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 빅3가 2016년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난리이다.
3사가 올린 영업이익이 5조원을 넘어섬으로써 평년의 2-3배에 달했음은 물론 일부는 성과급을 기본월급의 500%까지 지급했다고 한다.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근로자들에게도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니 다행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그리 즐거워할만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원료가격이 바닥을 벗어나고 있음은 물론 석유화학제품 가격상승률이 크게 둔화되고 있고 원화환율이 달러당 1150원에 육박했다는 점을 간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으로 보호무역을 강화할 것은 확실하고 나아가 고립주의를 강화하는 가운데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최근의 원화환율 달러당 1150원이 정상적인가 하는 의문과 함께 한국이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할 수 있을 것인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먼 하늘만 쳐다볼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의 원화 약세는 달러화 강세의 영향을 받은 것은 확실하지만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섰을 때도 1100원대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와 함께 한국산의 수출 경쟁력을 감안했을 때 1000원대 초반에서 상승했을 때도 국내 석유화학 빅3가 막대한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롯데케미칼이 2016년 영업이익 2조5478억원을 올려 창사 50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고 LG화학도 사상 최대인 1조9919억원을 올렸으며 한화케미칼 역시 8315억원으로 폭증한 것은 사실이나 환율이 뒷받침해주지 않을 때도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냐 하는 것이다.
한화케미칼은 2012년 영업이익이 52억원까지 격감했으나 2015년 3000억원대로 급증했고 2016년 8000억원대까지 올라섰다고 한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안팎으로 치솟은 가운데 나프타가 400달러대 초반으로 주춤한 반면, 에틸렌·프로필렌과 유도제품이 강세를 나타내면서 마진을 확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으나 온전히 원료가격과의 스프레드 확대로만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고 있다.
석유화학 빅3는 2017년에도 원화환율이 1150원 수준에 머무른다면 총 영업이익이 5조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양이나 그리 간단치는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55달러 안팎에 그치고 있으나 나프타 가격이 이미 500달러를 넘어섰고 에틸렌·프로필렌 및 유도제품의 강세도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 봄철 정기보수를 앞두고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으나 PE는 약세가 확실하고 PP도 상승탄력을 지속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SM 역시 미국가격이 1700달러를 넘어섰음에도 1500달러대 초반에서 연속 미끄러져 1400달러 유지도 장담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여기에 가능성은 적지만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거나 미국의 압력으로 원화를 평가절상해야 하는 국면이 도래하면 5조원대 영업이익은 고사하고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까지 우려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달러당 1150원은 우리가 원하는 것도 아니고 장기간 유지할 수도 없다는 측면에서 환율대책을 서두를 것을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