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용 폴리머는 고령화 시대 진입으로 의료기기산업이 대폭 성장함에 따라 신 성장동력으로 기대되고 있다.
CMRI(화학경제연구원)가 2015년 12월 발간한 「의료기기용 폴리머」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의료용 소재는 시장규모가 2015년 6000억원으로 매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입의존도가 높아 정부에서 의료소재의 국산화를 장려하고 있다.
특히, 국내시장은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며 인공 피부, 인공 연골, 인공 뼈 등 다양한 인공장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연구개발(R&D) 및 상업화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에는 수입에 의존하던 고부가가치 의료기기의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인공관절, 비혈관계 스텐트 등 수입의존도가 높았던 의료기기 시장에서 국산의 점유율이 수입제품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콘택트렌즈, 창상피복재 등도 수요가 증가세를 계속하고 있지만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산화가 요구되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규모가 미미해 화학기업들이 등한시하고 있으며 글로벌 메이저가 이미 장악함에 따라 높은 진입장벽 또한 국산화에 어려운 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메이저들이 생산하고 있는 의료기기는 대부분 서양인 체격 중심으로 동양인이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해 동양인 맞춤형을 개발함으로써 성공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용 소재는 인구의 노령화, 국내 의료기기 생산기업의 국산화, 아시아 시장 성장으로 수요가 급증해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UHMWPE·PEEK, 임플란트 소재로 부상
UHMWPE(Ultra High Molecular Weight Polyethylene)는 높은 경도와 소수성으로 생체재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인공 고관절 및 슬관절 전치환술에서 관절면 베어링 역할을 하는 라이너(Liner)에 투입되고 있다.
인공고관절에 적용되는 PE는 분자량 200만 이상의 초고분자를 사용해 높은 경도와 내마모성을 충족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 인공관절 생산기업은 코렌텍, 셀루메드 등 2사가 전부이며 코렌텍은 고관절과 슬관절을 생산하고 셀루메드는 슬관절만 생산하고 있으며 국내수요는 10톤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Celanese의 자회사인 Ticona는 유일하게 Medical 그레이드 UHMWPE를 생산하고 있으며 MediTECH과 Orth Plastics 2사가 의료용으로 가공해 인공관절 중간소재인 Plate 및 Bar를 국내기업에게 공급하고 있다.
인공관절 생산기업들은 원료를 직접 가공함으로써 차별화를 통해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
Biomet은 비타민 E를 도핑한 UHMWPE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고, Zimmer는 비타민 E 파우더를 혼합한 UHMWPE를 개발했다.
인공관절은 세라믹이 대체소재로 부상하고 있으나 거래가격이 UHMWPE에 비해 2배 이상 높아 대체가 지연되고 있다.
UHMWPE는 주요 소비자층인 노인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세라믹 보다 저가제품을 요구함에 따라 2020년까지 연평균 1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관절은 젊은 환자에게는 영구적으로 사용하고 활동성에 제약이 없는 세라믹을 추천하고 있으며 노인에게는 활동성과 더불어 저렴한 UHMWPE 사용을 권유하고 있다.
PEEK(Polyether Ether Ketone)는 인체친화적이면서 기계적 강도가 강해 다양한 의료기기에 적용되고 있다.
PEEK는 내구성이 뛰어나 임플란트(Implant), 인공 디스크 등에 채용되고 있으며 안면골 및 두개골용으로도 R&D가 활발해지고 있다.
또 3D 프린터로 맞춤형 골 디자인이 가능해짐에 따라 수술시간 단축과 더불어 수술 후 회복 속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의료용 PEEK는 Victrex가 원료를 생산하고 Invibio가 가공해 국내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며 가격은 kg당 100만-300만원을 형성하고 있다.
디스크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국내 의료기기 생산기업들도 국산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의료용 PEEK는 수입제품에 의존해 개발속도가 지연됐으나 국산화로 가격경쟁력이 뒷받침된다면 성장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PTFE, 비혈관계 스텐트 코팅의 핵심
PTFE(Polytetraflouoroethylene)는 불소수지로 내열성이 우수하고 고온 소독이 가능함에 따라 의료기기 소재로 적합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PTFE는 내약품성이 뛰어나며 325℃에서도 품질의 변화가 없고 내약품성도 뛰어나 의료용 Tube와 스텐트(Stent) 코팅에 채용되고 있다.
스텐트 소재는 폴리머와 금속으로 구분되며 저렴한 플래스틱 스텐트는 3개월 이내 단기 사용에 적합하고 수입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시장은 장기사용이 가능한 금속스텐트를 주로 생산하고 있으며 유착 및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PTFE와 실리콘으로 코팅하고 있다.
