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소재 사업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화학은 일회용 위생장갑 등에 사용되는 NBL(Nitrile Butadiene Rubber Latex)의 생산능력을 14만톤으로 사업 진출 초기인 2008년에 비해 10배 가까이 확대하며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LG화학은 2013년 라텍스의 한계를 뛰어 넘는 「라텍스 모폴리지」 기술을 구현해 해당기술을 적용한 초경량 산업용‧의료용 장갑을 개발하는데 성공했으며 2016년에는 세계 최고 내침투성을 보유한 신제품을 개발해 미래 장갑 기술을 주도할 계획이다.
또 자동차용 범퍼 소재, 기능성 필름 등에 사용되는 엘라스토머(Elastomer) 공장도 총 4000억원을 투입해 20만톤을 증설할 예정이다. 엘라스토머 생산능력을 9만톤에서 2018년 29만톤으로 확대함으로써 매출이 6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하고 글로벌 No.3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하반기에 여수 C5 프로젝트와 컨덴세이트(Condensate) 스플리터 프로젝트 등에 각각 1400억원, 192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수처리 분야에서는 물속에 존재하는 각종 오염물, 대장균 등 병원성 미생물, 바이러스까지 제거할 수 있는 중공사 막과 모듈을 개발하고 있으며 자동차 소재 분야에서는 경량화를 위해 내외장재에 금속 대신 CFRP(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와 LFT(Long Fiber Thermoplastic)를 채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유리처럼 투명하고 강도가 강하면서도 수십만번 접어도 흠집이 나지 않아 폴더블(Folderable) 휴대폰에 필요한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투명 PI(Polyimide) 필름 양산을 위해 882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3/4분기 구미공장에 양산설비를 건설하기 시작해 2018년 1/4분기까지 1개 라인을 구축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2호, 3호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휴비스는 최근 신축성 폴리에스터(Polyester) 원사 생산량을 월 1000톤에서 1200톤으로 20% 가량 확대했으며 중국지사의 생산라인 일부를 저융점 섬유로 개조해 차별화제품 생산을 늘리는 한편 국내에서는 위생소재용 섬유의 생산라인을 증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저유가와 시황 상승 등에 힘입어 2016년 상반기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실적을 달성했으나 중국의 석유화학 자급률 상승 등 갈수록 어려워지는 대외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소재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석유화학 평균 자급률이 2013년 74%에서 2017년 88%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범용제품에 의존한 기존의 경영방식으로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설비투자 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 투자도 꾸준히 늘리고 있으며, 특히 LG화학은 2016년 상반기 총 3261억원을 R&D 비용으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3.2%로 전년동기대비 0.5%p 상승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