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화제(Emulsifier) 시장은 반응성제품을 국산화하지 못하며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유화제는 물과 기름을 잘 섞이게 하는 계면활성제 역할을 하며 페인트·잉크, 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 광범위한 분야에 투입되고 있다.
수성페인트를 제조할 때 1% 가량 투입돼 내수성을 향상시킴으로써 아크릴모노머(Acrylic Monomer)와 물의 혼합을 돕고 있다.
반응성과 비반응성으로 구분되고 있으며 반응성은 비반응성에 비해 내수성이 뛰어나 부가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유화제 수요비중은 비반응성이 90%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반응성은 국산화가 미미함에 따라 1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일본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응성 유화제를 적극 개발함에 따라 수요비중이 비반응성 70%, 반응성 30%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유화제 시장은 국산 가격이 저렴하지만 기능이 크게 떨어져 일본산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페인트용 반응성 유화제는 일본 ADEKA가 공급하고 있으며 KCC, 삼화페인트, 노루페인트, 강남제비스코 등 페인트 생산기업들이 채용하고 있다.
국산 페인트 유화제 가격은 2016년 기준 kg당 1500-2000원이었으나 수입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반응성 유화제는 3500-4000원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반응성 유화제는 국산화가 시도됐으나 기술력 부족으로 물성이 떨어져 저가제품만 일부 대체했다”며 “페인트용은 투입량이 1%에 불과해 국내기업들이 투자할만한 매력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페인트용 유화제는 물론 화장푸용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DKSH Japan은 화장품용 이눌린(Inulin) 베이스 「Inutec SL1」을 출시하는 등 페인트용 외 용도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Inutec SL1은 치코리 뿌리 기반의 이눌린과 코코넛 씨앗 기반의 라우린산(Lauric Acid)을 베이스로 한 화장품 원료로 일반적인 유화제와 달리 끈적거림이 적은 에멀젼을 제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름방울이 응집해 분리되거나 기름방울 사이즈가 커지지 않아 안정적인 에멀젼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에멀젼의 유효성분이 피부에 접촉하는 시간을 늘리고 유효성분 효능도 향상시킴으로써 피부탄력 개선을 50% 가량 향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식품용 유화제는 인체 유해성에 대한 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가공식품 첨가물로써 투입되는 유화제는 지방과 수분을 결합해 버터, 마요네즈, 샐러드 드레싱 등 다양한 식품에 투입되고 있다.
식품의 질감을 부드럽게 하고 유통기한도 연장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대장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대체제품 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미국 조지아 주립대학 의생명과학연구소(Institute for Biomedical Sciences)는 식품용 유화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카복시메틸셀룰로스(Carboxymethyl Cellulose) 및 폴리소르베이트(Polysorbate) -80이 장내 세균총을 교란시켜 대장암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장 표면은 점액조직으로 덮여 있어 박테리아가 상피세포를 뚫고 들어가지 못하지만 유화제가 상피세포를 통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정현섭 기자>