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Polyamide)는 핵심원료 CPL (Caprolactam) 가격 폭등으로 거래가격이 대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CPL 가격은 1월13일 기준 원료인 벤젠(Benzene)이 FOB Korea 톤당 851달러로 59달러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5주만에 500달러 가량 폭등해 CFR FE Asia 1920달러를 형성했고, 1월16일에는 2000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PA섬유 생산기업들은 그동안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지속된 가운데 원료가격을 반영하지 못해 적자생산을 이어왔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2016년 12월은 최악의 달이었다”면서 “CPL 가격이 톤당 500달러 이상 올랐으나 분기 계약 등에 묶여 원사 가격을 올리지 못해 적자생산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수입에 의존하던 CPL도 카프로의 가동률 제고에 따라 100% 국산으로 대체해 코스트를 절감했으나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태광산업, 코오롱패션머티리얼, 효성 등 국내 PA 생산기업들은 CPL 상승분을 반영해 PA 원사 가격을 2017년 1-2월 2개월 동안 kg당 1600-1800원에서 400-500원 가량 인상할 방침이다.
시장 관계자는 “PA 생산기업들은 2월까지 단계적으로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면서도 “톤당 400-500달러 오른 원료가격 상승분을 반영하는 정도에 불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료가격 상승을 더이상 버티기 어려워 원사가격을 올리지만 원단, 의류 등 수요기업들의 저항이 거세짐에 따라 추가 인상을 추진하기 힘들어 적자폭을 상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코오롱패션머티리얼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에는 도움될 것이 하나도 없다”며 “CPL 상승분 이상을 인상하면 코스트 경쟁에서 뒤처져 눈치싸움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효성 관계자는 “다운스트림으로 갈수록 가격인상에 대한 저항이 심해진다”며 “특히, 원단 생산기업들은 의류 브랜드와의 관계 때문에 가격인상을 언급하면 계약을 파기당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CPL 가격이 폭등해 가격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운스트림 관련기업들은 CPL 강세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휴비스 관계자는 “CPL 가격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해 원사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며 “PA를 사용한 원단가격을 5% 가량 인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부 섬유기업들은 가격 인상 대신 원사를 대체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의류브랜드들과의 협의를 거쳐 기능성이나 착용감이 크게 요구되지 않는 제품 위주로 PA 투입비중을 줄이거나 폴리에스터(Polyester)로 전환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아웃도어를 비롯해 다양한 제품군에서 기능성 원단의 수요가 높아져 성질이 빳빳하고 코팅이 어려운 폴리에스터를 PA 대신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PA 원사를 대체하기가 쉽지는 않다는 의견도 같이 제시했다.
PA 시장은 공급과잉으로 수익성이 최근 2-3년간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가격 인상이 과거 수준을 일부 회복하는 정도에 그쳐 가격저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쇄적인 가격 인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가격 인상의 수혜가 의류기업에게 집중되는 것은 아닌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지원 등이 요구된다.
국내 원사 생산을 4분하고 있는 태광산업, 효성그룹, 코오롱패션머티리얼, 롯데케미칼은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사는 물론 원단과 의류 등을 함께 생산하고 있어 원료 가격 인상에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중소기업 중심의 원단기업들은 가격인상 요인에도 수익성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 관계자는 “2017년에는 산업용 및 특수섬유 비중이 높은 기업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겠지만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코스트경쟁력을 갖춘 후발국의 범용섬유 제품이 국내시장을 잠식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