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소재를 생산하는 화학기업들은 현대·기아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판단된다.
자동차 관련 화학제품 생산기업들은 국내 자동차 생산이 위축되며 타이어 및 자동차부품 생산이 줄어들고 합성고무, 합성수지, 도료 수요도 감소함에 따라 영업실적 악화가 불가피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7개 자동차 생산기업들은 2016년 3/4분기 평균 가동률이 85.4%에 그쳐 전년동기대비 9.0%p 하락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자동차는 2016년 각각 20차례 이상, 한국GM은 14차례 파업을 진행함에 따라 생산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6년 3/4분기 자동차 생산차질 물량은 현대자동차가 14만2000대, 기아자동차 11만3000대, 한국GM이 1만5000대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관련 화학기업들은 영업실적이 일제히 감소했으며, 특히 현대·기아자동차 의존도가 높은 타이어 생산기업들을 비롯해 금호석유화학, KCC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금호타이어는 3/4분기 매출이 전분기대비 4.7%, 영업이익은 76.7% 줄었고, 한국타이어는 매출 4.0%, 영업이익4.2%, 넥센타이어는 매출 4.7%, 영업이익 5.9% 감소했다.
국내 타이어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합성고무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금호석유화학, LG화학도 타격을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차용 타이어에 투입되는 합성고무는 현대·기아자동차 의존도가 매우 높아 자동차 생산차질에 따른 수요 감소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3/4분기 매출이 994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35억원으로 47.8% 급감했다.
현대·기아자동차 파업의 여파로 합성고무, 합성수지 수요가 감소하면서 합성고무 매출이 3793억원으로 2.4%, 합성수지는 2478억원으로 3.5% 감소했다.
LG화학은 기초원료 매출비중이 높고 원료인 부타디엔(Butadiene)과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고 있어 매출 감소를 일정부분 상쇄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국내 타이어 생산기업들이 신차용보다 꾸준한 수요를 유지한 교체용 타이어에 집중함에 따라 피해를 최소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현대·기아자동차 파업으로 3/4분기 타이어·합성고무 수요가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4/4분기는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합성고무 뿐만 아니라 자동차용 도료도 침체가 불가피했다.
KCC, 노루페인트, 조광페인트 등 자동차용 도료 생산기업들은 전체적으로 수요가 침체된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 파업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KCC 도료 사업부는 자동차용이 부진하면서 3/4분기 매출이 1조1136억원으로 7.0%, 영업이익은 1146억원으로 6.0% 감소했다.
자동차용 도료를 생산하는 노루페인트 자회사인 노루오토코팅은 3/4분기 매출이 939억7400만원으로 10.8% 감소했으며, 조광페인트는 매출이 461억원으로 5.0%, 영업이익은 38억원으로 36.0% 급감했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도료 시장은 건축용이 호조를 나타낸 반면 자동차용은 수요가 감소하면서 영업실적 악화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소재 수익 비중이 높은 코오롱인더스트리도 영업실적 성장세가 둔화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현대·기아자동차 파업으로 산업자재 부문과 자동차 관련 자회사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입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고부가제품에 집중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했다.
산업자재 부문에서는 타이어코드, 산업용사, 아라미드(Aramid), 스펀본드(Spunbond) 등을 생산해 금호타이어,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소재 생산기업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자동차 시트 원단을 생산하는 코오롱글로텍, 자동차용 EP(Engineering Plastic)를 생산하는 코오롱플라스틱, 중국법인 Kolon Nanjing 등도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산업자재 부문, 코오롱글로텍, 코오롱플라스틱, Kolon Nanjing 등을 포함한 산업자재군 매출이 1조290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5억원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