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료는 중국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수요가 급증했으나 최근 부동산 투자 부진에 따라 건축용 수요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
도료 생산기업들은 중국, 동남아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등 수요증가에 대응하고 있으나 현지시장 파악 등 추가전략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도료산업은 아파트 투자 붐에도 불구하고 건축용 수요가 늘어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조선이 극도로 침체됨으로써 시장 전체가 부실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도 최근 아베노믹스의 3번째 화살 「민간투자를 진작하는 성장전략」이 실행됨에 따라 엔저 효과에 힘입어 수출증가, 경제 활성화, 내수확대가 기대되고 소비세 인상에 따른 반짝 수요증가까지 더해져 낙관론에 힘이 실렸으나 정책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최근 금리를 마이너스 0.5%로 인하하는 등 소비 확대를 통한 성장전략이 차질을 빚어 도료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도료는 2014년 내수 출하량이 소비세 인상 이전에 비해 1.0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도료 시장 급성장추세
글로벌 도료 생산량은 2014년 약 4560만톤으로 2011년에 비해 15.2% 증가했고 판매금액은 약 160조원으로 25.5% 늘어났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남미 등 신흥국 수요가 급증해 다소 주춤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북미, 유럽, 일본을 커버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은 중국시장의 성장률이 눈에 띄게 높아 일본시장의 수요부진을 메우고 있다.
중국시장은 내수 증가 뿐만 아니라 수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철강, 자동차 도장작업이 선진국에서 이루어진 뒤 수출됐으나 최근에는 중국 현지에서 진행된 후 선진국으로 수출하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선진국에 비해 아시아·태평양은 저가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으나 1인당 GDP가 높아짐에 따라 고품질·고부가가치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세계 도료 생산은 2011년부터 3년 동안 일부를 제외하고는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AkzoNobel을 비롯한 메이저 4사가 매출을 확대하면서 시장점유율이 약 35%에 달해 과점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도료 메이저 4사는 남미, 동남아, 중국 등 성장이 예상되는 지역에 대한 직접투자와 M&A 등 중장기적 전략을 통해 생산·판매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5위 이하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메이저 4사의 생산·판매비중도 신흥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동남아 국가 가운데 미얀마, 베트남은 중산층과 부유층이 확대되고 인구도 증가하고 있어 수요증가가 기대되고 있으며 타이, 인도네시아, 인디아도 발전소, 항만, 교량, 교통 등 인프라 정비를 비롯한 각종 분야에서 도료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도료 메이저들은 시장성이 밝은 국가를 중심으로 인수, 기술개발, 조직개편을 추진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세계 도료 1위는 네덜란드 AkzoNobel로 건축, 선박, 자동차·항공기, 공업, 분체, 목공에 주력하고 있다.
AkzoNobel은 푸에르토리코를 포함한 건축용 도료 북미사업부를 약 12조6000억원에 글로벌 2위인 PPG에게 매각했고, 현재 Sika와 약 3000억원 수준의 건축용 접착제 사업부 매각방안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위 미국 PPG는 항공, 캔, 자동차, 공업, 중방식, 선박, 건축용이 주력분야로 미국, 캐나다, 푸에르토리코 등의 건축용 도료 북미사업부를 AkzoNoble로부터 인수했으며 Dyrup, Colpisa를 합병했고 Asian Paints와는 인디아 현지 합작기업을 설립했다.
4위인 미국 Sherwin-Williams 역시 주력은 건축, 중방식·선박, 공업, 목재, 항공이며 세계 14위인 멕시코 Comex를 23억4000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으나 최종 인수에는 실패했다.
Sherwin-Williams은 중남미 판로 확대를 목표로 Comex 인수를 시도했으나 멕시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멕시코 사업 인수 취소처분을 받았다. 다만, 오스트레일리아 도료기업 인수에는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시장 맞춤형 전략으로 접근해야
글로벌 도료 생산기업들은 신흥국으로 공장과 판매망을 이전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 시장에서는 수요증가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 대비해 노후화된 인프라를 정비함에 따라 시장성이 밝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도료 생산기업들은 보수·재건축 수요에 대응해 수명이 길고 에너지 및 탄소 절감형 등 다기능성 도료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태양열 고반사 도료를 비롯해 고기능성 도료는 스마트 라이프, 스마트 시티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 도료 생산기업들은 거대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동남아 신흥국에서 생산과 판매를 확대하고 있으나 지리적 접근성과 생산·판매 집약효과를 유지하면서 다른 동남아 성장시장으로 이전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매출이 10조원을 상회하는 유럽·미국 메이저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도료 생산기업들은 대상시장을 파악하고 자사기술의 강점을 확보한 후 계획적으로 투자를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신규 배합을 개발해 시장성을 발굴하는 작업이 요구되고 있다.
