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진단 컨설팅 결과라고 발표한 내용이 비웃음의 대상으로 회자되고 있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9월28일 석유화학 사장들을 모아놓고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석유화학제품을 선별해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함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R&D에 주력하기를 바란다”면서 “PTA, PS, 합성고무, PVC는 선도적인 구조조정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롯데케미칼 허수영 사장을 비롯한 석유화학기업 사장들도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구조조정을 시행하겠다면서 정부에 대해 기업활력제고법을 통해 수출입관세, R&D 인센티브 등을 지원해줄 것을 요구했다.
간담회에서는 PTA, PS 플랜트를 빠른 시일에 통합 또는 폐쇄하고 BR, SBR, PVC는 증설을 자제하면서 고부가화하며 PE·PP도 메탈로센 베이스 생산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컨설팅 결과를 추인한 것으로 새로울 것이 전혀 없고 구조조정을 위한 구제적인 방안도 제시하지 못했다. 수십억원을 들여 수행한 컨설팅 결과로는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다.
4개 석유화학제품의 구조조정이 요구되고 고부가화를 위해 R&D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또는 생각하지도 않은 석유화학기업이 과연 존재하는지 되묻고 싶을 뿐이다.
국내 석유화학산업 실태를 전혀 알지 못하는 외국계 컨설팅으로 입찰자격을 제한한 결과로, 궁색 맞추기 또는 생색내기를 위해 입찰자격을 제한하면서까지 컨설팅을 수행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산업부의 의도대로 결론을 내기 위한 것으로 이해되지만 그렇다고 해도 산업부의 의도가 무엇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
더군다나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PTA, PS는 대상기업 대부분이 간담회에 참석하지도 않았다고 하니 누구를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절름발이 구조조정으로 끝이 나던가 아니면 아무런 결과 없이 흐지부지될 가능성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PTA는 이미 일부 설비를 폐쇄하거나 가동률을 대폭 낮춤으로써 추가감산이 어렵고, 합성고무는 SSBR, NdBR 등으로 고부가화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으나 SSBR은 LG화학, 금호석유화학이 이미 생산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이 2017년 진입하면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있다. PVC도 친환경 가소제, CPVC 생산을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이미 한화케미칼이 CPVC 상업화에 나섰고 친환경 가소제는 오래전부터 개발해 채용하고 있다.
NCC의 코스트 경쟁력 확보를 위해 LPG를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시행한지 오래됐고, 메탈로센 베이스 폴리올레핀 또한 LG화학, SK종합화학, 폴리미래 등이 이미 생산하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의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데 대한 부담이 작용해 형식적으로 구조조정 제스처를 취하는 방향으로 컨설팅을 진행하지 않았나 의심될 정도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어떻게 이미 시행하고 있는 내용을 대책이라고 제시할 수 있다는 말인가?
박근혜 정권이 임기 말에 접어들면서 레임덕 현상이 발효하기 시작했다고 표현한다면 너무 심한가?
석유화학산업은 중동의 신증설 확대에 따른 2010년 위기설이 큰 탈 없이 지나갔지만 미국의 셰일가스 베이스 투자 확대에 따른 2017년 또는 2018년 위기설은 피해가기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다.
산업부는 석유화학정책을 논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매국노 집단의 본색을 다시한번 드러냈다는 점을 주시하고자 한다.
김성환
2016-10-10 06:59:17
평점 :
사실 컨설팅사를 외국 저명 컨설팅사로 제한한걸로 봐서는 단순히 책임지기 싫어서 외국계 저명한 컨설팅사 이름 뒤에 숨으려고 한 것 같네요
그 저명한 컨설팅사 데이터 받고 정리하고 하는 핵심인력이 MBA 갓나온 해당 산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상태라는건 아는건지... 그러니 저런 결과가 나오죠. 아무것도 모르는데 인터뷰 한 내용으로 만든 겉보기에만 그럴듯한 보고서. 20억 정도 줬겠네요. 돈 진심 아까움... 아마추어가 발주자니 엄격한 검증도 못하고... 그러니 수준이 저 수준이지요... 프로가 검증해도 저런 저명한 컨설팅 업체 보고서 제대로 안나오는데... 제대로 된걸 못 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