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능력 100만톤으로 독주체제 … 중소기업은 높은 가격 강요
국내 질산(Nitric Acid) 시장은 공급과잉에도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휴켐스, 한화, 동부팜한농 3사가 독과점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BASF, 한국Solvay 2사가 국내수요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등 공급과 수요 모두 과점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질산은 MDI(Methylene di-para-Pheynylene Isocyanate)를 비롯해 TDI(Toluene Diisocyanate), 아닐린(Aniline), 아디핀산(Adipic Acid) 등이 다운스트림으로 수요기업이 수백개에 달하고 있으나 메이저 2사를 제외하고는 수요량이 미미해 판매자 위주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질산 생산능력은 휴켐스 100만톤, 한화 10만톤, 동부팜한농 10만톤으로 총 120만톤에 달하고 있지만 국내수요는 자가소비물량을 포함해 75만톤에 불과해 공급과잉이 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국내시장은 공급과잉에도 불구하고 최대 수요기업 2사를 제외하고는 수요량이 미미해 생산기업끼리 가격을 담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생산능력이 가장 크고 다운스트림 사업까지 영위하고 있는 휴켐스가 국내시장을 장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최대 수요기업 2사는 장기공급계약을 맺기 때문에 수요량이 미미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판단하면 독과점에 가까워 가격 횡포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질산이 적자가 날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라면 동부팜한농은 자가소비물량이 없음에도 질산을 계속 생산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급기업 관계자는 “수요량이 많은 2사를 제외하면 국내 시장규모는 4만-5만톤에 불과하다”며 “국내시장은 공급과잉으로 2012년 휴켐스의 증설 이후 가격이 많이 하락했고 생산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해 가격횡포를 부릴 여지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동부팜한농은 CDM(청정개발체제)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질산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스팀도 인근 공장에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 악화에도 가동하는 것”이라며 “공급가격은 수요량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수요량이 적은 곳에 더 비싸게 판매한다고 해서 횡포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휴켐스(대표 최규성)는 국내 최대의 질산 생산기업으로 DNT(Dinitro-toluene), MNB(Mononitrobenzene), 초안을 생산하는데 35만톤 정도를 자가소비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4년 생산량은 약 90만톤을 기록한 가운데 55만톤 가량을 상업 판매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수출과 내수판매 비중은 매출액 기준으로 대략 4대6 정도로 약 20만톤 가량을 수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와 동부팜한농은 생산능력이 각각 10만톤으로 한화는 생산량의 50%를 자가소비하고 있고 나머지는 내수 위주로 상업판매하고 있다.
동부팜한농은 전량 상업판매하고 있으며 내수와 수출 비중은 7대3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휴켐스는 생산능력이 가장 큰 가운데 질산 다운스트림 사업까지 영위하고 있어 국내시장에서 2014년 기준 82%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BASF와 2003-2017년 연간 20만톤, 한국Solvay와 2008-2015년 10만톤의 질산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나 한국BASF만 2018-2021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한국Solvay는 2016년 이후 한화와 동부팜한농으로부터 5만톤씩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켐스는 질산으로 TDI의 원료 DNT를 제조해 한화케미칼에게 2014-2031년, OCI에게 2014-2023년 공급하는 계약을 맺고 있다.
또 금호미쓰이화학과는 2009-2023년, 2012-2026년 MDI 원료인 MNB를 공급하는 2개의 장기 공급계약을 맺고 있다.
국내 질산 수요는 생산기업의 자가소비용을 제외하고 35만-40만톤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한국BASF 20만톤, 한국Solvay 10만톤으로 2사의 수요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휴켐스가 2사를 거래처로 확보함으로써 국내시장을 장악했으나 한국Solvay가 2016년 이후 한화 및 동부팜한농과 질산 공급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국내시장 점유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주현 기자>
<화학저널 2016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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