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화학(대표 강성국)은 실리카(Silica) 상업생산이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남해화학은 2016년 10월30일 실리카 공장을 가동한다고 공표했지만 2017년 1월까지도 상업생산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남해화학은 195억원을 투자해 여수 부지에 실리카 공장을 건설하고 2016년 1월31일 상업생산할 예정이었으나 공정 보완을 이유로 준공 예정일을 6월30일로 연기한 후 9월30일로 3개월 미루었으며 또다시 12월31일 가동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하지만, 2개월이 지난 2017년 1월에도 상업생산 소식이 없을 뿐만 아니라 가동일자를 재공시하지 않아 불확실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남해화학 관계자는 “실리카 상업생산과 관련해 아직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는 2015년 수요기업들을 대상으로 실리카 시장조사를 실시했지만 중국산의 가격경쟁력과 솔베이(Solvay)의 기술력을 극복하기 힘들어 상업생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주요 수요기업인 타이어 생산기업들도 중국산이 코스트 경쟁력에서 앞서고 품질에서도 큰 하자가 없어 국산화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실리카는 글로벌 수요 약 150만톤 가운데 타이어용이 40%를 차지하고 있어 남해화학이 시장 진입을 목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기업들은 실리카가 타이어 품질에 직결되기 때문에 까다로운 품질 테스트와 가격을 맞추지 못하면 후발진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수요기업들이 친환경 타이어 추세에 따라 합성 실리카 배합비율을 확대하고 있으나 기존 거래처가 형성된 국내시장에서 남해화학이 진입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반면, 솔베이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친환경 타이어 수요에 맞추어 군산 새만금산업단지 2공구 6만9935평방미터 부지에 총 1200억원을 투입해 실리카 생산설비를 구축했으며 2016년 11월2일 준공식을 가졌다.
솔베이는 제오실 프리미엄(Zeosil Premium)과 에피슘(Efficium) 등을 공급하고 있으며 생산능력이 7만2000톤에 달하고 있다.
고급 그레이드 실리카는 타이어 및 고무제품, 치약, 농약, 의료 등에 적용되는 강도와 흡착력이 높은 소재로 저연료 소비 타이어인 그린타이어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olvay는 이화여자대학교와 협력으로 2014년 설립한 국내 R&D 센터를 아시아 거점으로 선정하고 실리카를 국내시장 뿐만 아니라 아시아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남해화학은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앞선 Solvay가 친환경 타이어 수요를 겨냥해 실리카 생산을 가동함에 따라 시장 진입에 난항을 겪고 있어 기술력 보강이 요구되고 있다.
실리카는 친환경 타이어 시장뿐만 아니라 의약품 소재로도 사용되며 세계시장 54조원, 국내시장 1조원 이상의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타이어용 실리카의 세계시장 규모 1조9800억원보다 27배 가까이 높아 의약품 소재로 판로를 개척하면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남해화학은 타이어 시장에도 진입이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에 고부가화 추진에서도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배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