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액화석유가스)는 NCC(Naphtha Cracking Center) 및 PDH(Propane Dehydrogenation)가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LPG는 프로판(Propane)과 부탄(Butane)을 저온·고압으로 압축한 액화가스로 수송, 가전·상업 등 연료용 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원료로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LPG 시장은 PDH 신증설이 잇따른 가운데 나프타(Naphtha)를 대체해 NCC에 투입되는 등 석유화학용 수요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수익성이 호조를 나타냈다.
글로벌 LPG 시장은 북미 셰일가스(Shale Gas) 생산 증가와 함께 공급과잉으로 전환됨에 따라 가격이 하향화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글로벌 LPG 생산량은 2016년 2억9300만톤에서 2020년 3억2700만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공급과잉이 장기화되고 가격도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시장은 S-Oil,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기업과 여천NCC, 대한유화, 롯데케미칼 등이 부산물로 생산하고 있으며 SK가스, E1, 한화토탈은 LPG 저장탱크를 활용해 수입·공급하고 있다.
효성, 태광산업, SK어드밴스드가 PDH에 프로판을, 용산화학과 코리아PTG는 MA(Maleic Anhydride) 생산에 부탄을 투입하고 있어 전통적인 수요처로 인식되고 있다.
LPG 가격 하향화로 경쟁력 “강화”
LPG는 코스트 경쟁력이 향상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이 확대됨에 따라 LPG 생산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중동의 가격 결정권이 약화되면서 공급체계가 크게 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파나마 운하가 확장 개통되면서 미국산 LPG 수출이 크게 증가해 국제가격 하락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한LPG협회에 따르면, 사우디의 LPG 계약가격은 2016년 8월 프로판이 톤당 285달러로 전년동월대비 80달러, 부탄은 290달러로 110달러 하락했다.
나프타와 LPG 수입가격 차이는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확대돼 2016년 8월 배럴당 15.60달러까지 벌어지면서 LPG가 코스트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에 따라 PDH 및 NCC에 LPG 채용이 크게 확대되고 있으며 SK가스, E1의 영업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미국산 LPG가 중동산 견제를 강화하면서 국내에 저렴하게 유입되고 있다”며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은 수입가격이 떨어짐에 따라 석유화학용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내시장은 북미산 LPG 유입이 다소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동산에 비해 셰일가스 베이스 가격이 높고 운송기간도 길어 이동 중에 환율 및 국제가격 변동이 발생하는 등 리스크가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파나마운하가 확장 개통됐음에도 셰일가스 베이스 LPG의 국내 유입은 본격화되지 않고 있다.
효성·SK, PDH 생산능력 확대로…
국내 LPG 수요는 PDH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나타냈다.
PDH는 프로판을 탈수소화해 프로필렌(Propylene)을 생산하는 공정으로 나프타 베이스 프로필렌과 비교해 코스트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LPG 수요는 2012년 771만2000톤, 2013년 799만8000톤, 2014년 777만6000톤, 2015년 772만0000톤으로 약보합세를 지속했다.
다만, NCC 및 PDH 투입용으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2016년 상반기 432만3000톤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2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효성은 울산 용연 소재 PDH 30만톤 플랜트를 2015년 8월 상업화함에 따라 총 60만톤을 가동함으로써 프로판 구매량이 크게 늘었다.
SK가스 자회사 SK어드밴스드는 2016년 5월 울산 소재 PDH 60만톤 플랜트를 신규가동해 국내 프로판 수요를 크게 견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SK어드밴스드는 SK가스로부터 프로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프로필렌의 코스트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총 5조5260억원에 달하는 LPG 매매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PDH 증설로 프로판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최근 LPG가 나프타보다 코스트 경쟁력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나프타 대체용으로 NCC 투입
LPG는 나프타를 대신해 일정량을 NCC에 투입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 LPG 수요는 2009년 이후 LPG 자동차 생산 둔화, 도시가스 보급 확대로 침체돼 있으나 코스트 경쟁력이 증가하면서 석유화학용으로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LPG는 나프타 대체 수요가 2016년 상반기 129만톤으로 전년동기대비 113% 폭증했고 전체 수요도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NCC 가동 석유화학기업들은 LPG 가격이 하향화됨에 따라 나프타 대체 비중을 높이고 있으며 LPG 가격이 오르는 하반기에도 시황에 따라 투입량을 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SK종합화학, 한화토탈 등 석유화학기업들은 2016년 10월에도 LPG 투입량을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한화토탈은 2016년 6월 대산 소재 4만톤 LPG 탱크를 완공하고 나프타를 대체해 LPG 채용을 강화했다.
