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화학 시장은 국제유가 약세가 지속되면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글로벌 화학산업은 석유의존도가 높아 자원 고갈, 지구온난화, 환경오염 문제가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지속가능한 성장과 친환경적인 바이오화학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화석연료는 특정한 지역에 한정적으로 매장돼 있는 등 자원의 편중이 심각해 공급과 가격이 불안정함에 따라 석유 비 매장국들은 국제유가에 연동되는 불안정한 석유화학 사업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셰일(Shale) 혁명으로 글로벌 원유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2014년 하반기 이후 국제유가 약세가 지속되고 있어 바이오화학, 석탄화학 등 석유 대체사업의 경쟁력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바이오산업은 크게 레드바이오, 화이트바이오, 그린바이오로 분류되고 있으며 레드바이오는 의료 및 제약 분야로 바이오신약, 바이오시밀러(Biosimilar) 등이 해당되고 있다.
화이트바이오는 환경 및 에너지 부문으로 바이오매스(Bio Mass)를 원료로 화학제품, 연료 등을 생산하는 산업을 의미하고, 그린바이오는 농업과 식량 분야로 GMO(유전자재조합식품), 친환경 농약 및 사료첨가제 등을 포함하고 있다.
석유화학을 대체하는 개념의 바이오화학은 화이트바이오를 의미하며 석유의존도가 높은 화학산업을 지속성장이 가능한 바이오 의존형으로 전환해 화학제품 및 연료를 생산하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화학 시장은 2025년 4400억달러에 달해 전체 화학시장의 약 2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CJ제일제당, GS칼텍스, SK에너지 등이 참여하고 있다.
바이오리파이너리, 저유가 추세로 경쟁력 불투명
바이오 리파이너리(Biorefinery)는 국제유가 약세로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다.
바이오 리파이너리는 오일 리파이너리(Oil Refinery)에서 석유를 투입해 화학제품과 연료를 생산하는 것처럼 원료를 바이오매스로 전환해 유기산, 아미노산(Amino Acid), 바이오 플래스틱 등 바이오 화학제품과 바이오 에탄올(Bioethanol), 바이오 디젤, 바이오 부탄올(Biobutanol) 등 바이오 연료를 생산한다.
특히,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온실가스를 비롯한 각종 환경오염물질 배출을 획기적으로 감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바이오매스는 전분이나 리그노셀룰로오스(Lignocellulose)가 대표적이며 포도당, 과당, 갈락토오스(Galactose), 자일로스(Xylose) 등을 생산하며 에탄올, 젖산, 부티르산(Butyric Acid), 아미노산 등도 생성된다.
바이오 리파이너리 공정은 리그노셀룰로오스 공정, Whole Crop 공정, 녹색작물 공정, 당-열화학 공정 등을 채용하고 있다.
미국은 바이오매스 관련 계획에서 2030년까지 자동차 연료의 20%, 화학제품의 25%를 바이오매스로부터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초기 설비투자비용이 높고 기술개발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등 리스크가 큰 것으로 나타나 정부 지원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글로벌 화학산업은 바이오화학 비중이 7-10% 수준인 반면 국내시장은 약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 정제공정에서 석유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수적인 것과 마찬가지로 바이오 리파이너리 공정은 바이오매스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공급이 요구되고 있다.
바이오매스는 바이오 리파이너리 목적에 맞는 특정 작물과 기존 농림업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 모두 포함되며 농업을 통해 원료를 공급받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인구 대비 국토면적이 좁아 농지에서 바이오 리파이너리 원료용 작물을 대규모 재배하는 것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바이오 리파이너리 시설은 가용 농림 부산물 바이오매스와 수입 바이오매스를 함께 이용하는 방식으로 계획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해외 플랜트를 건설하는 방안이 제안되고 있다.
의료·제약 중심 레드바이오 편중 “심각”
바이오화학 시장은 레드바이오에 편중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2007-2010년 국내 바이오산업 투자의 80%가 레드바이오에 집중돼 있고 그린바이오는 12.4%, 화이트바이오는 8.8%로 의료 및 제약 부문 편중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14년 바이오산업 생산규모는 7조6000억원에 달해 2010-2014년 연평균 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의약과 바이오식품이 생산과 내수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바이오의약 분야는 수출액이 1조3430억원으로 전년대비 18.2% 증가해 바이오산업 전체 수줄 증가를 견인했다.
시장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약세를 지속하면서 화이트바이오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며 “제약·의료 분야는 원유 가격과 큰 상관이 없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바이오 시장은 레드바이오에서 그린바이오, 화이트바이오로 발전하는 가운데 OECD는 2030년 화이트바이오 비중이 가장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고령화 추세에 따라 바이오 의료 및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으며 미국 68.1%, 유럽 68.1%, 아시아 태평양 53.2%, 중국 95.0%를 점유하고 있다.
2014년 글로벌 바이오 시장규모는 3231억달러로 미국이 50%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고 유럽이 25%로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화이트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화이트바이오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비닐 및 플래스틱류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고 친환경으로 가야 하는 시기에 가장 적절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자연상태에서 분해되는 바이오 플래스틱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으며 식품포장재는 국내에서도 상당한 규모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 다음호에 계속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