의료용 PTFE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코팅 소재도 실리콘이 대부분이지만 태웅메디칼이 유일하게 비혈관계 스텐트를 PTFE로 코팅해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6사가 비혈관계 스텐트를 생산하고 있어 PTFE 수요도 동반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TPU, 의료용 PVC 대체로 기대
TPU(Thermoplastic Polyurethane)은 열가소성 탄성체로 내구성과 내마모성이 우수해 의료용 카테터(Catheter), Wound Care 필름, Tube, 창상피복재 등에 채용되고 있다.
특히, 의료용은 프탈레이트를 투입하지 않아 USP 인증을 받은 TPU가 PVC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의료용 TPU는 미국 Lubrizol이 세계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며 국내시장은 루브리졸코리아를 통해 수입되고 있다.
세계 의료용 TPU 수요는 2014년 약 1200톤으로 국내시장은 전체의 약 6%를 차지하고 있으며 의료용 TPU는 83%가 카테터에 투입되고 있다.
카테터는 압출성형해 만든 얇은 관으로 인체의 강, 관, 혈관에 삽입해 배액, 액체, 기체를 투여하는 등 인체 내부를 수술용 기구로 접근할 때 사용된다.
TPU는 사용 목적에 따라 강도를 조절할 수 있고 얇고 유연한 관이 카테터에 적용되고 있으며 TPU의 단점인 황변현상은 안료 첨가를 통해 보완하고 있다.
의료용 TPU는 수액팩에 신규투입이 예상되고 있다.
수액팩은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를 투입한 PVC 사용이 제한되고 있어 대체소재로 TPU가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국산 수액팩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체의 유해성이 낮은 등급인 2등급으로 규정하고 산업용 TPU 채용도 가능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의료기기에 적용되는 만큼 인체에 안전한 소재 채택이 우선시돼야 하지만 의료용 TPU가 산업용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가격을 형성해 보건당국의 보험약가 책정 및 지원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HEMA, 1회용 렌즈 시장 성장으로 재도약
안과에는 고분자 재료가 안경, 하드 콘택트렌즈, 소프트 콘택트렌즈, 인공수정체에 적용되고 있다.
안경렌즈, 하드콘택트렌즈 시장은 국산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소프트콘택트렌즈는 수입제품의 점유율이 70-8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안경렌즈 및 하드콘택트렌즈 수요가 소프트콘택트렌즈로 전환되는 추세여서 소프트콘택트렌즈 시장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21.7%의 성장률로 나타났다.
콘택트렌즈는 초기 PMMA(Polymethyl Methacrylate)를 채용했으나 딱딱하고 표면이 거칠어 HEMA(2-Hydroxyethyl Methacrylate)로 대체되고 있다.
PolyHEMA(Hydrogel)는 산소투과율이 낮다는 단점이 있어 최근에는 Silicone Hydrogel이 대체소재로 부상하고 있다.
의료기기는 높은 안정성이 요구돼 공신력을 인증받은 제품이 우선 채용되고 있으며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제품은 브랜드 파워가 소비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소프트콘택트렌즈 생산기업은 Johnson & Johnson, 바슈롬(Bauschromb) 등과 정면승부를 피하고 다품종 소량생산 제품인 컬러렌즈 및 미용렌즈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1회용 콘택트렌즈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2배씩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연속착용렌즈에서 1회용 렌즈 시장으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Johnson & Johnson의 원데이 렌즈가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자 메이저 및 국내기업들도 1회용 렌즈 생산을 시작해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국내기업들은 글로벌기업과 차별화하기 위해 1회용 컬러 렌즈를 제작해 출시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1회용 렌즈 수요가 대폭 증가해 생산인력이 부족할 정도이지만 포장 및 부자재 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은 떨어진다”고 밝혔다.
시력 교정렌즈 외에도 백내장 환자들에게 적용되는 인공수정체 수요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루시드코리아가 유일하게 HEMA와 아크릴레이트(Acrylate)가 중합된 소재를 원료로 인공수정체를 생산하고 있다.
인공수정체는 의료등급이 4등급으로 수술용으로 투입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 결과가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국내시장은 식약처에서 특정 테스트를 통해 인증을 얻을 수 있으나 수출은 세계적으로 공신력있는 인증이 요구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국제적 평가에 해당하는 기준체제 확립이 시급하며 의료기기 생산기업들의 R&D 및 상업화를 위해 장기적인 임상테스트로 소요되는 시간 및 비용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지희 연구원>
표, 그래프 : <국내 의료기기 생산금액 변화><의료기기용 폴리머><안과용 소프트 콘택트렌즈 시장동향>
<화학저널 2016년 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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