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기업, 생존 위해 B2C 사업 강화
내장용 페인트는 벽지를 대신해 사용이 급증함에 따라 페인트 생산기업들이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다.
기존 페인트 시장이 치열해짐에 따라 건설, 조선, 자동차 등에 납품처만 의존하지 않고 직접 소비자를 찾아 나서고 있으며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가 확대되고 있다.
삼화페인트는 서울 대치동에 플래그십 스토어 「홈앤톤즈」를 개장해 실내용 페인트 전문매장을 통해 판매 뿐만 아니라 전문가의 무료 컨설팅, 셀프 페인트 교육 프로그램, 전문 시공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벽지는 전문 시공이 필요해 인건비가 투입되나 페인트는 도구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도색할 수 있어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노루페인트는 「디자인하우스」를 서울 을지로, 논현동, 성북동, 천호동 등에 세우고 인테리어 상담을 통해 내장용 페인트를 판매하고 있다.
단순히 페인트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주문자의 집 분위기에 맞춰 색상, 디자인, 시공, 사후 관리까지 제공하는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광페인트는 인터넷 쇼핑몰인 「홈아이브」를 통해 내장용 페인트를 판매하고 있다.
실내·외용, 곰팡이 전용, 데코레이션 등 다양한 용도의 페인트를 5000-1만원대로 판매해 부담없는 가격으로 집을 꾸미려는 소비자를 겨냥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광페인트는 2014년 관련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친환경 수용성 페인트인 「자연N」을 출시함에 따라 내장용 페인트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벽지를 대체하는 페인트 수요는 1% 내외 수준으로 벽지 시장이 2015년 3500억원 수준에 달했으나 벽지를 대체할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내시장은 벽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페인트 대체수요가 극히 일부분”이라며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중국, 동남아 수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 건물은 대부분 벽식 구조로 벽을 콘크리트나 벽돌로 쌓아 벽자체가 울퉁불퉁해 벽지를 채용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면, 미국 및 유럽은 석고보드 형태로 시공해 벽면이 반듯함에 따라 페인트칠을 해도 미관상 나쁘지 않아 내장용 페인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중국시장 진입 성공해야 생존한다!
중국도 친환경 페인트를 중심으로 내장용 페인트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수출에 집중할 필요성이 나타나고 있다.
내장용 페인트는 벽지를 대신해 내부 벽 마감에 주로 사용되고 새집증후군 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VOCs(휘발성 유기화합물),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 제거가 가능한 친환경 내장페인트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아지고 있다.
친환경 분말페인트, 수성페인트, 무용제페인트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중국 전체시장의 80%를 친환경 페인트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중국인들은 자녀 공부방, 외국인 학교 인테리어를 위한 내장용 페인트를 친환경제품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동용 페인트는 고부가가치가 높아 「Dulux」 등 글로벌기업과 중국 유명 페인트 브랜드들도 아동용 전문 페인트를 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친환경페인트 연구개발을 계속하고 있어 국내기업들이 가격으로 경쟁하지 않는 이상 진입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한-중 FTA(자유무역협정)로 중국산 페인트가 국내시장에 유입됨에 따라 국내기업들이 생존위협에 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산 페인트는 국내가격에 비해 저렴하게 공급되고 국산 페인트와 품질 차이가 없어 중국산 페인트가 국내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DuPont, 악조노벨(AkzoNobel) 등도 국내시장에 진입을 계속 시도하고 있어 국내기업들은 생존전략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천연페인트 난립에도 규제 없어…
내장용 페인트 등 소비자용 페인트 시장이 성장하면서 친환경 및 천연페인트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특허정보원에 따르면, 천연페인트는 특허 27건, 실용신안은 6건이 존재하고 있으며 1990년대 후반부터 국내에서도 천연페인트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천연소재를 원료로 만든 페인트를 천연페인트라고 칭하고 있으나 VOCs 기준이 기존 친환경페인트의 최저치인 20-30g을 넘어서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소비자들은 천연페인트가 친환경페인트보다 유해하지 않다고 판단해 구매에 혼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건축용 페인트에서 가정용 페인트는 VOCs 기준이 수성 리터당 40g, 유성 400g으로 구분되고 있어 VOCs 기준에서 가장 낮은 기준치를 적용받고 있다.
친환경 페인트는 환경부가 「페인트에 대한 휘발성 유기화합물 함유기준」을 설정해 관리하고 있으며 VOCs 함유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제품을 판매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내장용 페인트는 소비자에게 직접 접촉돼 친환경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수성페인트를 사용하고 있다.
환경부는 천연페인트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유통되고 있는 천연 페인트들이 친환경페인트보다 유독물질을 더 많이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엄격한 요구되고 있다.
OEM 통해 카피제품 늘어나…
국내 페인트 생산기업들은 대부분 OEM(위탁생산)을 통해 내장용 페인트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CC, 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 등 국내 페인트 생산기업들은 기술력을 보유한 군소기업들에게 OEM 계약을 체결해 자사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다만, 매출이 높아지면 OEM에서 자체 생산으로 전환하고 페인트 스펙을 공유함에 따라 쉽게 중소기업 기술을 모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대부분 OEM 생산기업들과 계약하고 있고 페인트 스펙을 공유하고 있어 브랜드만 바꾼 카피제품들이 많다”며 “국내시장에서 모방제품이 늘어나 시장규모가 작은 특수시장에서는 중소기업들이 살아나가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기업이 생산하고 있는 일부 내장용 페인트는 군소기업이 먼저 출시한 것을 똑같이 카피해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KCC, 삼화페인트, 노루페인트 등이 모두 손수 개발해 출시한 사례는 드물다”며 “군소기업들은 매출 신장을 위해 OEM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허웅 기자: hw@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