신뢰할 수 있는 현지 파트너를 찾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파트너와의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공동으로 투자·운영할 때 서로의 강점을 살려 효율화를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종합적 도료 생산기업으로 성장할지, 자사만의 특수분야를 무기로 내세울지 성장전략의 명확화도 요구된다.
도료 생산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 제고도 급선무로 대두되고 있다.
개개인의 영어실력을 키우고 안전·생산·판매 매뉴얼의 영문화 작업을 통해 안전조업과 효율화를 달성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동남아 등 성장시장에서는 인구 및 중간층·부유층 확대에 따라 구매력이 향상되고 있기 때문에 핵심제품의 품질과 가격설정이 성공의 전제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인건비와 노동자들의 학력수준, 경쟁기업 진출현황, 산업구조·인프라 및 법적 규제 정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투자를 추진하는 전략도 요구되고 있다.
소비자의 인식 변화에 대응해 신규수요를 창출하는 전략도 성장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이나 한국은 유럽·미국에 비해 가정용 도료 소비량이 극단적으로 적은 편이며 내장재, 외벽·펜스용 수요가 대부분이다.
유럽·미국은 일반 가정에서도 일상적으로 도료를 사용하는 반면, 일본 및 한국은 일반인들의 도료 자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아 직접 페인트칠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지진복구·노후대책 수요 기대
일본은 2013년 도료 생산량이 160만5000톤으로 0.5% 감소했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08년 193만9000톤에 비해 33만4000톤 줄어들었다. 제조업의 해외이전이 늘어나고 복구사업 및 인프라 노후화 대책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엔/달러 환율은 평균 96.65엔이었으나 2015년 1월5일 120.21엔으로 엔화가치가 24.4% 떨어진 가운데 자동차를 비롯한 제조기업들이 플랜트를 미국·유럽 등 해외로 이전함에 따라 도장 수요가 감소했다.
건축물, 사회인프라에 사용되는 건축자재, 철강재 등은 중국, 동남아에서 도장한 상태로 수입하기 때문에 도료 생산 증가 및 도장 수요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다만, 조선 등 중공업은 엔저효과에 힘입어 수주가 증가해 도료·도장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북지방 대지진 복구 지연도 도료·도장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프라 정비가 생각보다 지체되고 있어 고도성장기에 건설된 교량·고층빌딩·항만설비 등의 노후화 대책 수요가 관건이 되고 있다.
특히, 길이 2m 이상의 도로교량 약 70만개 가운데 약 20%가 건조된지 50년을 넘었으며 건조 후 50년이 넘은 교량은 2032년 전체의 약 65%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노후화 교량의 교체, 보강, 보수도장에는 도료가 필수적으로 투입되기 때문에 앞으로 도료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판단되며 내후성이 50년 이상 보장되고 방식성 등 다양한 기능을 부여한 도장제품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일본 도료기업의 생산설비 해외이전도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3년 조사에 따르면, 일본 도료 생산기업 가운데 해외진출은 22사, 진출국 수는 26개국이었으며 현지기업 수는 169개로 나타났다.
일본 도료기업의 해외 생산량은 2013년 223만6461톤으로 일본 생산량 160만5131톤을 웃돌았다.
아시아 생산량은 210만5071톤으로 해외 생산량 가운데 94.1%를 차지했고 중국 생산량이 118만7760톤으로 가장 많아 전체의 53.1%에 달했다.
다만, 최근 중국에서 부동산 투자가 감소하면서 건축용 수요가 줄어든 탓에 생산량이 주춤하고 있어 주목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국의 건축용 도료 생산량은 2012년 20.4%, 2014년 14.9% 급증했으나 2014년에는 8.0% 늘어나는데 그쳤다.
동남아 생산량은 42만9739톤으로 19.2%, 인디아는 30만8012톤으로 13.8%를 차지했다.
글로벌 도료 생산기업 30사 가운데 일본기업은 Kansai Paint를 비롯한 5사가 랭크되는데 그쳤으나 세계 주요 88사 가운데는 16사가 포함돼 있다.
표, 그래프 : <일본의 도료 생산량 및 출하액 변화><일본의 국내·해외 도료 생산량 비교><글로벌 도료 시장의 아시아·태평양 비중><글로벌 도료 생산량·판매액 비중 비교><동남아의 가구당 도료 소비량 비교><글로벌 도료 생산기업 30사의 매출액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