중국산과 코스모화학은 황산공법으로 색상에 예민하지 않은 페인트 및 일부 플래스틱용으로 투입하고 있으며 저가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황산공법은 염소공법에 비해 황색빛이 나는 단점이 있어 색상에 예민한 분야에는 투입이 어려워 염소공법 루타일형이 고정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Henan Billions가 Sichuan Lomon Titanium 인수로 염소공법을 확대할 예정이어서 미국산과 경쟁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염소공법 가격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산, Billions 중심으로 시장진입 확대
루타일형 TiO2 수입은 Chemours(DuPont)의 미국산이 주도했으나 중국산이 저가공세로 톤당 900-1000달러 이상 낮게 진입함으로써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Cristal Global과 Tronox 2만톤, 일본 Ishihara Sangyo 1만톤, 독일 Huntsman 5000톤, 우크라이나산, 타이완산 등이 일정하게 유입되는 가운데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독일산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Billions는 염소공법 20만톤 생산에 이어 Lomon이 보유하고 있는 황산공법 60만톤을 인수함에 따라 염소법 시장을 확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Billions는 황산법 60만톤에서 얻는 수익을 바탕으로 염소공법 20만톤 플랜트를 가동하면서 발생하는 자금부담을 최소화시킬 예정”이라며 “본격적인 시장안정화를 위해 3년 동안 적자생산이 불가피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 밝혔다.
TiO2는 글로벌기업을 중심으로 근거리 운반 및 현지화 생산에 집중하고 있어 국내시장도 미국 및 독일산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hemours는 미국 공장을 셧다운하고 멕시코로 이전함에 따라 근거리 수출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멕시코산은 관세가 6.5%로 미국산 무관세에 비해 높은 가격에 유입돼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일부 고급 그레이드는 미국공장 가동을 지속해 감가상각비가 완료된 것을 무기로 저렴한 가격에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Huntsman도 일부 설비를 가동중단하고 수급에 맞게 생산량을 조절함으로써 가격이 맞지 않으면 수출량을 확대하지 않을 방침이다.
코스모화학, 중국산 반덤핑 제소
코스모화학은 2014년 황산공법으로 루타일형을 생산하기 시작했으나 미국산에 비해 가격이 낮고 중국산 저가공세가 심해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TiO2 가격을 높이거나 유지하고 시장 확대를 위해 중국산 반덤핑 제제를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함께 검토했으며 한-중 FTA 발효를 앞두고 2015년 12월8일 반덤핑 제제를 신청했다.
염소공법과 황산공법은 채용분야가 구분되고 있어 코스모화학은 주로 중국산 황산공법과 경쟁구도를 구축하고 있으나 대량생산으로 유입되는 중국산 가격이 저렴해 적자생산을 계속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반덤핑 조치가 되더라도 중국산 유입은 계속될 것”이라며 “일부 경쟁력 없는 중국산들이 수출을 중단하고 오히려 대량생산이 가능한 Lomon 등이 비중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덤핑 규제는 중국산 TiO2 수입을 제제하기 보다는 관세를 통한 가격인상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TiO2는 중국산 공세로 황산법 가격이 톤당 1400-1500달러 수준으로 당분간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코스모화학은 2004년부터 중국산 아나타제형을 반덤핑으로 제소해 2011년까지 관세 혜택을 누렸으나 오히려 아나타제 시장이 침체되고 루타일형이 저가에 유입돼 아나타제형 시장을 잠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TiO2를 시장확대를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어 5년 내에 미국산과도 경쟁이 가능한 수준까지 품질수준이 올라가고 국내 수요기업들이 저가제품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중국산이 국내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황산공법 TiO2가 낮은 가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코스모화학은 TiO2 사업에서 채산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수익 악화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페인트, KCC 중심으로 중국산 사용 확대
국내시장은 이미 중국산이 시장확대에 집중해 2015년 수입량이 미국산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산은 2012년 4만4657톤, 2013년 5만5266톤, 2014년 4만8870톤으로 국내시장의 40-45%를 장악했으나 2015년 3만7248톤에 그쳐 점유율이 30% 수준까지 크게 하락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산은 2012년 2만8092톤, 2013년 2만7061톤, 2014년 3만4817톤, 2015년 3만9953톤으로 미국산을 뛰어넘어 시장점유율이 2012년 25%에서 2015년 31% 수준까지 높아졌다.
국내시장은 자동차 페인트용, EP 및 플래스틱에 채용되는 고급 그레이드를 제외하고 페인트 생산기업들이 대부분 중국산을 채용함에 따라 중국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KCC는 TiO2의 60% 수준을 중국산을 채용하고 있으며 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 등은 50% 수준 사용하고 있다.
특히, KCC는 범용 페인트 생산량이 많아 중국산 사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제조코스트를 절감하기 위해 중국산 사용을 늘릴 방침이다.
시장 관계자는 “페인트 생산기업들이 판매하는 페인트 최종제품은 원료가격 하락으로 수익을 유지하는 가운데 원료를 중심으로 가격 깎아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용제, 수지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료가격이 하락했으나 안료는 크게 변동이 없어 품질에서 큰 차이가 없는 저가제품을 찾아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Lomon, 루타일형 국내시장 장악 “예고”
중국은 TiO2 1위인 Lomon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Billions는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2016년 상반기까지 Lomon 인수를 완료할 예정이며 저급 그레이드는 황산공법, 고급 그레이드는 염소공법을 통해 공세를 지속할 방침이다.
루타일형 가격이 크게 하락함에 따라 아나타제형은 매력이 크게 떨어져 중국 및 코스모화학도 사업을 중단할 필요성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아나타제형은 국내수요 3만톤 수준으로 고정수요가 유지되고 있어 가동중단은 어려우나 루타일형은 중국산이 저렴하게 치고 들어와서 아나타제까지도 대체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중국산 루타일형이 전체 시장을 장악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밝혔다.
Lomon은 황산공법은 감가상각비가 크게 떨어지고 대량생산으로 가장 저렴한 제조코스트를 유지해 가격경쟁력이 뛰어나며 국내 수요기업들이 선호하고 있다.
특히, 염소공법까지 생산이 가능해지면 Chemours, Huntsman 등의 메이저와도 경쟁이 가능해 톤당 2300달러를 유지하던 가격이 2000달러 수준까지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적자생산이 우려되는 일부는 공급량만큼 생산하는 체제로 전환하고 Chemours와 중국산이 시장장악할 것으로 나타나 TiO2는 500달러 이상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중국은 글로벌 시장장악을 위해 저가공세를 계속할 예정이며 염소공법까지 생산하면 Chemours도 가격인상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염소공법 TiO2는 2012년까지 DuPont이 폭리 행태를 취해 높은 수익을 자랑했으나 중국산 유입으로 수익성이 크게 하락함에 따라 DuPont이 사업부를 분사했으며 사양사업으로 전락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코스모화학은 반덤핑 제제가 실현되더라도 특별한 생존방안 모색이 요구되고 있다.
<허웅 기자: hw@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