NCC 가동 석유화학기업들은 겨울철 LPG 원료 비중을 10% 이하로 유지하나 여름에는 20-30%까지 확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LPG는 난방 등 연료용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겨울에 가격이 오르기 때문으로 가격이 저렴한 여름에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LPG가 나프타보다 코스트 우위를 점하고 있어 10월까지 채용을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LPG 수입가격은 2015년 배럴당 40-45달러 수준이었으나 2016년에는 30달러대로 하락했으며 8월에는 27-28달러를 기록하며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LPG 수입기업들이 내수가격을 인하하고 10월에는 동결한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3/4분기까지 LPG 가격이 저렴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11월부터는 LPG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NCC 투입비중이 0-5%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LPG는 정부가 국내 석유화학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화학 원료용에 리터당 20원의 개별소비세를 면제하고 있어 앞으로 소비량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정부가 LPG 면세혜택을 지속하며 LPG 가격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석유화학용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SK·E1, LPG 수요 증가로 영업실적 개선
SK가스 및 E1은 석유화학용 수요가 증가해 영업실적이 호조를 나타냈다.
양사는 LPG 저장탱크를 통해 수입 LPG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으며 2016년 상반기 영업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SK가스는 2016년 상반기 매출액이 1조599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646억원으로 203.7%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판은 나프타 대비 코스트 경쟁력이 우위를 점함에 따라 프로필렌 원료로 투입이 증가하면서 사용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SK가스는 효성, SK어드밴스드가 PDH 생산능력을 확대함에 따라 2016년 상반기 판매량이 188만톤에 달해 176%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해외영업도 호조를 나타내며 2016년 상반기 수출량이 304만톤으로 2015년 상반기 134만톤보다 126% 늘어났다.
E1도 영업실적이 개선됐으나 자회사를 통해 다운스트림을 구축한 SK가스보다는 미미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E1은 2016년 상반기 매출이 1조6483억원으로 10.1% 감소했으나 내수 및 수출을 확대함에 따라 영업이익은 492억원으로 3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LPG 선박 매각으로 일회성 수익을 창출한 가운데 석유화학용 판매를 늘리고 해외 트레이딩을 강화하면서 영업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1은 장기용선 계약으로 운영하던 LPG 선박을 매각함에 따라 130억원 가량의 차익을 거두었으며 트레이딩 판매량이 234만5000톤으로 18.4%, 석유화학용은 20만5000톤으로 10.8% 증가했다.
LPG 호조에도 전망은 불투명…
LPG는 수요가 신장하고 있음에도 수익 확보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LPG 수요는 2016년 상반기 석유화학용이 129만7000톤으로 113.3% 급증했으나 석유화학용을 제외한 수요는 302만6000톤 수준으로 1.0% 늘어나는데 머무른 것으로 파악된다.
석유화학용 LPG는 계절 및 가격에 따라 판매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요로 판단하기에는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LPG 가격이 하향화됐음에도 겨울에는 연료용 수요가 신장해 가격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코스트 경쟁에서 나프타에 밀릴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PDH도 프로판 가격이 증가하면 나프타 베이스 프로필렌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어 LPG 시황에 따라 가동률을 조정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프로필렌이 만성적인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침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LPG 시장은 2016년 상반기 수요 증가로 긍정적으로 평가됐으나 석유화학용을 제외하면 크게 개선됐다고 볼 수 없다”며 “석유화학기업들은 LPG 채용비중을 언제든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LPG 자동차가 침체됨에 따라 수송용 수요가 감소하고 있어 LPG 공급기업들은 시황을 낙관할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송용, LPG 자동차 감소로 “고전”
국내 LPG 시장은 수송용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LPG는 수송용이 2015년 기준으로 전체 수요의 48.0%를 차지하나 LPG를 연료로 채용하는 자동차 생산이 감소하고 있어 시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대한LPG협회에 따르면, 수송용 LPG 수요는 2010년 446만7000톤에서 꾸준히 감소해 2014년 400만톤대가 무너졌고 2015년까지 371만7000톤으로 줄었으며 2016년 상반기에는 172만2000톤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5.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LPG 자동차는 국가유공자나 장애인, 택시, 렌터카 등만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제한하고 있어 시장 성장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LPG 자동차는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자동차로 주목되나 휘발유를 공급하고 있는 정유기업들이 반대하고 있어 이해관계를 극복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7년부터는 등록 후 5년이 경과한 중고 LPG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도록 관련법이 개정됐으나 LPG 자동차 생산이 꾸준히 줄고 있어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LPG 등록차량은 2015년 말 227만5661대에서 2016년 8월 221만9370대로 5만6291대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LPG 공급기업들은 LPG 자동차의 이용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자동차 생산기업들이 LPG 자동차 생산 비중을 줄이고 있고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도 둔화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LPG 자동차 사용을 규제하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며 “LPG 자동차는 미세먼지 배출이 적고 질소산화물 배출도 줄일 수 있어 친환경적”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섭 기자: jhs@chemlocus.com>
표, 그래프 : <LPG 수입기업의 영업실적(2016. H1)><국내 LPG 수요동향><국내 LPG 가격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